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거나 가볍지 않게 풀어낸 탈북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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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이야기는 너무 무겁거나 불편해서 잘 읽히지 않는다.
'여름 손님'은 탈북민을 주인공으로 한 6편의 중·단편을 묶은 연작소설집인데 극적인 서사나 감정이 절제돼 있어서 계속 읽어나가게 한다.
이 소설집은 탈북민 서사를 우리 시대의 이야기로 제시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들이 듣기 불편해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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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순례 지음
은행나무, 268쪽, 1만5000원
탈북민 이야기는 너무 무겁거나 불편해서 잘 읽히지 않는다. ‘여름 손님’은 탈북민을 주인공으로 한 6편의 중·단편을 묶은 연작소설집인데 극적인 서사나 감정이 절제돼 있어서 계속 읽어나가게 한다. 소설집 맨 앞에 실린 단편 ‘여름 손님’은 세상의 변두리에서 외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연을 애틋하게 전해준다. 화은과 철진이라는 두 주인공이 탈북민이라는 사실은 이 작품에 몰입하는데 장애 요인이 되지 않는다.
이 소설집은 탈북민 서사를 우리 시대의 이야기로 제시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1996년 등단한 작가 윤순례(56)는 “내가 직접 알고 있거나, 건너 건너 들었거나, 인터넷 선을 타고 흘러나온 이들의 이야기를 펼쳐놓는 내내 고심했다. 무겁지 않게… 가볍지 않게…”라고 밝혔다.
작가에 따르면 이번 소설집은 “없던 길을 만들며 먼먼 도정에 나선 이들”의 목소리를 대신 내보는 작업이다. 그것은 말로 다 하기 어려울 만큼 층층의 사연들이고, 그들이 침묵해온 이야기이다. 한국인들이 듣기 불편해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야기를 쏟아붓는 대신 조금씩 흩어놓는다. 수록된 여섯 편의 소설은 인물이나 사건에서 서로 겹치고 연결돼 있다. 이야기는 또렷하지 않다. 우리 곁에서 이웃으로 살아가는 탈북민들의 침묵, 그들 마음 속의 슬픔에 대해 짐작하게 할 뿐이다.
단편 ‘별빛보다 멀고 아름다운’에는 독일에서 탈북자 ‘김원철’로 살아가는 한국인 ‘박종우’라는 캐릭터가 나온다. 그는 한국에서 사업에 실패하고 중국으로 갔다가 거기서도 공안에 쫓기다 독일에 밀입국했다. ‘저 멀리 하얀 불꽃이’에는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린 한국인 여성 미진이 섬에 들어온 탈북민 남성과 마음을 나누는 모습이 묘사된다. 작가는 이런 인물들을 통해 우리가 그들과 얼마나 다른가 묻는 듯하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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