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개 탄소 감축 기술 선보일...SK 어벤저스 ‘글로벌 넷제로 연합’

2023. 1. 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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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현장, CES 2023
Tech East: ? 혁신의 격전지

“탄소 감축 행동 나섰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두 가지 결과를 비교하는 미래상 공개한다.”

‘친환경 모빌리티’를 주제로 한 SK시그넷, 아톰파워 전시관. (SK㈜ 제공)
‘함께 더 멀리 탄소 없는 미래로 나아간다(Together in Action).’

SK가 올해 CES 2023에서 선보일 제품과 기술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외교가에서 널리 쓰인 유행어 ‘같이 (탄소 없는 미래로) 갑시다’ 정도가 될 것이다. 8개 계열사, 10개 파트너사와 함께 ‘글로벌 넷제로 연합’이라는 어벤저스팀을 꾸린 SK는 탄소 감축 관련 기술을 총망라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CES 2022에 참가했던 SK㈜, SK이노베이션, SK E&S,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에코플랜트 등 6개사 외에 SKC, SK바이오팜 등 2개사가 새롭게 합류해 힘을 보탠다. 또한 이들의 글로벌 파트너사인 테라파워, 플러그파워, 플라스틱에너지 등도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암울한 미래와 행복한 미래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겠습니까

SK 전시관은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뉜다. 첫 번째 구역 ‘Futuremarks’에서는 인류가 기후변화의 위기에 맞서 제대로 행동을 하지 않았을 때 해수면 상승 등으로 직면할 수 있는 암울한 미래상을 미디어 아트 기술을 활용해 실감 나게 보여줄 예정이다. 이어지는 두 번째 구역 ‘SK, Around Every Corner’에서는 SK 계열사와 파트너사들이 이미 상용화했거나 조만간 상용화할 탄소 감축 에너지 기술과 솔루션 등으로 구현할 수 있는 미래 도시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전시장을 이렇게 구성한 데는 SK의 숨은 의도가 있다. 두 구역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지구촌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탄소 감축 행동에 나서야 하는 이유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탄소 감축의 중요성을 깨닫게 만드는 것이다.

앞서 SK그룹은 지난해 1월 열린 CES 2022에서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인 약 2억t을 줄이겠다고 공표하고, SK의 탄소 감축 여정에 함께하자는 의미에서 ‘동행’을 전시관의 주제로 삼았다. 이어 올해 CES 2023에서는 탄소 감축 로드맵을 실행에 옮기는 데 필요한 행동을 화두로 정하기도 했다.

SK가 이번에 파트너사들과 함께 선보이는 친환경 기술과 제품은 40여개에 달한다. 전기차 배터리, 수소, 고효율 반도체, 폐기물 에너지화,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심항공교통(UAM), 헬스케어 등이다. SK는 이들 탄소 감축 제품과 기술이 일상화한 가상의 생활 공간을 ▲친환경 모빌리티 ▲탄소 없는 라이프스타일 ▲폐기물 자원화 ▲에어 모빌리티 ▲미래 에너지 등 총 6개 구역으로 나눠 선보일 예정이다.

전기차부터 실내 공간까지 탄소 줄인다

‘친환경 모빌리티’와 ‘탄소 없는 라이프스타일’

SK온은 전기차 배터리 급속 충전 기술 분야의 리더라고 평가받고 있다. 마치 슈퍼히어로를 연상시키는 이름의 SF(Super Fast) 배터리는 단 18분 만에 80%까지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현존하는 전기차 배터리 중 가장 빠른 충전 속도다. 각종 시상식에서 ‘올해의 차’ 타이틀을 휩쓴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에 탑재된 배터리다.

미국 내 초급속 충전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보유한 미국 1위, 글로벌 2위 충전 사업자 SK시그넷은 초급속 충전기를 공개할 예정이다. 1분 충전으로 최대 32㎞를 이동할 수 있고, 18분 만에 배터리 충전량을 20%에서 8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2023년부터 텍사스공장에서 생산될 SK시그넷의 V2 제품은 미국 내 생산될 최초의 초급속 충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은 차량용 경량화 소재 UD Tape를 선보인다. 플라스틱 섬유 형태의 강화제를 더한 고기능 복합 소재인데, 강화제가 건물의 철골 구조와 같은 역할을 해 소재의 강성을 극대화했다. 차량 경량화를 통한 연비 개선과 탄소 저감 효과 가능성이 확인돼 주목받는 소재다.

SK의 협력 회사 할리오의 스마트 글라스는 전기를 통해 유리의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마치 카멜레온과 같은 변색 유리다. 스마트 글라스는 적외선 차단을 통해 건물 내 냉난방비 감소 등 에너지 효율 개선이 가능한 친환경 혁신 소재다. 날씨의 변화에 따라 자동으로 유리의 투명도가 변해 사용자에게 편안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SK실트론이 인수한 테라온은 발열 소재 등을 공개한다. 테라온의 발열 소재는 수 초 이내에 250도 이상의 온도로 발열 가능하다. 이 같은 고온에서도 내열도와 유연성을 갖고 있고, 낮은 전력 소모와 전면 균일 발열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히터 기술이 접근할 수 없는 부분에도 응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폐배터리·열분해유도 다시 보자”

‘폐기물 자원화’와 ‘에어 모빌리티’

‘친환경’ 전기차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인류는 생각지 못한 문제에 맞닥뜨렸다. 바로 폐배터리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의 BMR(Battery Metal Recycle)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으로 순도가 높은 수산화리튬을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을 추출하면 광산이나 염호에서 리튬을 채굴하는 것에 비해 탄소 발생량을 40~70%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SK지오센트릭은 자체 후처리 과정을 거친 열분해유를 원유를 대신해 석유화학 공정 원료로 재투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폐플라스틱을 300~800도 고온으로 가열해 만든 원유가 열분해유인데 후처리 과정을 거쳐 나프타, 경유 등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으로 재활용이 가능해 ‘도시유전’으로 불린다.

SK의 친환경 기술은 지상을 벗어나 하늘 위에서도 이어진다. SK E&S의 액화수소 드론이 대표적이다. 이 드론은 2022년 2월 세계 최장 시간인 13시간 24분간 연속 비행에 성공하며 화제를 모았다. 비결은 액화수소 연료에 있다. 기체 상태의 수소를 영하 253도까지 냉각해 연료로 사용하는 액화수소 드론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드론 대비 26배, 기체수소 드론 대비 6배 오래 비행이 가능하다. 그만큼 에너지도 절감할 수 있다.

가상공간서도 탄소 감축은 계속된다?

‘그린 디지털 솔루션’과 ‘미래 에너지’

가상공간인 디지털 세상에서도 SK는 탄소 감축에 나섰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출시한 DDR5 규격이 적용된 데이터센터와 슈퍼컴퓨터용 D램인 DDR5 RDIMM은 이전 세대인 DDR4를 대체해 향후 D램 시장 주력이 될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생산 효율을 개선해 제조 과정에서도 에너지 투입량을 줄이는 등 탄소 저감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탄소를 줄일 수 있는 미래 에너지 연구도 계속되고 있다. SK E&S는 CCS와 재생에너지, 수소, 에너지솔루션을 통해 글로벌 탄소 감축 목표 달성에 기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CCS는 SK E&S가 그리는 저탄소 미래 에너지 시대를 여는 핵심 열쇠로 손꼽힌다. SK E&S는 컨티넨탈 등 미국 대표 에너지 기업 등과 함께 연간 최대 1200만t 규모의 이산화탄소 포집·저장이 가능한 세계 최대 CCS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공동 투자한 SMR도 관람객들에게 공개한다. SMR은 출력이 300㎿보다 작은 원자로로 기존 대형 원자력 발전소보다 출력 조절, 원자로 냉각에서 용이하다고 평가받는다. 규모가 작아 건설비용 마련과 입지 선정에 난항을 겪는 대형 원전보다 경제적이다.

SK㈜는 협력사인 퍼펙트데이, 네이처스파인드와 함께 야외 푸드트럭에서 지속 가능 식품을 선보인다. SK㈜가 투자한 퍼펙트데이는 2019년 세계 최초로 단백질 생성 유전자에 미생물을 결합해 발효를 거쳐 유(乳)단백질 생산에 성공했다. 이 단백질은 아이스크림, 초콜릿, 크림치즈, 스무디 등 원료로 사용 가능하다. 특히 퍼펙트데이의 유단백질은 탄소발자국 국제표준규격 검토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97%, 물 사용량 99%, 에너지 사용량 60% 절감 등 친환경적 효과도 인정받았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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