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윤핵관, 중대선거구제 왜 적극 환영 안 하나"(종합)
대권주자 부상 한동훈엔 "공정한 경쟁만 할 수 있으면 OK"
"민주당이 두려워하는 후보는 나…당심 지지율 오르는 중"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유승민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이 다음 총선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국민의힘 대표는 바로 본인이라며 "민심 지지율이 올라오고 있으니 당심 지지율도 따라 올라온다"고 강조했다.
여당 내 당권주자 연대 간 논란이 되는 '수도권 출마론'에 대해서는 "웃기는 이야기"라며 민심 지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중대선거구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찬성하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의 침묵을 지적하기도 했다.
"중도·무당층 표 가져올 사람은 나"
유 전 의원은 5일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총선에서 중도·무당층의 표, 수도권·젊은 층의 표를 가장 많이 갖고 올 수 있는 당 대표가 저"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경선 규칙을 '당심 100%'로 변경한 가운데, 유 전 의원의 당심 지지율은 3위권에서 4~5위권으로 밀려났다.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를 통해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것으로 평가받는 김기현 의원, '범친윤계'를 자처한 안철수 의원이 상승세를 타면서다.
이를 지적하는 사회자의 질문에 유 전 의원은 "지난 4개월을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의 지지도가 제가 민심에서 계속 올라오고 있으니까 당원, 당심이 계속 따라 올라오고 있다"며 "최근에 나온 한두 개의 조사를 가지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그는 "8월, 9월에 나왔던 여론조사들하고 최근에 나온 여론조사를 비교해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제가 많이 올라왔다"며 "국민의힘 지지층도 총선에서 이기려면 전체 국민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총선에서 이기겠구나, 라는 생각을 이렇게 한두 달 시차를 격차를 두고 뒤늦게 하고 계시는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당원들께서 굉장히 전략적으로 판단해 주시라"며 "말 잘 듣고, 그냥 고분고분하고 조용한 그런 당 대표, 소위 말하는 관리형 당 대표가 됐으면 좋겠는지 아니면 민주당이 가져갈 표를 오히려 가져와서 중도층, 수도권, 청년층에서 표를 가져와서 총선 승리를 할 당 대표를 원하는 건지가 중요하다"고 당원들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윤핵관 직격…"죽으라면 죽을 시늉도 하는 분들"
최근 윤 대통령이 안 의원 부부를 관저에 불러 식사를 하면서 '윤심(尹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지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이제까지 보여 온 행태나 발언으로 봐서는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당 대표가 되기를 바랄 것"이라며 "안 의원 부부를 불러 관저에서 식사를 한 것은 헷갈리게 만드는 제스처"라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에게는 '검사의 마음을 버리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당을 생각하는 게 이게 무슨 검찰총장 시절에 검찰총장이 있고, 거기에 무슨 대구나 대전에 지방검찰청이 있어서 검찰이 무슨 검사동일체 원칙과 같이 상명하복을 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이런 걸 생각하시면 (안 된다)"며 "그런 검사의 마음이나 검사의 생각으로는 이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을 비판하면서도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제안한 중대선거구제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우리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가 지금 민주당하고 국민의힘, 보수 진보 두 당이 서로 상대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식으로 싸우고 있다"며 "소선거구제의 폐해가 거기에 결부되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역구도 이념적인 대결, 적대적 대결 이걸 전부 다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 중대선거구제를 찬성한다. 그런데 윤핵관 의원님들은 여기에 대해서 미지근하게 전부 다 입 딱 다물고 있다"며 "윤 대통령이 죽으라면 죽을 시늉도 하는 분들이 중대선거구제는 왜 적극 환영을 안 하고 있나"고 꼬집었다.
"한동훈, 평평한 운동장서 공정한 경쟁만 할 수 있으면…"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되면 유 전 의원이나 이준석 전 대표 등은 당선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는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는 게 저는 전혀 제가 제 목표를 두고 있지 않다"며 "당 대표가 되면 대한민국에서 국민의 힘이 제일 어려운 그런 지역에 만약 나가겠느냐 하면 그런 거야 하지만,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는 것은 저한테는 별로 의미가 없다"고 했다.
대권주자로 꼽히는 만큼 국회의원직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어서 이 나라를 어떻게 바꿔보고 싶다는 꿈을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고 두 번이나 도전했었는데 좌절을 했다"며 "대통령이라는 게, 그게 욕심을 부린다고 되는 것은 아니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국민들의 마음에 달린 문제"라고 했다.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그분이 윤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한 그런 모델 같이 그렇게 하겠다면, 그건 그분의 선택"이라며 "평평한 운동장에서 공정한 경쟁만 할 수 있으면 보수 정치의 앞날에 저는 다양한 분들이 정치의 뜻을 가지고 도전하는 게 좋다"고 했다.
"수도권 출마론 웃긴 이야기…TK 4선 한 내가 지지율 1위"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들 사이에서는 '수도권 출마론'이 논란이다. 윤상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총선 수도권 승리'를 강조하며 당권주자들의 수도권 출마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장연대로 묶인 김 의원과 장 의원은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유 전 의원은 "그거 웃기는 이야기다. 저는 대구에서 4선 했다"며 "중요한 것은 당 대표 후보가 제일 중요한 수도권과 중도층과 청년층, 거기 지지를 받고 있는 사람이냐가 중요한 거지, 그 사람의 지역구가 인천이다, 서울이다, 분당이다, 이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수도권 출마론'을 주장하는 당권주자들의 지역구는 모두 수도권이지만, 정작 민심 여론조사에서는 대구에서 4선이었던 본인이 1위를 달리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출신 지역구가 어디냐를 가지고 그렇게 지금 다투는 게 의미가 별로 없다"며 "수도권, 중도층 그다음에 20대부터 한 30대 40대 50대 지지는, 저는 다른 어떤 후보하고 비교해도 제가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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