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소원 빌기 좋은 바다, 여기는 좀 특별합니다

한정환 2023. 1. 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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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의 수려한 경관을 바라보며 걷는 '간절곶 소망길' 트레킹 코스

[한정환 기자]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항상 맑고 푸른 동해바다를 먼저 찾는다. 수평선을 바라다보며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고, 새해를 설계하기도 좋은 곳이 바다이기 때문이다. 연례 행사처럼 늘 하던 일이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올해는 조금 색다른 특별한 곳을 찾았다.
  
 2023년 계묘년을 맞이하여 울산 간절곶에 세워진 토끼 조형물
ⓒ 한정환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에 위치한 간절곶 소망길이다. 간절곶 소망길은 한반도 내륙에서 가장 먼저 새해 일출이 떠오르는 '간절곶'의 명칭과 해맞이를 통해 한 해의 소망을 기원하는 바람의 의미를 담아 만들어진 해안길이다. 지난 2일 오후 이곳을 찾았다.
사진가들의 성지 강양항과 진하 해변
 

해파랑길 4코스에 있는 간절곶 소망길은 진하해수욕장 명선교에서 출발하여 남쪽 해안을 따라 신암항까지 이어지는 약 10km의 거리이다. 간절곶 소망길은 1구간부터 5구간까지 나누어져 있다. 구간마다 연인, 낭만, 소망, 사랑, 행복의 길이란 명칭도 붙여졌다. 이날 진하해수욕장 명선교에서 간절곶까지 5.4km의 트레킹 코스를 걸어보기로 했다.
  
 울산 간절곶 소망길 출발점에 있는 진하해수욕장 백사장 및 명선교 모습
ⓒ 한정환
 
간절곶 소망길 출발점부터 바로 걸으면 좋지만,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주변에 볼거리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먼저 학이 비상하는 듯한 모습의 명선교이다. 명선교는 경남 양산 천성산에서 발원한 회야강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있다. 북쪽 강양항과 남쪽 진하 해변을 이어주는 사장교이다. 다리 위에서 보면 가까이 있는 작은 섬 명선도와 동해바다를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
다리 아래 방파제에는 새해 벽두부터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사진가들이 모여든다. 이곳은 새해는 물론 평상시에도 일출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은 사진가들이 찾는 곳이다. 명선도 소나무 위로 떠오르는 오메가형 일출을 촬영하기 위해서이다. 명선도는 바다 위로 해무가 끼는 경우가 잦아, 멋진 감성적인 광경의 사진을 담을 수 있어 더 많이 찾는다.
 
 울산 진하해수욕장 모래사장 서쪽 끝에 세워진 하트 손 조형물 모습
ⓒ 한정환
   
진하해수욕장 모래사장 서쪽 끝에 하트 손 조형물도 설치되어 있다. 이곳도 인기 있는 일출 사진 포인트이다. 하트 모양 안에 떠오르는 일출 모습을 찍은 사진들이 심심찮게 각종 소셜미디어에 자주 올라와 관심을 끈다.
넓은 백사장과 고운 모래가 일품인 울산의 대표 해수욕장인 진하 해변은 서핑을 즐기려는 서퍼들이 많이 찾는다. 파고와 수심이 적당하여 초보 서퍼들도 서핑 강습을 위해 찾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몇 해 전에는 국제윈드서핑대회도 열렸다. 이곳은 울산 지역을 대표하는 해양레포츠 최적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울산 진하해수욕장 명선교 앞에서 찍은 일출 명소 명선도 모습
ⓒ 한정환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다운 명선도
 

명선교를 출발하여 조금 걷다 보면 팔각정이 보인다. 119 시민수상구조대 건물이다. 여기서부터 섬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전에는 조수간만의 차이에 따라 섬까지 가는데 제한이 있었으나, 지금은 명선도 진입로에 푼툰(요트계류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언제든지 섬으로 갈 수 있다. 물때에 따라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시민수상구조대에서 방문객 출입을 수시로 통제한다.
명선도는 둘레가 330m이고, 면적은 6,744㎡이다. 본래 매미들이 많이 운다하여 명선도(鳴蟬島)라 불렀으나, 지금은 옛날에 신선이 내려와 놀았던 섬이라 하여 명선도(名仙島)라 부른다.
 
 작년 6월 준공전 시범 운영 당시 찍은 명선도 야간경관조명 모습
ⓒ 울주군 제공
 
섬에 들어서면 산책로에 푹신한 야자매트가 깔려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게 해놓았다. 명선도는 작년 7월부터 섬 전체에 은은하고 멋진 야간경관조명을 넣어 아름다움을 더했다. 거기다 곳곳에 CCTV 카메라도 설치되어 안전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명선도는 매주 월요일과 기상이변 시에는 점등을 하지 않는다.
간절곶 소망길로 가는 편안한 테크길
 

간절곶 소망길은 울산 진하해수욕장 백사장과 도로 사이로 길게 이어진 솔숲길을 걸으며 시작한다. 바닥에 나무테크가 설치되어 있어 송정항까지는 누구나 쉽게 걸어갈 수 있다. 화장실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불편함이 없다.
 
 울산 진하해수욕장 백사장과 도로 사이로 길게 이어진 솔숲길 모습
ⓒ 한정환
   
진하 해양파출소와 야영장을 지나면 백사장 끝에 있는 울주군해양레포츠센터가 보인다. 조금 더 걸으면 달바라기 언덕이 보이고, 입구에 출렁다리가 있다. 짧은 다리이지만 간절곶 소망길을 오가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인기 사진 포인트이다. 출렁다리를 지나면 금방 대바위공원에 다다른다.
대바위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다 본 진하해수욕장과 명선도의 모습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뿐만이 아니다. 멀리 우리나라 근대화의 상징 온산국가산업단지 바로 앞에 원유를 하역하기 위해 일렬로 쭉 늘어선 대형 유조선의 모습도 보인다. 주변에 야외무대, 쉼터, 산책로가 있어 잠시 여기에 앉아 주변 경관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해도 좋다.
 
 울산 간절곶 소망길 대바위공원에서 찍은 수려한 동해바다 주변 풍경
ⓒ 한정환
   
간절곶 소망길에는 곳곳에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이 적혀 있어 걸어도 지루하지가 않다. 대바위공원에서 신랑각시바위를 거쳐 솔개해수욕장으로 가는 곳에 전망대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군인 경계초소로 이용하던 것을 미관을 고려하여 전망대로 만들었다.
솔개해수욕장은 진하해수욕장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해변이 짧다. 짧지만 아담한 모습의 해수욕장 풍경이 인상적이며, 편안한 느낌을 안겨준다. 해수욕장을 지나면 솔개공원이 보인다. 앞바다가 훤히 트여 있어 해안가 전체 조망이 좋은 솔개공원은 바로 앞을 내려다보면 긴 바위가 보이는데 두꺼비처녀바위라 불린다.
  
 솔개공원 앞에서 내려다 본 두꺼비처녀바위 모습
ⓒ 한정환
 
옛날에는 이 바위가 해변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방파제처럼 걸어 다닐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두꺼비처녀바위가 마을을 위해 태풍과 파도를 막아주는 자연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

솔개공원을 지나면 제법 큰 규모의 축양장이 보인다. 축양장 주변으로 갈매기들이 몰려와 장관을 이룬다. 축양장에서 흘러나오는 치어를 낚아채기 위해 큰 울음소리를 내며 서로 치열한 먹이 쟁탈전을 벌이는 장면도 볼만하다.

축양장을 지나면 송정공원과 낚시명소로 유명한 송정방파제와 빨간 등대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간절곶 소망길 순탄한 코스는 여기가 끝이다. 노약자와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여행객,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국도 31호선 도로 위로 올라가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간절곶으로 가야 한다. 송정항부터는 경사도가 꽤 높은 계단을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울산 송정항에서 간절곶으로 가는 가파른 골짜기 계단 모습
ⓒ 한정환
   
송정항에서 골짜기 가파른 계단을 몇 번 오르내리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간절곶과 만난다. 간절곶에는 TV 드라마 '메이퀸'에 사용된 드라마 세트장, 간절곶 등대, 풍차. 소망우체통, 각종 조각예술품, 대송항 방파제 앞에 연인을 위한 프러포즈 등대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가득하다.
 
 울산 간절곶 풍차 공원 모습
ⓒ 한정환
   
계묘년 검은 토끼해를 맞이하여 간절곶에 토끼 형상 조형물도 설치해 놓았다. 이곳에서 인생 사진 한 컷을 마지막으로 간절곶 소망길 걷기를 마무리한다. 한국 관광 100선에도 선정된 간절곶 소망길. 2023년 새해 시작은 특별한 이 길을 걸으며 한 해의 소망을 빌어보면 어떨까?

* 찾아가는 길
 

- 주소 및 주차 
1.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진하리 83-3(울산 진하해수욕장 임시주차장)
2.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서생리 154(서생 진하 공영주차장)

- 입장료 및 주차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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