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프 장갑차 vs 극초음속 미사일...우크라-러시아 봄 대격전 준비하나
우크라이나가 호주에 이어 프랑스와 미국으로부터도 장갑차 지원을 받을 전망이다. 러시아 역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은 호위함을 바다에 띄우는 등 무력 증강 시위를 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 기자단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켄터키주(州)를 방문했을 때 “브래들리 장갑차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나온 블룸버그통신이 이같은 보도를 낸 바 있다.
브래들리 장갑차는 25mm 기관포와 토(TOW) 대전차 미사일 등을 장착하고 있다. 경량 전차(light tank)와 맞먹는 화력을 자랑한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가 장갑차를 지원받는데 만족하지 않고 미국제 M1 에이브럼스 전차나 독일제 레오파드 전차 등 본격적 전차를 지원해 달라고 미국 등 서방측에 요구하고 있다. 아직 이같은 움직임은 없지만, 브래들리 장갑차 지원으로 화력이 향상됐다.
또 AFP통신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4일 볼로디미르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프랑스산 전투용 장갑차 AMX-10 RC를 보내기로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위터와 텔레그램에 “고맙다 친구! 당신의 리더십 덕택에 우리의 승리가 더욱 가까워졌다”라며 마크롱 대통령에게 감사하는 뜻을 전하는 글을 올렸다.
AMX-10 RC는 무한궤도가 아니라 바퀴로 움직인다. 중무장을 갖췄지만 전차보다는 가볍다. 엄밀히 말하면 전차는 아니지만, 마크롱과 젤렌스키는 이 장갑차를 ‘경량 전차’(light tank)라고 불렀다. 프랑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양국 정상 간 통화가 끝난 후 “이 기종이 나온 지 오래되긴했지만 성능이 우수하고 기동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다만 프랑스 육군이 AMX-10 RC를 얼마나 많이, 또 언제 우크라이나에 보낼지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프랑스 대통령실 관계자는 “서방이 설계한 전차를 우크라이나군에 보급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으나, 우크라이나는 이미 작년 10월 이전부터 호주로부터 부시매스터 장갑차 90대를 지원받아 사용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프랑스가 이를 지원키로 한 것은) 우리의 다른 모든 파트너에게 보내는 명확한 신호다. 우크라이나가 아직도 서방식 전차를 지원받지 못하고 있던 합리적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모든 우크라이나인의 안전과 모든 유럽인의 평화를 회복하는 데에 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프링스의 장갑차 지원을 전차 지원으로 해석하면서 서방으로부터 본격적인 무기 지원을 유도하고 있다.
러시아는 신무기인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은 호위함을 바다에 띄우며 무력 과시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화상 회의를 통해 “최신 극초음속 미사일 시스템인 ‘치르콘’을 탑재한 호위함이 대서양에서 항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치르콘은 최대 사거리 1000㎞가 넘으며 순항 속도는 마하 8에 달하는 최신 무기로, 탐지와 방어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치르콘 시험 발사를 완료한 뒤 해군에 이 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러시아 점령지 내 신병 임시숙소가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최소 89명 이상의 병사가 폭사하며 자존심을 구긴 러시아는 비판 여론을 잠재워야 할 상황이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은 개전 1주년을 앞두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의 부다노프정보장관은 미국 ABC와 인터뷰에서 봄에 러시아에 대한 반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히며 3월에 격렬한 전투가 이뤄질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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