"폰 수십대 든 사람있다" 신고로 잡힌 보이스피싱 조직원

김현정 2023. 1. 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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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동안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를 들고 수도권 일대 지하철을 타고 돌아다니며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을 도운 20대 남성이 시민 신고로 붙잡혔다.

체포 당시 A씨의 가방에는 국내 유심칩을 이용해 해외 발신 전화번호를 국내 번호로 바꿔주는 번호 변작 중계기와 휴대전화 30여 대가 들어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제는 사람이 직접 중계기를 들고 돌아다니는 등 범죄 수법이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보이스피싱 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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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전화번호 숨기는 중계기 들고 지하철 타
하루 9시간 이동하며 일당 20만~30만 받아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4개월 동안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를 들고 수도권 일대 지하철을 타고 돌아다니며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을 도운 20대 남성이 시민 신고로 붙잡혔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5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A씨(27)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경기 파주시 경의중앙선 야당역에서 "가방 안에 휴대전화 수십 대를 갖고 있는 수상한 사람이 있다"는 내용의 112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경기 고양시 경의중앙선 화전역에서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체포 당시 A씨의 가방에는 국내 유심칩을 이용해 해외 발신 전화번호를 국내 번호로 바꿔주는 번호 변작 중계기와 휴대전화 30여 대가 들어있었다.

A씨는 지난해 9월 코인 투자 정보 광고를 통해 온라인으로 알게 된 사람을 통해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중계기가 든 가방을 들고 수도권 일대에서 지하철을 타고 돌아다니기만 하면 일당 20만∼3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보이스피싱 조직과 주고받은 채팅은 매일 바로 삭제된다"며 "조직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번호 변작 중계기를 사용하면 해외 발신 번호나 070등 인터넷 전화번호 등을 휴대 전화번호나 일반 전화번호로 바꿀 수 있다. 사람들이 해외 발신 번호나 070 전화번호로 걸려 온 전화는 받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보이스피싱 조직은 범죄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통화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010 번호 등으로 번호를 바꿔서 전화를 거는 것이다.

과거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는 모텔, 오피스텔, 보일러실, 건물 옥상 등에 주인도 모르게 설치돼 무인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차량 트렁크에 넣고 이동하는 등 날로 수법이 진화하고 있다. 경찰은 변작 중계기가 새로운 보이스피싱 범행 수단이라고 보고 지난해 4~6월 전국에서 동시에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중계기 총 9679대를 적발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제는 사람이 직접 중계기를 들고 돌아다니는 등 범죄 수법이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보이스피싱 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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