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초청받았다'…용산 침묵할수록 더 치열해진 윤심 경쟁
“현재로선 침묵할 수밖에 없다.”
윤심(尹心) 논란이 점차 가열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5일 전한 말이다. 이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입을 바라보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말과 행보를 더욱 아낄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실은 언론 브리핑에서 전당대회 관련 질문이 나올 때마다 “당무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라고만 답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대통령실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당내 윤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인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출마 의사를 굳힌 김기현·안철수·윤상현 의원 모두 “윤심은 나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달엔 김기현 의원과 윤 대통령의 비공개 관저 만찬이 만남 며칠 뒤 언론에 알려졌다. 대통령의 비공개 일정이 공개된 것 자체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4일엔 김 의원의 경쟁자인 안 의원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관저 초청을 받았다는 사실이 퍼졌다. 경호 문제로 민감한 대통령의 일정이 만남 전부터 공개된 것이다.
여당의 한 초선 의원은 “윤심이 자신에게 있다는 과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오히려 윤심이 명확하지 않다는 방증 아니겠냐”고 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도 “아직 많은 의원이 어떤 캠프에 보좌진을 보낼지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여권에선 "대통령실이 공개적으로는 침묵하고 있지만, 물밑에선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5일 불출마 선언을 한 배경에도 윤심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분분하다.
하지만 대통령실 내부에선 “윤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엔 너무 이른 시점”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침묵이 조금 더 이어질 것이란 뜻이다. 한 대통령실 참모는 “아직 명확한 후보군도 드러나지 않았다. 시기 자체가 이르다”고 했다.
대통령실 일각에선 2014년 전당대회 트라우마가 거론되기도 한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친박계의 좌장인 서청원 의원에게 힘을 실었지만 비박계로 분류된 김무성 의원이 승리했고, 이후 당·청 관계가 껄끄러워졌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전당대회의 윤심은 중요한 변수”라면서도 “80만 국민의힘 당원이 어떤 선택을 할지 예측하기 어려워 대통령실도 함부로 나서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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