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경찰 생활 접고... 궁수로 제2의 인생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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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보장된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하고 무모한 도전을 하는 거 아니냐고 말렸다. 아내가 내 결정에 흔쾌히 동의해주고 격려해 줬는데 그게 힘이 됐다."
계묘년 새해 아침, 충남 태안 궁도인에게 소중한 공간인 소성정에서 만난 이진영(55세)씨의 말이다.
이씨가 "태안 소성정의 명예와 '명궁' 칭호에 걸맞은 궁도인으로서 충남선수단의 좋은 성적을 위해 계묘년 새해, 힘찬 활시위를 당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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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웅(태안신문) 기자]
▲ 지난해 맣 충남 태안경찰서에서 경정으로 명예퇴직한 이진영씨 |
ⓒ 신문웅 |
"주변에서 보장된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하고 무모한 도전을 하는 거 아니냐고 말렸다. 아내가 내 결정에 흔쾌히 동의해주고 격려해 줬는데 그게 힘이 됐다."
계묘년 새해 아침, 충남 태안 궁도인에게 소중한 공간인 소성정에서 만난 이진영(55세)씨의 말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충남 태안경찰서 현직 경찰 간부였지만, 새해부터 충남체육회 소속 궁도선수단의 실업 선수 이진영으로 변신했다.
이씨는 지난 1990년 충남 홍성경찰서 결성지소에서 경찰관으로 32년 9개월 근무하다 지난해의 마지막 날, 경정으로 명예퇴직했다.
▲ 계묘년 아침 태안소성정에서 훈련중 인 충남체육회 소속 충남 궁도선수단 이진영 선수 |
ⓒ 신문웅 |
경찰 생활이 15년에 다다를 무렵 무기력과 우울증 등이 겹치면서 힘든 시기가 찾아왔다. 그때 현재 태안궁도협회 조선엽 고문에게 활을 한번 쏘면 어떠냐는 권유를 받았다.
이씨는 "아마 그때 활을 만나지 못했으면 경찰관도 계속 못했고 인생의 실패도 맞이했을 것"이라며 "흔들릴 때마다 사선에서 과녁을 향해 시위를 당기면서 멘탈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근무 시간이 끝나면 소성정에 가서 활을 쏘는 것이 일상이 됐고, 특별한 일이 없는 한발 한발 활시위를 당기면서 실력이 성장했다. 15년 이상 쏘면서 이씨는 태안군을 대표하는 궁수가 됐다. 이씨는 궁도 실업선수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는 2007년부터 태안소성정 소속으로 태안군 대표 선수로 활약하면서 2009년 제4회 최영장군탄신기념 전국남녀궁도대회 단체전 2위, 2010년도 전국사두 및 사정대항궁도대회 단체전 2위, 2012년 제7회 최영장군탄신기념 전국남녀궁도대회 단체전 1위, 2021년 제29회 명궁 궁도대회 개인전 2위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특히 지난 2022년에는 최영장군 탄신기념 제15회 전국남녀궁도대회 개인전 장년부 2위, 천안시장기 전국 궁도대회 단체전 우승을 차지하면서 전국에서도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결국 이씨는 7명을 뽑는 충남궁도 선수단 실업 선수에 도전장을 냈고 지난 연말 충남도체육회와 입단 계약했다. 앞으로 그는 충남궁도선수단 소속으로 올해 전국체전 등 전국 대회에 출전한다.
이씨는 "지금처럼 꾸준한 성적만 유지하면 앞으로 10년은 실업선수 생활을 유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궁도는 멘탈 운동이다. 평소에는 안 들리던 소리도 사선 앞에서 활시위를 당기는 순간 민감해진다. 이것을 이겨내야만 명중시킬 수 있다. 매일 소성정 동료들과 50발 이상을 쏘면서 꾸준히 운동하겠다. 부상 없이 실업선수로 첫해를 보내며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 이진영 선수의 시위를 떠난 화살이 과녁 명중을 향해고 있다 |
ⓒ 신문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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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바른지역언론연대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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