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1R 분수령은 호주전…이강철 감독, 3박5일 호주행 이유
한국야구는 2013년과 2017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연달아 1라운드 탈락 고배를 마셨다. 당시 실패를 두고 여러 분석이 나왔지만, 결정적인 패인은 역시 방심이었다. 2013년에는 네덜란드를 얕잡아봤다가 큰 코를 다쳤고, 2017년에는 약체로 평가됐던 이스라엘을 상대로 뼈아픈 일격을 당했다.
두 차례 실패를 통해 한국은 전력분석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 이후 국제대회마다 상당한 인원의 전력분석팀을 꾸린 배경이다. 이번 WBC에서도 준비는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도자 출신은 물론 이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력분석팀이 몇 년간 세계 각지를 돌며 한국과 맞닥뜨릴 수 있는 나라를 파악했다.
3월 개막을 앞두고도 방심은 금물이라는 위기의식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야구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강철 감독을 필두로 진갑용 배터리코치와 정현욱 투수코치, 심재학 퀄리티컨트롤코치, 김준기 전력분석원팀장은 5일 호주로 날아간다. 자칫 본선에서 한국의 발목을 잡을 복병 호주를 분석하기 위해서다.
한국은 1라운드 B조에서 일본과 중국, 체코, 호주를 만난다. 아직은 야구의 수준이 낮은 중국과 체코를 제외하면 일본과 호주가 까다로운 상대. 그러나 2라운드 진출을 위해선 B조 2위 안으로만 들면 되는 만큼 냉철한 판단이 중요하다. 안방에서 경기를 펼치는 일본을 이기기 쉽지 않다고 볼 때, 호주를 확실하게 잡아야 1라운드 통과가 수월해진다.
물론 호주 역시 아직은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낸 적은 없다. 역대 4차례 WBC에선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12경기 동안 단 두 차례만 이겼고, 10번을 패했다.
그러나 호주 역시 시간이 갈수록 전력이 탄탄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2017년 대회에서 일본과 쿠바라는 강호를 상대로 대등하게 싸웠다. 두 경기 모두 지기는 했지만, 일본과는 1-4로, 쿠바와는 3-4로 아쉽게 패했다.
한국 역시 이러한 호주의 성장세를 잘 알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4일 KBO에서 열린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호주를 상대로 잘 던질 수 있는 선수들을 많이 뽑았다. 호주 타자들이 포크볼과 커브에 약하더라. 우리 투수들을 보면 변화구 결정구를 갖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면서 전력의 방점을 호주전에 찍었음을 내비쳤다.
한국은 3월 9일 호주와 1라운드 첫 번째 경기를 치른다. 원활한 2라운드 진출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서전이다. 이를 위해 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3박5일 일정으로 호주야구리그(ABL) 4경기를 관전한 뒤 9일 귀국한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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