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서 유통소비 강자 된다”...엔터·쇼핑 왕국 롯데의 도전
Tech East: ? 혁신의 격전지
“오프라인 강자인 롯데가 온라인 공간선 지배 사업자가 못 됐다.
메타버스서 재도약하겠다.”
< 노준형 롯데정보통신 대표 >
한 가상공간에 1인만 접속 가능했던 시스템을 CES 2023에서는 30여명이 동시 다중 접속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했다. 덕분에 많은 사람이 ‘버추얼 스토어’에 동시 접속해 K팝과 EDM 가상 콘서트를 체험할 수 있게 됐다. 동시 다중 접속이 가능해진 만큼 상호 소통하며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도록 메타버스 체험 시간을 2배 이상 늘렸다.
3배 더 키운 메타버스 전시관서
최대 30명 동시 접속해 K팝 즐겨
롯데정보통신 메타버스 전시관에는 2가지 강력한 경쟁력이 있다. 초실감형 그래픽을 구현한다는 점, 그리고 VR 기기 체험자가 특정 행동을 하면 메타버스 내 아바타가 실감 나게 대응하는 ‘딥-인터랙티브’ 기술을 보유한 게 그것이다.
이 밖에도 롯데정보통신은 ‘전기차 충전존’을 마련할 예정이다. 롯데정보통신은 2022년 초 전기차 충전기 업체인 중앙제어를 인수한 바 있다. 최종 인수 금액은 690억원이다. 중앙제어는 초급속, 급속, 완속까지 모든 종류의 충전기를 자체 제조할 수 있는 전기차 충전 사업 국내 선도 기업이다. 충전기 제조, 공급, 설치, 유지 보수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우수한 역량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전기차 충전존에서는 중앙제어의 전기차 충전 플랫폼 ‘이브이시스(EVSIS)’를 알리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는 유럽 CE 인증 획득 제품과 미국 UL 인증을 진행 중인 제품인 초급속(350㎾)·급속(100㎾)·중급속(30㎾)·완속(7㎾·11㎾) 충전에 이르는 전기차 충전기 풀 라인업을 선보인다.
머리에 쓰는 VR 기기가 미래 대세
롯데, 실감형 기술 타사 대비 강점
지난해 열린 CES 2022에서 노준형 롯데정보통신 대표는 기자 간담회를 통해 미래 비전을 설명한 바 있다.
유통·물류·엔터테인먼트 분야 종합 대기업인 롯데그룹의 역량을 ‘HMD 기기(VR 기기)’로 이전시킨다는 게 큰 골자다. 전 세계적으로 HMD 기기 판매량은 약 2100만대(2022년 추정치)로 스마트폰(연간 12억대)에 비해서 1.8%에 불과하다. 하지만 VR 기기 착용감이 개선되면 향후에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
물론 VR 기기 기반 메타버스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메타버스 분야서 전 세계 가장 선도 기업인 메타(舊 페이스북)가 창사 이래 첫 감원에 나서고 주가가 2022년에만 60% 이상 떨어지면서 메타버스 산업 자체에 대한 의구심은 확산되고 있다. 다만 더디지만 가야 할 미래의 길이기 때문에 롯데정보통신은 이 분야를 향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CES 2022 당시 노준형 대표는 “롯데그룹 계열사만 51개에 달하고 롯데월드, 롯데시네마, 롯데쇼핑, 롯데면세점 등 사람들의 일상 소비와 연결돼 있어서 사실은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플랫폼이었다”며 “빠르게 진화하는 VR 기기 생태계 내에서 하나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게 우리 목표”라고 설명했다. SNS·인터넷 공간서 쿠팡 등 이커머스 분야에 주도권을 내준 것에 대한 실책을 반면교사 삼아서, 다가올 메타버스 공간서 재도약을 꿈꾸는 것이다.
롯데정보통신은 VR 기기에 특화해 ‘VR 플랫폼 내 플랫폼’이 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폰 세계서 구글과 애플이 만든 앱스토어 플랫폼, 이 속에서 카카오·네이버가 등장해 ‘스마트폰 플랫폼 내 플랫폼’이 됐듯이, 롯데정보통신도 VR 기기를 만드는 메타, 애플 등이 VR 기기 플랫폼을 만들면, 그 안에서 쇼핑·문화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롯데그룹 전체가 유통(롯데쇼핑), 물류(롯데택배), 엔터테인먼트(롯데월드) 등이 있는 종합 기업이다. 오프라인상에서는 이미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은 대기업이다. 비록 SNS로 넘어가는 큰 흐름서 롯데그룹이 뒤처진 측면이 있지만,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공간서는 또 하나의 플랫폼으로 부상하면서 업계를 선도한다는 게 전략인 셈이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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