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OMG' 뮤비 1천만뷰…"나만 불편함?" 전문가 놀란 이 장면
걸그룹 뉴진스(NewJeans)의 신곡 'OMG'의 뮤직비디오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뉴진스는 지난 2일 첫 싱글앨범의 타이틀곡 ‘OMG’를 발표하며 메인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이후 세 가지 버전의 퍼포먼스(안무) 뮤직비디오를 순차적으로 내놨다.
5일 소속사 어도어에 따르면 ‘OMG’ 메인 뮤직비디오의 유튜브 조회수는 이날 오전 4시 기준 1000만 회를 넘어섰다.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지 약 58시간 만으로, 지난 12월 선공개 됐던 '디토(Ditto)' 뮤직비디오가 세운 1000만 뷰 달성 자체 최단 기록(79시간)을 뛰어넘었다.
네티즌 저격?…“쿠키 영상 논란 과열, 아쉬워”
"사실 저는 아이폰이었습니다."
6분 34초 길이의 메인 뮤직비디오의 배경은 정신병동이다. 멤버들은 의사와 집단 상담을 하는 환자로 등장한다. 멤버 하니가 자신을 아이폰의 음성인식 비서 '시리'(Siri)라고 주장하면서 뮤직비디오는 시작한다. 노래가 전개되면서 환자복을 입은 멤버들은 각자의 상상 속에서 의사, 성냥팔이 소녀, 신데렐라, 백설 공주, 고양이 등으로 자신을 형상화한다.
멤버들의 파격적인 변신이 참신하다는 평가와 함께 엔딩 크레딧이 끝난 후 나오는 쿠키 영상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10초 가량의 쿠키 영상에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뮤비 소재 나만 불편함? 아이돌 뮤비 그냥 얼굴이랑 안무만 보여줘도 평타는 치…’라는 글을 올리고 있는 네티즌의 모습이 나온다. 의사 가운을 입은 멤버 민지가 네티즌에게 다가가 "가자"라고 말을 하고 끝난다.
이를 두고 데뷔곡 ‘쿠키(Cookie)’로 불거졌던 가사 선정성 논란과 데뷔 초반 나왔던 롤리타(소아성애) 논란에 정면으로 맞선 것이라는 해석이 온라인에서 퍼졌다. 일부에선 해당 장면이 아이돌의 작품을 가지고 다양한 해석을 생산하는 네티즌이나 팬덤을 겨냥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지난 3일 자신의 블로그에 〈뉴진스의 OMG, ‘가자’에 대한 우려〉라는 제목의 글에서 “굳이 플랫폼을 콕 짚어 여기서 나오는 의견은 모두 ‘정신병’이라 지칭하는 마지막 장면은 전혀 통쾌하지 않다”면서 “여느 장르보다 다양한 해석이 등장하는 케이팝에서 OMG 뮤직비디오의 마지막 장면 같은 태도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김 평론가는 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OMG는 비트가 정교하면서 코드를 복잡하게 쓰지 않아서 사람들에게 '나도 해보고 싶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강점이 있는 곡”이라면서 “노래와 뮤직비디오 모두 매력적이지만 굳이 마지막 장면을 넣어서 불편한 감정을 품게 할 필요가 있나, 과연 뉴진스와 콘텐트에 대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들었다”고 말했다.
노래나 뮤직비디오의 완성도를 떠나, 콘텐트 외적인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게 안타깝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전반적으로 여러 해석이 가능한 연출이지만 ‘엉뚱함’이라는 큰 맥락은 잡힌다”고 말했다. 다만, “마지막 장면은 만든 이가 공개 후의 반향을 예상하고 넣었을 것”이라면서 “뉴진스는 데뷔작부터 음악, 비주얼적인 부분에서 상당히 호평을 받았는데, OMG는 콘텐트 그 자체보다 다른 측면에서 화제가 되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뮤직비디오는) 스토리텔링이 부각되지 않고 상징과 은유가 많다. 모호하고 수수께끼처럼 느껴지는 영상물”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화제성 측면에서 사람들의 얘깃거리를 끌어낼 수 있는 영상을 만들었단 생각이 든다”면서도 “다만 뉴진스는 민희진 대표가 계속 전면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꾸준히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배가된 것 같아서 우려도 되는 양가적인 감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영대 대중음악평론가는 “이번 뮤직비디오의 메시지는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아이돌의 정체성과 팬과의 관계성, 그리고 남이 보는 나와 내가 생각하는 나 사이의 갈등, 스타들에게 가해지는 부당하거나 과한 공격에 대한 메시지일 수 있다”며 “이전 '쿠키' 때도 그랬지만 확실치도 않은 심증을 기반으로, 음악이 아닌 지엽적인 부분과 논란 위주로 뉴진스를 소비하는 건 못내 아쉽다”고 지적했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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