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도 올해 힘들 것”…미국 ‘리치세션’ 경고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계층을 가리지 않고 불어닥치고 있다. 올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경우 저소득층보다 오히려 고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더 큰 경제적 타격을 입을 거란 전망까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이런 상황을 ‘리치세션(Richcession)’이라는 신조어로 규정했다. 부자를 뜻하는 리치(Rich)와 불황을 의미하는 리세션(Recession)을 조합했다.
불황기에는 자산이 적고 직업 안정성이 낮은 저소득층과 중산층이 큰 고통을 받고, 고소득층은 약간의 경제적 불편함을 겪는 수준에 그친다는 게 통설이다. 하지만 올해엔 상황이 달라져 부자들도 힘든 시기를 보낼 것이란 게 WSJ의 예측이다.
이런 전망은 고소득층의 자산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에 근거를 두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미국 소득 상위 20%의 가계 순자산은 2021년 말과 비교해 7.1% 감소했다. 지난해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인 탓이 크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Fed가 올해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식시장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고소득층의 월급 주머니가 두둑해지지도 않았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미 소득 상위 25% 노동자의 지난 12개월간 평균 임금 상승률은 4.8%로, 하위 25% 노동자 임금 상승률 7.4%에 못 미쳤다. 오히려 고소득 근로자들은 해고를 걱정하고 있다. 미국 산업계에 불어닥친 정리해고 바람 때문이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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