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AR 디스플레이 저전력에 휘도 높아야...3차원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 구현도 가능
디스플레A이 소재
액정 자체는 스스로 발광하는 자발광 물질이 아니므로 광원이 필요한데 이를 백라이트라 한다. 초기 LCD의 백라이트는 작고 얇은 형광램프가 사용됐으나, 높은 소비전력, 디자인의 제약, 짧은 수명과 수은을 사용한다는 단점으로 무기물 반도체 기반의 발광다이오드(Light-Emitting Diode·LED)로 대체가 된다. 광고에서 접하는 ‘LED TV’는 LED를 백라이트로 사용하는 LCD로, 앞으로 소개할 자발광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2022년 CES에서는 중국의 BOE, 삼성, LG 등 디스플레이 회사에서 기존 백라이트로 사용되던 LED 칩(300~1000㎛)보다 작은 100~200㎛ 크기의 미니 LED 어레이를 대량으로 탑재해 기존 LCD 대비 얇은 두께, 높은 명암비를 구현하는 기술을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LCD의 백라이트를 구성하는 LED의 크기는 줄이되 그 수를 많게 촘촘히 배열하고, 각각의 LED를 개별적으로 구동함으로써, 로컬 디밍 존을 세분화할 수 있고, 이를 통해 LCD의 단점이었던 낮은 명암비를 대폭 향상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비전력도 낮출 수 있다.
메타버스 시대 초실감 디스플레이로 발전
코로나19 팬데믹은 사람의 행동 양식과 사고방식의 큰 변화를 야기했다.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상호작용이 가능한 초실감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메타버스 시대로의 빠른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가상현실(Virtual Reality·VR),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AR) 기술 발달로 메타버스는 포스트 인터넷 시대를 주도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각광받고 있다. VR, AR은 게임, 엔터테인먼트,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기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감 나는 VR, AR 기기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광학 엔진, 센서, 마이크로 프로세서, 통신, 배터리 기술, 광학 웨이브 가이드 기술의 비약적 발전이 요구된다. VR, AR 디스플레이는 사람의 눈 바로 앞에 위치해야 하기에 TV나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보다는 좀 더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하다. VR 기기의 경우, 디스플레이를 통해 나오는 고해상도 이미지를 통해 마치 자신이 가상의 세계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외부의 빛이 차단되는 헤드 마운트 구조로 빠르게 재현되는 고해상도 화면을 120도 이상 시야각으로 구현하는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다. VR용 디스플레이의 해상도가 낮으면 화소 사이에 검은 격자무늬가 보이는 스크린도어 효과 때문에 몰입감이 저해된다. 따라서 화소의 집적도, 즉 ppi(pixel per inch) 또는 ppd(pixel per degree)를 높여야 한다. 참고로, 시력이 1.0인 사람이 구분할 수 있는 각도가 1/60도고, 이를 고려한 VR용 디스플레이의 요구 해상도는 60ppd 이상이며, 이는 VR 기기 광학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1500ppi 이상 초고해상도다. 현재 최신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대략 600ppi 수준임을 감안하면 VR용 디스플레이가 어느 정도 높은 해상도를 요구하는지 짐작 갈 것이다. 이에 더해 사용자 움직임에 맞게 빠른 화면을 위치에 맞게 구현해야 하므로 120Hz 이상 화면재생률이 요구된다. 현재의 투박한 VR용 디스플레이는 외부 빛이 차단되므로, 디스플레이 휘도는 현재의 기술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크고 무거운 VR 기기를 슬림화, 경량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투과 렌즈 기반 광학계의 슬림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사용되는 광학계는 메타렌즈와 다양한 신기술을 필요로 하며, 다수의 광학적 계면으로 인해 광 효율이 매우 낮아질 수 있어, 디스플레이 휘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다.
AR 시대 이끌 OLEDoS 기술 주목하라
AR 기기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현실 세계와 가상 그래픽을 같이 보는 형태이므로 투명한 디스플레이를 채택한다. 따라서, 앞이 막혀서 외부 조도에 관계없이 온전히 화면에만 몰입할 수 있는 VR 기기와는 달리 AR 디스플레이는 주변 조도에 의해 영향을 크게 받는다. 밝은 대낮에도 디스플레이에 표현되는 정보가 잘 보여야 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휘도를 더욱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휘도를 높이기 위해 소비되는 전력을 높인다면, 배터리가 너무 빨리 방전될 것이다. 따라서 AR 기기는 저전력으로 구동되며 휘도가 높은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의 VR·AR을 위한 디스플레이는 중요도의 차이는 있으나 고해상도와 고휘도, 저전력 구동이 요구된다. AR·VR 기기에 채용될 수 있을 정도의 고해상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디스플레이 구동층의 미세화와 효율 향상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이미 고도화돼 있는 실리콘 CMOS 공정을 이용한 디스플레이가 개발되고 있다. LCoS(Liquid Crystal on Si)는 LCD의 간단한 화소 구조와 CMOS 공정을 결합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다. 바로 AR·VR 기기에 적용이 가능한 4000ppi 이상의 높은 해상도를 갖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화면 크기로 VR 기기의 경우 몰입감이 낮을 수 있고, 별도 광원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OLED는 앞서 언급한 여러 장점이 있으나 VR·AR 기기에서 요구하는 해상도를 맞추기 위해서는 기존의 RGB 유기물의 낮은 패터닝 해상도, 발광된 빛이 TFT를 거치지 않고 상부로 배출되는 효율적인 상부발광 구조 구현 등 여러 가지 기술적 한계가 극복돼야만 한다. 이를 위해 OLED 기술과 Si 기반 CMOS 기술을 결합한 OLEDoS(OLED on Si) 기술 개발 경쟁이 세계적으로 치열하다. LCoS와 OLEDoS의 장단점은 LCD와 OLED의 장단점과 일치한다. OLED의 경우 명암비가 높고, 응답 속도가 빠르며, 소비전력이 낮고, 자발광형이기 때문에 LCoS에 비해 광학계가 단순하다. 반면, LCoS는 해상도, 휘도, 수명에서 OLEDoS에 비해 우수한 특성을 보인다.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는 특히 AR에서 요구되는 고휘도와 저소비전력 측면에서 AR·VR용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스마트워치용 디스플레이에도 매우 유망한 기술이다.
3차원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 현실로 다가온다
우리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디스플레이 환경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 없는 생활은 상상하기가 어렵다. 본격적인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하면 더 진화된 다양한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리 네 개와 여닫이문과 채널과 음량을 맞추기 위해 돌리는 둥근 손잡이가 있던 흑백 브라운관 ‘텔레비전’이 더 얇고, 크고, 선명하고,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스마트TV,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로 발전한 기술이 눈부시다. 단순 정보 전달 장치에서 또 다른 가상의 세계를 보여주고 상호작용하며 경험하는 디스플레이로 진화하는 속도가 놀랍다. 세계적으로 격화되는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경쟁과 메타버스 패러다임으로의 빠른 전환을 생각할 때 영화에서나 봤던 3차원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가 현실로 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가까운 미래에는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시각과 청각신호를 전달받는 것 외에도, 화면에 나오는 꽃과 와인의 향기를 맡을 수 있고, 바위의 질감을 느낄 수 있고, 화성의 바람을 느낄 수 있는 4차원 초실감형 디스플레이 기술이 개발되는 것은 단순한 상상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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