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유족 "국정조사 10일 연장? 부족하다, 조수진 특위 사퇴하라" [이태원참사_기록]
[박정훈, 남소연 기자]
▲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국조연장 및 철저한 진상규명 촉구 공동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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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5일 여야가 합의한 국정조사 10일 연장에 대해 "부족하다. 충분히 연장해야 한다"라며, 유가족이 증인으로 참여하는 3차 청문회 개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들은 참사 유가족과 갈등을 빚은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공식적인 사과와 국정조사 특위 위원직 사퇴를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진선미·장혜영·용혜인 야3당 국조특위 위원들은 5일 국회의사당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조사 기간의 충분한 연장과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통령실, 이상민, 윤희근, 김광호, 오세훈... 안전불감증 장착해"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대통령실과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은 직무유기와 안전불감증이라는 대단한 무기를 장착했다"라며 "행정부 및 자치단체와 경찰 조직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모래성 같은 조직으로 만들어 이태원에서 우리 아이들을, 사랑하는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그들은) 이태원 참사에 대해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국민들과 유가족들에게 공식적인 사과 후 각자의 위치에서 물러나 법적인 책임을 져야 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사에 대한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그 시간에 놀고 있었겠냐'(이상민 장관)라는 망언을 하며 또다시 유가족들의 심장을 난도질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준 시민대책회의에 색깔논쟁을 뒤집어 씌워 유가족과 국민을 편가르기 하는 여당 국회의원의 망언은 우리에게 씻을 수 없는 치욕과 모욕감을 줬다"라며 "특히 여당 조수진 의원은 증오의 눈으로 유가족을 노려보며 '같은 편이네, 같은 편이야'라는 말로 유가족들에게 모욕감을 줬다. 국민 편가르기 하는 중차대한 발언을 해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유가족 협의회는 국정조사를 파행으로 몰고 국민을 편가르기 해서 국론을 분열시키려 한 조수진 의원에게 공식적인 사과와 국정조사 특위 위원직 사퇴를 요구한다"라며 "더 이상 유가족들의 눈에서 피눈물을 쏟게 하는 발언과 눈빛을 멈추라"라고 압박했다.
지난해 12월 27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1차 기관보고 자리에서 유가족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신현영 민주당 의원 닥터카 탑승 논란'에만 집중하는 모습에 반발했다. 특히 고 이지한씨 어머니 조미은씨가 조수진 의원에게 강하게 항의하자, 조 의원은 조씨가 있는 쪽을 빤히 쳐다보는가 하면, "(야당과) 같은 편이네 같은 편이야"라고 말하며 지나가면서 논란을 일으켰다(관련 기사: 국힘 질타한 유가족 "신현영 하나 물고 늘어져, 이게 국정조사냐" http://omn.kr/2252r ).
▲ 이종철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국조연장 및 철저한 진상규명 촉구 공동 긴급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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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이종철 대표는 국정조사 기간 연장에 대해 "우리 유가족에겐 피같은 45일의 국정조사 기간 중 25일은 정쟁으로 소비됐다"라며 "10일 가지고는 부족하다. 더 연장돼야 유가족들이 바라고 있는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10일이라는) 최소한의 시간이 확보됐다는 점에서는 안타깝지만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유족, 생존자, 참사가 일어난 지역의 상인분들을 모신 3차 청문회가 책임있게 진행돼야 한다. 국정조사 종료 이후에도 전문가 중심으로 한 후속조사와 대책 마련이 이어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정조사 기한이 연장된 이상, 이번 국정조사에서 증인 선서를 어겨가며 사실과 다른 증언을 일삼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비롯해 여러 위증자들에 대해서 특위 차원의 고발이 진행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슬픔과 참담함, 정부에 대한 분노로 바뀌고 있어"
유가족협의회 등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윤석열 정부와 고위공직자들은 끝내 자신들의 책임을 부인하고, 비통함을 억누를 길 없는 유가족을 외면했고, 이태원 참사를 축소하고 지우기에 바빴다"라며 "윤 대통령은 끝내 참사의 정부 책임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고, 진심으로 사과하지도 않았다. 이제 슬픔과 참담함은 참사를 외면하고 있는 정부에 대한 분노로 바뀌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국정조사는 예정된 45일 중 절반이 넘는 기간을 예산처리를 핑계로 허비하다 12월 20일에야 시작됐다. 일부지만 생생한 증언과 중요한 진상들이 드러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라며 "국정조사가 이렇게 졸속으로 마무리돼선 안 된다. 유가족이 증인으로 참여하는 3차 청문회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재발방지대책을 논의하고, 피해자와 국민앞에 조사의 결과보고서도 반드시 제출돼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나아가 "이를 위해 국정조사 기간은 충분히 연장돼야 한다. 이미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기관보고를 파행시킨 바 있는 국민의힘은 참사의 진상을 더 명확하게 밝히기 위해 필요한 국정조사의 연장과 충실한 진행을 막아서지 말라"라고 밝혔다.
▲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국조연장 및 철저한 진상규명 촉구 공동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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