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새 의회 출발부터 대혼란… 100년만에 하원의장 선출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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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임기를 시작하는 미국 하원이 다수당인 공화당의 내분으로 하원의장도 없이 출발하게 됐다.
세 번의 투표에서도 하원의장을 선출하지 못하면서 입법과정도 전면 중단됐다.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가 두 차례 이상 진행된 건 1923년 이후 처음이다.
CNN은 "이번 반란으로 공화당 강경파는 당의 입법과 조사 의제 형성에 막대한 레버리지를 확보했다"며 "트럼프 당으로서의 이미지가 커졌고, 이는 주요 경합지역에서 공화당의 극단주의 이미지만 강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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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의장 투표 3차까지 부결돼
당내 극우 강경파 19명 반란
새 임기를 시작하는 미국 하원이 다수당인 공화당의 내분으로 하원의장도 없이 출발하게 됐다. 세 번의 투표에서도 하원의장을 선출하지 못하면서 입법과정도 전면 중단됐다. 1923년 이후 100년 만에 입법권력이 대혼란을 겪게 된 것이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당내 극우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을 잠재우지 못하며 리더십 위기에 봉착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강경파들의 어깃장이 실제화되면서 의회의 여야 갈등도 더욱 심화할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미 하원은 새 의회 개회일인 3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열고 하원의장 선거를 진행했다. 관례대로 공화당과 민주당은 원내 수장인 매카시 의원과 하킴 제프리스 의원을 각각 후보로 추천했다. 하지만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이 매카시 원내대표를 반대해온 ‘프리덤 코커스’ 리더 앤디 빅스 의원 등을 추가 추천했다. 공화당은 지난 중간선거를 통해 222석을 확보한 만큼 4석의 이탈표가 발생해도 매카시 원내대표의 의장 선출이 가능한 상태였다.
그러나 1차 투표에서 매카시 원내대표는 19명의 같은 당 의원의 반란으로 203표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 공화당은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1차 투표에서 6표를 얻은 짐 조던 의원이 매카시 원내대표 지지를 표명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는 듯했지만 2차 투표에서 매카시 원내대표는 203표를 얻었을 뿐이다. 강경 보수파 19명은 이번엔 조던 의원을 지지했다. 이어진 3차 투표에서 조던 의원 지지자가 20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미 의회는 4일 정오 다시 회의를 속개해 재투표를 진행키로 하고 휴회했다.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가 두 차례 이상 진행된 건 1923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는 9번 투표 끝에 결론이 났다.
공화당 내분이 계속되면 하원 가동도 지연된다. 의장이 선출되기 전에는 새로 임기를 시작하는 의원들이 선서를 하지 못해 의회는 원구성 업무조차 수행할 수 없다.
표면적으로 공화당 극우파 의원들은 매카시 원내대표가 조 바이든 행정부에 충분히 공격적이지 않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바이든 행정부를 견제할 의사규칙 변경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면에는 권력분점 요구가 담겨 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에 대한 조사위 구성, 하원의장 해임요건 완화 등 요구사항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중간선거 직후 매카시 원내대표의 의장 선출을 지지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만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반란표를 던진 20명 중 18명이 트럼프의 대선 사기 주장을 옹호했던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내분은 공화당이 정책과 이념, 어젠다를 아직 정하지 못했으며, 앞으로 어떤 정체성으로 나아갈지도 정하지 못했음을 잘 보여준다”고 평했다.
찰리 덴트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WP와의 인터뷰에서 “누가 의장이 되든 권력을 휘두르려는 극우 소수파의 변덕에 종속될 것”이라며 “당에는 울트라 마가(MAGA·트럼프 전 대통령 극렬 지지층)들이 많다”고 말했다.
CNN은 “이번 반란으로 공화당 강경파는 당의 입법과 조사 의제 형성에 막대한 레버리지를 확보했다”며 “트럼프 당으로서의 이미지가 커졌고, 이는 주요 경합지역에서 공화당의 극단주의 이미지만 강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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