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10대 위협 요인 순위는…‘불량배 러시아’, ‘시황제 중국’ 順

유라시아그룹, 글로벌 10대 리스크 연례 보고서 발표
AI·인플레이션·에너지 위기·물부족 등 리스크에 포함

지난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베이징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 AP/뉴시스

올해 세계 10대 리스크 1위에 우크라이나 공습을 계속하고 있는 러시아가, 2위에는 지난해 제3기 시진핑(習近平) 체제를 출범시킨 중국이 각각 차지했다.

국제정세 리스크를 분석하는 미국 컨설팅 기업 ‘유라시아 그룹(Eurasia Group)’이 3일(현지시간) ‘2023년 세계 10대 리스크’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글로벌 플레이어에서 최대 불량 국가로 변해 서방은 물론 전 세계의 안전 보장까지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불량국가”(Rogue state)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지상전에서 연일 밀리는 데다 온난한 유럽 겨울 날씨의 여파로 ‘자원 무기화’ 전략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그럼에도 “러시아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압력이 커질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경계했다.

재래식 무기 대신 핵·드론·탄도미사일·테러 등 비대칭 전력을 활용하고 사이버 공격과 서방 정치권에 대한 물밑 선거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다만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은 핵 위기가 고조되더라도 “러시아는 위협 수준을 조정할 것이며 직접적인 핵 사용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3연임을 확정하며 중국 권력을 독점함으로써 사실상 황제에 등극한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해서는 그가 권력을 극도로 집중시켰지만 견제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큰 실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유라시아그룹은 지난해에도 1위 리스크로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실패 가능성’을 꼽았다. 보고서는 시 주석이 ‘제로 코로나’ 정책 등 오판을 고집한 탓에 공장 폐쇄, 대규모 시위 등이 벌어져 글로벌 공급망을 마비시켰다면서 앞으로도 시 주석의 자의적인 정책 결정이 중국의 정책 변동성을 키우고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3위에는 인공지능(AI)기술의 발달에 따른 부작용이 차지했다. AI로 인해 자동생성되는 “가짜뉴스와 정보가 확산돼 많은 사람들이 진위를 판별할 수 없는 탓에 사회가 혼란에 빠질 우려가 있다” 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또한 AI 기술의 왜곡이 민주주의 국가들을 혼란케 하는 한편, 내부적으로 반체제 세력을 억압하고 싶은 독재국가들에겐 선물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밖에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충격 ▲ 궁지에 몰린 이란 ▲ 에너지 위기 ▲ 여성 권익 신장 중단 ▲ 미국 내 정치적 분열 ▲ 틱톡 붐과 Z세대의 영향력 증대 ▲ 물 부족 문제 등을 올해 10대 리스크 명단에 올렸다.

유라시아 그룹은 1998년 설립 이래 해마다 글로벌 정치와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석해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