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아침] (157) 백설(白雪)이 분분(紛紛)한 날에
백설(白雪)이 분분(紛紛)한 날에
임의직 (생몰연대 미상)
백설이 분분한 날에 천지(天地)가 다 희거다
우의(羽衣)를 떨쳐 입고 구당(丘堂)에 올라가니
어즈버 천산백옥경(天山白玉京)을 미처 본가 하노라
-가곡원류(歌曲源流) 국악원본(國樂院本)
새해는 우리도 신선(神仙)처럼
흰 눈이 어지러이 날리니 온 세상이 다 희다. 신선이 입는다는 새의 깃으로 만든 옷처럼 차려입고 언덕 위에 오르니 아, 하늘의 궁전을 이미 본 듯하구나.
겨울을 즐기는 법이 여기에 있다. 눈은 겨울에만 볼 수 있으니 계절이 주는 축복이다, 눈이 내리는 모습만으로도 우리를 동심에 젖게 한다. 세상의 더러움을 모두 감춰 주니 마치 천상의 세계가 눈 앞에 펼쳐진 듯하다. 이런 날에는 내가 신선이 된듯한 상념에 젖는 호사를 누려봄이 어떠한가.
임의직(任義直)은 자(字)가 백형(伯亨). 조선 후기의 가객(歌客)이다. 노래로 이름이 났고 거문고에도 뛰어났다.
새해는 흰 눈처럼 깨끗하게 맞을 일이다. 세상일이 어지럽다 할지라도, 나를 감싼 상황이 어렵다 하더라도 새해는 평화로운 마음으로 맞을 일이다. 평화는 인류가 꿈꾸는 이상의 세계다. 내 마음이 평화로워야 세상이 비로소 평화롭게 보인다. 또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도 한다.
마음을 비워야 한다. 그 빈 마음을 착하고 고운 생각으로 채워야 한다. 새해는 그렇게 살아보도록 애써야 한다.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60대 최민식 확 젊어졌다…얼굴·목소리 싹 30대로 바꾼 마법 | 중앙일보
- 출시 20년만에 왕좌 올랐다…그랜저 꺾은 국내 판매 1위 차는 | 중앙일보
- "벌써 305명 속았다"…god 박준형, '짝퉁 계정'에 분노 폭발 | 중앙일보
- "옷 벗어보세요, 살 뺄거죠?" 여승무원 '속옷 면접' 본 항공사 | 중앙일보
- 역대급 '70억 로또' 터졌다…외면 받았던 뚝섬 아파트의 반전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 중앙일보
- '미국 1위' 수학 천재소녀의 잘못된 연애…'40조 사기' 공범된 사연 | 중앙일보
- "살인해서 죄송합니다" 얼굴 꽁꽁 숨기고 나타난 이기영 | 중앙일보
- 1000만개 팔린 닭가슴살 소시지..."탄수화물 8배" 충격 폭로 | 중앙일보
- 올리비아 핫세 "15세때 성착취"…'로미오와 줄리엣' 영화사 고소 | 중앙일보
- "키 작은 게 축복…키 큰 건 한물갔다" 미 베스트셀러 근거 보니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