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교육이 산업 수요 감당 못해, 중요한 건 교육 다양성”
“제가 인수위 시절 경제 6단체장들과 간담회에서 ‘국가가 여러분이 사업하는 데 무엇을 도와드리면 됩니까’ 그랬더니 ‘인재를 많이 공급해 주십시오’ 이런 얘기를 합니다.”
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신년 업무보고. 지난해 당선인 시절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한 윤석열 대통령이 “그만큼 (인재가) 부족하다는 얘기”라며 “우리 교육이 이런 산업에 필요한 수요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원인으로 국가 중심의 획일적인 교육 체계를 지목한 윤 대통령은 “교육을 통해 사회 경쟁력을 키우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 다양성”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쟁 시장 구도가 돼야만 가격이 합리적으로 형성되고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상품이 만들어진다”며 “교육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시장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인재를 길러내야 국가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윤 대통령은 노동, 연금과 함께 교육 개혁을 새 정부의 3대 개혁과제로 꼽으며 자율성 확보를 그 중심에 놓고 있다.
윤 대통령은 “국가가 교육을 관장한다고 해서 국가 독점 사업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독점 시장에서는 독점 기업이 최대 이윤을 벌게끔 가격을 컨트롤(통제)할 뿐 아니라, 자기들에게 제일 이익이 되는 상품만 생산하고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를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맹 해소와 기본 교육을 통해 국민을 산업 전사로 차출하던 시절 가르치던, 일방적이고 국가 독점적인 교육 내용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버틸 수 없다”며 다양성 확보를 위한 제도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시대 변화에 따라 교육 및 교사의 개념 또한 바뀌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에는 교사의 지식을 학생에게 전수하는 것을 교육이라고 했다면 지금은 클라우드에 있는 지식을 활용,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 돼야 한다”며 “교사 개념도 티처에서 코치, 컨설턴트, 헬퍼 이런 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창의적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디지털 인재를 많이 양산해 산업계 각 분야에 공급해야 하는 책임이 교육에 있다”고 했다. 또 “돌봄이라고 하는 것이 교육에 포함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며 “사람을 돌본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가르치는 개념이기 때문에 돌봄이 교육체계에 편입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역에 다양한 우수학교를 육성하는 학교 교육력 제고 방안과 교수학습 방식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방안을 보고했다. 가정 맞춤 교육개혁을 위해서는 돌봄서비스 유형을 다양화하고 질을 높이는 늘봄학교가 시행된다. 아울러 지역 맞춤 교육개혁을 위해 지자체의 대학지원 권한을 확대하고, 산업·사회 맞춤 교육개혁을 위해 핵심 첨단 분야에서 인재를 양성하는 방안이 보고됐다
문체부에 대해선 다른 산업과 ‘K 콘텐트’의 접목을 통한 국가 이미지 업그레이드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콘텐트 산업은 인프라, 방위 산업 등 다른 모든 산업에서 대한민국 이미지를 제고한다”며 “콘텐츠 산업이 우리 역량을 강화하고 수출 동력을 키우는 데 가장 중요한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K 콘텐트를 키우는 과정에서 지방에서도 로컬 콘텐트, 로컬 브랜드를 자꾸 키워야 한다”며 “문체부는 소위 지방 경제를 활성화하고 균형 발전을 이끌어갈 수 있는 로컬 브랜드 활성화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문체부 업무보고에 나선 박보균 장관은 ‘K-컬처가 이끄는 국가도약, 국민행복’을 비전으로 내세웠다. 문체부는 올해 역점을 두어 추진할 6대 과제로 ▶K-콘텐트, 수출 지형을 바꾸는 게임체인저 ▶2023년, 관광대국으로 가는 원년 ▶K-컬처의 차세대 주자, 예술 ▶문화의 힘으로 지역균형발전 ▶공정한 문화 접근 기회 보장 ▶탁상에서 현장으로, 다시 뛰는 K-스포츠를 선정했다.
이들 과제를 위해 문체부는 역대 최대 규모인 7900억원의 정책금융 등을 투입해 K-콘텐트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박 장관은 “K-컬처와 관광을 융합해 2027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을 달성하겠다”고 보고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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