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표 '35층 룰' 폐지…서울 하늘이 화려해진다(종합)

임온유 2023. 1. 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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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 확정 공고
높이 제한 없애 정비사업 탄력 예상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서울 아파트 높이를 일률적으로 제한하던 박원순표 ‘35층 룰’이 9년 만에 폐지됐다. 앞으로 여의도·용산 등지에서 초고층 아파트가 나올 수 있게 되면서 서울의 스카이라인이 다채로워질 전망이다.

서울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확정해 5일 공고했다. 서울도시기본계획은 시가 추진할 각종 계획의 지침이 되는 최상위 공간계획이다. 국토계획법에 의해 통상 5년 단위로 수립된다.

시는 이번 계획을 수립하면서 시민들의 일상생활공간 단위에 주목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한편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무게를 뒀다.

◆‘성냥갑 아파트’ 만들던 35층 제한 사라져=가장 눈에 띄는 것은 ‘35층 룰’ 폐지다. 35층 룰은 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주거용 건축물 높이를 35층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핵심으로,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인 2013년 ‘서울시 스카이라인 관리 원칙’에 따라 만들어졌다. 취지는 초고층 건물이 일조권과 조망권을 독점하는 것을 막고 저층 건물이나 자연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었다. 그러나 잠실 등에서 획일화된 ‘성냥갑 아파트’를 양산해 도시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2040 기본계획을 통해 35층 룰을 폐지하게 됐다.

높이 제한이 없어짐에 따라 앞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할 아파트단지에서 더 다양한 설계안이 나올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연면적이나 용적률 등은 그대로 유지되기에 건물이 간격을 두고 배치되면서 통경축(조망권 확보를 위한 공간)이 생기고 다채로운 경관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35층 룰 폐지로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이 탄력을 받는 한편 창의적인 도시경관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획일적 층수 규제는 아름다운 스카이라인 구성을 어렵게 해왔다"면서 "앞으로 서울 도심 고밀화가 가능해지면서 한강·남산 등에서 다양한 조망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35층 룰 폐지로 다양한 스카이라인이 조성되면 재건축 단지의 사업 속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혜가 예상되는 곳은 그동안 사업이 멈췄던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에 위치한 재건축 단지들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비욘드 조닝’으로 토지 용도 얽매이지 않고 개발=시는 2040 기본계획에서 서울의 향후 20년 미래상으로 ‘살기 좋은 나의 서울, 세계 속에 모두의 서울’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7대 목표와 부문별 전략계획, 공간계획, 권역별 계획을 세웠다.

7대 목표는 ▲ 보행일상권 조성 ▲ 수변 중심 공간 재편 ▲ 기반시설 입체화 ▲ 중심지 기능 혁신 ▲ 미래교통 인프라 ▲ 탄소중립 안전도시 ▲ 도시계획 대전환이다.

미래의 도시관리 패러다임으로 새로이 제시한 ‘비욘드 조닝’도 눈여겨볼 변화 중 하나다. 이는 도시공간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용도지역별 지정 목적은 유지하면서 지역 특성을 고려한 융복합적 토지이용을 도모하는 체계다. 비욘드 조닝이 도입되면 주거·업무·상업·여가 등 땅의 용도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고 복합적인 개발이 가능해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도지역 변경에 대한 장벽을 낮추고 입지규제 최소구역 등의 제도를 최대한 활용해 지역 특성에 맞는 다기능 복합지역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2019년부터 2040 기본계획 준비에 들어가 지난해 3월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이후 공청회, 관련 기관 협의, 시의회 의견 청취 등을 거쳐 11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끝으로 법정 절차를 완료했다. 이날 공고로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게 됐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급격한 사회환경 변화를 반영해 유연한 도시계획으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이 갖는 의의가 크다"며 "이번 계획이 청사진이 돼 시민 삶의 질과 도시경쟁력 향상에 주요한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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