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도 1만8000명 감원 '칼바람'

글로벌 경기 침체로 빅테크 '고용 한파'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가속화되면서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1만8000명의 인력을 감축한다.

아마존 1만8000명 감원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마존이 지난해 수천명을 감원한 데 이어 몇주 내에 대규모 감원에 나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기기 사업·채용·소매 운영 사업부를 중심으로 인력 감축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당시 WSJ은 1만명이 해고될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전체 감원 규모는 지난해 회사를 떠난 수천명을 포함해 총 1만8000명을 넘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9월 기준 아마존 전체 인력 150만명 중 1.2%에 해당하는 규모다.

아마존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자 물류망을 확장하고, 직원 수만명을 신규 채용했다. 하지만 각국이 '위드 코로나'에 나서면서 오프라인 쇼핑이 급증하자, 결국 비용 절감 차원에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는 "아마존은 과거에 불확실성과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인력 감축의 상당수가 소매, 채용 관련 분야(조직)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년 반 동안 CEO 직을 수행하면서 (이번 해고 결정이) 가장 어려웠다"며 "추가 감원의 필요성이 있어 해고는 2023년까지 연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용지표는 견조하나, 빅테크를 중심으로 얼어붙은 고용시장

아마존에 이어, 세계 최대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업체인 세일즈포스도 이날 전체 인력의 10%를 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 지역 사무실은 축소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직원 1000여명을 해고한 지 몇달 지나지 않아 추가 감원을 결정한 것이다.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 경고음이 커지면서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은 지난해 말에 이어 새해 초에도 이어지고 있다. IT기업 감원 추적 사이트인 'Layoffs.fyi'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1018개 기업이 모두 15만3678명을 감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 플랫폼이 1만1000명을 해고했고 시스코(4100명), 트위터(3700명), 베터닷컴(3000명)도 인력 감축에 나섰다.

미국 내 고용 지표는 여전히 견조하지만 빅테크 고용시장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댄 아이브 웨드부시 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해 "경기 침체가 임박한 상황에서 지난 몇년동안 조직을 과도하게 구축했던 테크 기업들이 불확실한 여건 속에서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빅테크 뿐 아니라 월가 투자은행(IB)과 제조업도 감원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9월 수백명을 해고한 데 이어 이달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설 예정이다. 회사 전체 인력의 최대 8%인 4000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씨티그룹, 바클레이스도 감원을 실시한 데 이어 모건스탠리는 이달초 전체 인력의 2%에 해당하는 1600명 해고 방침을 밝혔다. 미국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도 수요 감소에 따른 재고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체 인력의 10%를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