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개딸' 민주당 직접 운영…서울시당 운영위에 권리당원 포함
더불어민주당 일부 시ㆍ도당 운영에 권리당원이 직접 참여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취임 후 “당원의 당”을 앞세워 권리당원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기조에 발맞춘 움직임이다.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 서울시당(김영호 시당위원장)은 최근 시당의 의사결정기구인 운영위원회 위원 가운데 2명을 권리당원 중에서 뽑기로 했다. 권리당원은 당비를 6개월 이상 납부한 당원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9일 공고를 통해 서울시당 권리당원협의체인 ‘민ㆍ서ㆍ네(민주당 서울시당 네트워크)’를 공개모집한다고 밝혔다. 공고문에는 협의회의 역할을 당원 자치활동 및 운영위원회와의 간담회 정도로 소개했지만, 이 협의회에 참여하는 권리당원 가운데 2명을 선출해 운영위에 직접 참여시키겠다는 게 김 위원장의 복안이다. 김 위원장은 중앙일보에 “공모에 참여한 분들이 직접 대표자 2명을 선출하면 이분들이 운영위원으로 시당 운영에 참여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거대 양당의 주요 시ㆍ도당 운영에 당원이 직접 참여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당헌ㆍ당규에 따르면 시ㆍ도당 운영위원회는 당무 정책ㆍ심의, 시ㆍ도당 당직인사에 관한 심의뿐만 아니라 시ㆍ도당 예산도 직접 심의하는 핵심 의사결정기구다. 서울시당에 따르면 운영위는 시ㆍ도당위원장과 시ㆍ도당 여성위원장, 노인위원장, 청년위원장 등 당직자를 포함한 25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시ㆍ도당위원장이 참여하는 상무위원회가 3~9명의 운영위원을 선임할 수 있다. 시당 관계자는 “이중 2명이 현재 공석인데 그 자리를 권리당원으로 채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방안이 현실화할 경우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딸)’도 시ㆍ도당 운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시당 내부에서도 “행정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일부 당원이 강경 의견을 내면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노동자가 직접 기업 이사회에 참여하는 ‘노동이사제’를 예시로 들며 “민주당이 얼마나 튼튼한 정당인가. 지금은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이라고 비판하는데, 당원이 직접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볼 수 있으면 오히려 건설적인 비판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한다.
권리당원의 영향력을 늘리는 건 이 대표의 핵심 정책 중 하나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취임 후 첫 지시사항으로 당사 2층에 당원이 오갈 수 있는 ‘당원존(소통관)’을 설치했다. 당시 이 대표는 당원존 개관식에 참석해 “진정한 의미의 민주당으로, ‘당원의 당’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첫날”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와 서울시당위원장 선거가 함께 진행 중이던 지난해 7월 김 위원장의 권리당원협의체 공약을 직접 트위터에 리트윗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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