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때녀' 9골 난타전, 구척장신 결승행 이끈 '송해나 멀티골'
[김상화 기자]
▲ 지난 4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 SBS |
FC 구척장신이 무려 9골이 터지는 난타전 끝에 라이벌 FC 액셔니스타를 꺾고 <골 때리는 그녀들> 슈퍼리그 결승전에 진출했다. 구척장신은 4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슈퍼리그 첫 번째 준결승전 액셔니스타와의 경기에서 5대 4로 힘겹게 승리를 거뒀다. 이번 시합은 역시 역대 전반전 최다골인 6골이 일찌감치 폭발하면서 한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접전이 펼쳐졌다.
구척장신이 먼저 앞서가면 액셔니스타가 이를 따라 잡는 흐름으로 후반전 막판까지 팽팽한 대결이 진행되었고 승부는 당초 예상하지 못했던 선수의 대활약이 결정지었다. 구척장신 송해나가 출전 2년 만에 데뷔 첫 골 포함 무려 2골을 몰아 넣으면서 MVP 노릇을 톡톡히 담당해준 것이다.
이날 승리로 구척장신은 창단 이후 처음으로 <골때녀> 결승전에 올라 탑걸 대 월드클라쓰의 4강전 승자와 우승을 놓고 다투게 되었다. 반면 지난 시즌 준우승팀 액셔니스타는 우승 도전 문턱에서 결승진출이 좌절되었고 3-4위전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 지난 4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 SBS |
패션모델로 구성된 구척장신과 역시 모델 출신이 다수 참여중인 액셔니스타의 경기이다 보니 라이벌전 다운 신경전이 쉴틈 없이 벌어졌다. 하지만 시작과 동시에 흐름을 잡은 건 구척장신이었다. 전반 1분 만에 허경희가 선제골을 터뜨린 데 이어 2분이 채 되기도 전에 주장 이현이가 추가골을 넣으며 2대 0 리드를 잡았다. 그동안 펼쳐진 <골때녀>였다면 비교적 손쉬운 대승이 점쳐질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하지만 그대로 물러설 액셔니스타는 아니었다. 전반 3분 만에 이혜정이 한 골을 만회했고 6분 무렵엔 상대팀 수비수 송해나가 헤딩 처리한 공이 그대로 골망을 가르는 자책골로 연결되면서 단번에 2대 2 동점을 만들었다. 여기에 이혜정의 신경전에 구척장신 공격수 허경희가 위축되면서 원활한 움직임이 이뤄지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 액셔니스타 이영진의 핸드볼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 기회를 허경희가 성공시키면서 구척장신은 다시 3대 2로 앞서 나가게 되었다. 사기가 위축된 선수에게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 오범석 감독의 과감한 결정이 결과적으론 성공으로 연결되었다.
▲ 지난 4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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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을 한 골 차 우세 속에 끝낼 수 있었던 구척장신이었지만 액셔니스타의 거센 반격이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정혜인이 강하게 찬 킥인이 골키퍼 아이린의 손을 맞고 들어가면서 (GK 자책골) 3대 3 다시 균형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여기서 이날 경기의 MVP 송해나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했다.
코너킥 때 골문 앞으로 들어온 패스를 다소 어설픈 발동작이었지만 슛으로 연결시켜 득점에 성공한 것이다. 전반전 본인의 자책골을 만회하는 데뷔 첫 골이 중요한 순간 터졌다. 비록 상대팀 이영진이 다시 4대 4 동점을 만들었지만 한 번 불이 붙은 송해나의 활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경기 막판 5대 4로 연결되는 결승골까지 터뜨리면서 그동안 득점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한을 원없이 풀 수 있었다. 이에 제작진은 자책골 포함 혼자서 3골에 관여한 송해나의 활약을 기념하고자 '인생 첫 해트트릭(?)'이란 자막으로 즐겁게 화답해줬다.
▲ 지난 4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 SBS |
그동안 송해나는 구척장신의 원년 멤버로서 맹활약을 해왔지만 골을 넣는 위치에 있지 않다보니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은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팀 공격을 이끄는 이현이, 연이은 슈퍼 세이브를 펼치는 아이린, 지금은 팀을 떠난 김진경 등에게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데 반해 창단 초창기만 해도 벤치 멤버 또는 수비수 정도로만 인식되기도 했다.
이후 점차 기량이 향상되면서 비중이 늘어나긴 했지만 화려한 개인기를 구사한다거나 공격을 주도하는 입장은 아니었다. 이날 경기 직전까지만 해도 그랬었다. 하지만 본 경기에 돌입하면서 송해나는 말 그대로 '인생 경기'를 펼치며 무려 692일 만에 생애 첫 골 성공과 더불어 팀의 결승 진출을 이끌어 냈다.
"저 원래 한 골 넣으면 그만 두려고 했거든요. 근데 두 골 넣어서 못 그만두겠어요."
처음 자책골을 내줄 때만 하더라도 자칫 의기소침할 수 있었지만 이후 동점골, 결승골을 연달아 성공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송해나라는 이름 석자를 제대로 각인시켰다.
종료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송해나는 "처음으로 팀에게 기쁨을 선물한 것 같아요"라며 뿌듯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화려함 보단 뒷편에서 묵묵히 수비 중심으로 구척장신의 한 자리를 지탱해준 선수는 이제야 제대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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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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