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교통정리? 권성동 불출마 "윤 대통령과 연대 중요"

이경태 2023. 1. 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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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최측근 지도부 입성, 공천 등 불필요한 오해 발생"... 유승민 겨냥 발언도

[이경태, 남소연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남소연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 이른바 '윤핵관'의 대표였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차기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자신의 당권 도전이 오히려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차기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권 의원의 전대 불출마 결정을 통해 친윤(친윤석열) 당권주자 간 사전 교통정리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의 최측근이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당의 운영 및 총선 공천에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이라는 당원의 우려와 여론을 기꺼이 수용하기로 했다"면서 자신의 전대 불출마 결정을 알렸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총선승리가 절실하고, 총선승리를 위해서는 일말의 오해도 없어야 하며, 당의 화합과 단결이 우선돼야 한다"며 "우리는 갈등과 대립, 그리고 반목이 얼마나 보수진영을 망쳐왔는지 똑똑히 보아왔다. 어떠한 대가를 감수하더라도 이러한 전철을 다시 밟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저의 절대적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저는 비록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지만,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차기 당대표, '따뜻한 보수' 같은 유약한 단어 버려야"... 유승민 저격?
  
▲ 경북대 찾아 특강을 하는 유승민 유승민 전 의원이 2022년 9월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다만, 권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과 과제를 가장 확실하게 실현할 수 있는 당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면서 차기 당대표로 선출해야 할 '리더' 기준을 따로 제시하기도 했다. 사실상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과 확실히 보조를 맞출 당권주자를 뽑아야 한다는 주장으로, 비윤(비윤석열) 대표 당권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비토 성격이 강했다.

먼저 권 의원은 "(차기 당대표는) 대권 욕심이 당의 이익보다 앞서서는 안 된다. 차기 대통령 출마에만 몰두에 둔 사람이 당대표를 맡으면 필연적으로 계파를 형성할 것"이라며 "차기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계파가 형성되면 (22대 총선) 공천갈등은 불 보듯 뻔하다. 공천갈등이 격화된 선거치고 승리한 선거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차기 당대표는 강력한 대야투쟁을 통해 정국의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 좌파 카르텔의 집단 공세 앞에서 단호해야 한다"라며 "대야투쟁을 통해 성과를 만들고 그 성과를 통해 총선에서 유리한 지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대선에서 우리의 승리를 이끌었던 어젠다를 이어가야 한다"라면서 ▲ 여성가족부 폐지 ▲ 시민단체 비리 근절 ▲ 한미동맹 강화 ▲ 원전 최강국 건설 ▲ 과도한 외국인 건강보험 혜택 등 불공정한 제도 개선 등 현 정부의 국정과제를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무엇보다 권 의원은 "보수정당의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라며 "민주당의 언어와 논리를 가져와서 내부투쟁의 도구로 썼던 습관부터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전 의원을 확실히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지난 3일 본인 페이스북에 "유 전 의원의 일관된 특징이 무엇인 줄 아시나. 민주당의 언어와 논리를 그대로 가져와서 당내투쟁에 쓰는 것"이라고도 비판한 바 있다.

그는 구체적으로 "우리 당의 정강정책 곳곳에 박혀있는 '민주당 흉내내기'부터 걷어내야 한다. '따뜻한 보수'와 같은 유약한 언어도 버려야 한다"라며 "이제 우리는 보수의 가치와 원칙, 그리고 보수의 어젠다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이것이 당정이 단결하는 길이고 총선에서 승리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장연대? 안윤연대? 윤 대통령과의 연대가 가장 중요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남소연
 
권 의원은 불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특정 당권주자를 지지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의 불출마 결정에 대해 윤 대통령과도 상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관련 질문에 "(불출마 결정은) 대통령과 논의할 사안도 아니고 제가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며 "연말연시에 우리 당의 원로라든가 많은 국회의원들, 선배들, 종교지도자 분들과 대화를 나눴는데 앞서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그런 우려들을 말하셨다. 참모들과 토의한 결과 저의 불출마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다른 특정 후보를 지지할 계획은 있느냐'는 질문엔 "아직 전당대회 후보 등록도 시작되지 않았잖나"라면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다만 윤 대통령과의 보조를 맞추는 것이 차기 당대표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김기현)-장(장제원) 연대'나 '안(안철수)-윤(윤상현) 수도권 연대' 등에 관련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다른 후보들이 어떤 연대를 하는지에는 관심이 없다"며 "기본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새 당대표를 뽑는 만큼, 윤 대통령과의 연대가 가장 중요하고, 국민과 당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연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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