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최신 그래픽으로 덧칠한 쌍팔년도 감성 ‘파이널판타지7 리유니온’

조영준 2023. 1. 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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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에닉스의 명작 게임 ‘파이널판타지7’의 외전이 완전히 새로운 그래픽으로 다시 돌아왔다.

지난 12월 발매된 ‘크라이시스 코어 파이널판타지 7 리유니온’(이하 ‘파판7 리뉴니온’)이 그 주인공이다.

‘파판7 리뉴니온’은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인 2007년.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PSP로 발매됐던 ‘크라이시스 코어 파판 7’의 리메이크 버전이다. 특히, 원작의 경우 국내에서도 정식 발매되어 PSP 필수 구매 게임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한글화가 되지 않아 많은 아쉬움을 남겼던 반면 이번 ‘파판7 리뉴니온’은 정식 한글 번역으로 등장해 많은 기대를 받기도 했다.

파판7 리뉴리온

최근 과거에 출시된 명작의 리메이크 & 리마스터를 잇따라 출시하며 호평을 이끌어낸 스퀘어에닉스의 작품답게 ‘파판7 리뉴니온’은 수준급의 그래픽으로 재탄생해 더욱 생생한 느낌을 준다.

먼저 그래픽의 경우 PC 버전의 경우 최대 4K 120프레임을 지원하며, PS5 및 Xbox 시리즈 X의 경우 4K 60프레임을 지원한다. 여기에 단순 그래픽 해상도만 높인 것이 아니라 캐릭터 모델링이 모두 새롭게 디자인되어 머리 스타일과 복장을 빼면 누가 누군지도 몰랐던 원작과 비교해 몰입감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압도적인 소환수 연출

또, 게임 연출 장면에 음성이 없었던 원작과 달리 모든 연출에 음성이 수록되었으며, 애매한 타이밍으로 매우 불편했던 미니 게임의 판정이 명확해진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다만 게임 내 컷신이 PSP 시절 그대로여서 꼬꼬마 시절 넋을 잃고 쳐다봤던 그 영상이 실제 게임보다 해상도가 확연히 떨어져 흐른 세월을 다시 한번 체감할 정도였다.

게임 내 전투 시스템 역시 전반적으로 깔끔해진 모습이다. ‘파판7 리뉴니온’의 전투는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아 마테리얼을 통해 능력치를 높이고, 룰렛으로 추가 효과가 부여되는 ‘DMW’ 시스템 역시 그대로 적용되어 있다.

액션은 더 빨라졌다

이중 ‘DMW’는 ‘소환수 필살기’를 제외하고, 나머지 캐릭터의 추가 효과(버프)가 바로 적용되는 식으로 바뀌어 전투의 흐름이 더욱 자연스러워졌고, 연출 역시 컷신을 제외한 모든 필살기 효과가 새롭게 디자인되었다.

액션 역시 합격점을 줄 만한 수준이었다. 적을 베어 넘기는 일반 공격과 마법 공격의 스킬 효과가 모두 재구성되어 최신 액션 게임에 버금가는 모습을 갖췄고, ‘DMW‘ 시스템으로 능력치 강화, 대미지 무효, MP 무제한 등의 효과가 실시간으로 적용되어 빠른 템포의 액션 플레이가 상당히 부각됐다.

특히, 물리 공격과 마법 공격으로 마테리얼이 크게 나뉘어 있고, 보스 몬스터나 필드 몬스터의 특성에 따라 실시간으로 마테리얼과 장비를 바꿀 수 있어 전투 스타일을 즉각 변화시킬 수 있는 등 플레이 시간 동안 지루할 틈이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정도였다.

마법과 물리공격 스킬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게임 진행은 크게 스토리(메인 미션)와 부가 미션으로 나뉜다. 스토리의 경우 최대 5번의 전투와 2번 이상의 보스전 등 상당한 난도를 자랑하며, 일정 구간을 넘어서면 부가 미션을 통해 마테리얼을 입수하고, 강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해지는 시기가 반강제로 오게 된다.

부가 미션의 경우 마테리얼, 아이템, 자금 등을 확보할 수 있는데, 등급에 따라 난도가 달라지고 그만큼 보상도 높아지기 때문에 액션 게임 스타일에 익숙지 않은 이들은 부가 미션을 계속 돌면서 메인 미션에 대비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아울러 메인 미션 안에서도 별도의 추가 도전이 주어지고, 모두 완료하면, 주인공이나 주변 캐릭터들의 대사도 달라지기 때문에 “나는 게임에 있는 모든 것을 보겠다”라는 스타일의 이용자라면 이를 공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나카 헤어스타일의 원조 젝스

이처럼 ‘파판7 리뉴니온’은 대대적인 그래픽 작업과 더욱 화려해진 액션. 그리고 편리해진 시스템 등 여러 부분에서 최신 게임 트랜드를 반영하며, 상당히 스타일리시한 작품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본질적인 부분에서 ‘16년 전 출시된 파판7’의 외전이라는 태생적 한계는 어쩔 수 없는 듯한 느낌이었다.

우선 2000년대 등장한 작품의 리마스터다보니, 캐릭터들의 대사와 연출이 상당히 세기말 스러운데다 혼자 말하고 혼자 오버하는 ‘잭스’나 뭔말인지 알지도 못 할 말만 내뱉는 ‘제네시스’에 중2병 느낌 팍팍 풍기는 ‘세피로스’의 대사는 지금 세대가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버겁다.

뜬구름잡는 소리만 내뱉는 초반부 제네시스

특히, 스마트폰이 이미 일상화된 시대에 10년 전에 이미 사라진 피처폰으로 통화하고 미션을 진행하는 장면은 202X 년에 들어서는 상당히 충격적인 장면인 것이 사실. 실제로 이 게임을 플레이하던 중 아이폰의 탄생과 얼추 나이가 비슷한 조카에게 “쟤는 뭐 들고 있는 거예요? 저걸로 말하는 거예요?”라는 질문에 게임을 잠시 중단했을 정도였다.

여기에 스토리 역시 '파판7' 원작을 플레이한 이들에게는 상당히 감동적으로 다가오나, 원작을 해보지 않은 이들이라면 이 장면이 왜 이렇게 집중되는지, 왜 저 인물은 뜬금없이 나와서 이상한 말을 내뱉고 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많다.

이 게임을 모두 이해하려면 본편인 ‘파판7’을 플레이해야 하는데, 이는 원작을 보지 않으면 스토리를 따라가기 힘든 마블 유니버스와 유사한 모습이다.

PSP 업스케일링 수준의 필살기 영상

더욱이 이 게임 자체가 ‘파판7’의 스포일러나 다름없는 작품인지라 올겨울 출시될 ‘파판7 리메이크 2편’과도 연관되어 있어서 “출시 타이밍이 조금 이르지 않았나?” 싶은 것도 사실이었다.

화려한 그래픽을 기반으로 한 액션과 최신 트랜드를 반영한 시스템. 여전히 독특한 캐릭터성을 유감없이 보여주지만, 원작을 체험한 이들과 새롭게 파판7에 유입될 이용자 모두를 아우르기에는 조금 아쉬운 작품. 이것이 ‘파판7 리뉴니온’을 즐긴 기자의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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