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오프닝 역풍…항공·면세점 `전전긍긍`

[한국경제TV 신선미 기자·전효성 기자]
<앵커>

우리 방역 당국이 코로나 확산세가 이어지는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고강도 방역 조치에 나서면서, 중국내에서 일부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자칫 반한 감정이 고조되는 것은 아닌지, 중국 하늘길 재개로 부활을 노리던 항공업계엔 다시 비상이 걸렸습니다.

전효성 기자입니다.

<기자>

중국 대표 SNS인 웨이보. 우리 방역 당국이 중국발 입국자의 방역 절차를 강화한다는 글에 1만여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이 중 "어차피 한국에 가지 않는다", "한국에 가지 않는다고 해서 죽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에 많은 공감이 이어졌습니다.

한 온라인 매체는 "한국이 문을 걸어잠그면 어차피 경제적 손실은 한국이 입는다"는 경고도 내놨습니다.

최근 우리 방역 당국은 중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는 모두 PCR 검사를 받도록 하고 사전 코로나 검사 결과도 제출하도록 방역 절차를 강화했습니다.

중국 내 공관을 통한 단기 관광비자 발급도 이달 말까지 중단했습니다.

세계 각국이 중국발 여행객 입국 규제에 나서는 가운데 미국·일본 등 다른 나라보다 한층 강력한 입국 제한 조치에 나선 것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를 둘러싸고 일부 중국인들은 코로나는 중국의 책임이 아니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항공·관광업계는 당혹스러운 분위기입니다.

중국 하늘길 회복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반한 정서까지 조성된다면 여행 수요가 더 꺾일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실제 중국행 항공편의 증편 계획을 세워둔 항공업체들은 강화된 방역 정책이 나온 후 일제히 증편을 미뤘습니다.

[관광업계 관계자: 중국의 주요 매체, 웨이보나 숏 플랫폼에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어요. 이런 네티즌들의 부정적인 여론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중국내 코로나 상황, 특히 춘절이 어떻게 될 건지를 주시고 있습니다.]

특히 우려감이 커지는 곳은 아시아나항공과 저가항공사(LCC) 기업들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 이전 중국 노선 탑승객의 비중(28.3%)이 경쟁사인 대한항공보다 10% 정도 높을 정도로 중국 노선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지난 2019년 3분기 19%를 차지했던 아시아나항공의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은 지난해(2022년) 3분기 2.1%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중국의 방역 정책 완화로 중국행 항공편을 늘릴 계획을 세워뒀지만 사실상 어렵게 되며 실적 개선에도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입니다.

아울러 중국발 항공편은 당분간 인천공항으로만 들어오도록 조정됐는데, 지방 공항의 운항이 많은 LCC 기업들로서는 이 역시 악재입니다.

[항공업계 관계자: 항공사로서는 따라야 하는 거고, 저희도 올해 1월에 (중국) 증편을 몇 군데 하려고 했는데 그걸 다 보류한 상태입니다. 조금 풀리려고 할 때 멈췄기 때문에 여행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게 안 좋긴 하고…]

코로나19를 맞이한지 어느덧 3년차, 그동안 부침을 겪어온 항공업계가 재도약하기까지는 당분간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전효성입니다.

<앵커>

제로 코로나 정책이 끝나면서 중국 관광객 방문을 기대했던 면세업계도 기대감이 한풀 꺾였습니다.

중국 관광객이 국내 면세점을 찾지 않으면 면세점 실적 반등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인데요.

이런 가운데 최근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경쟁도 시작됐습니다.

자세한 내용, 유통산업부 신선미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흥행에 중국발 변수가 어떤 영향을 줄까요?

<기자>

사실 며칠 전만해도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경쟁이 치열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었는데요.

중국 입국자에 대한 방역 강화에다 중국 내에 커지는 반한 정서까지 돌발 변수가 됐습니다.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으로 절대적입니다. 중국인들의 입국이 지연되면 아무래도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는 거죠.

이에 면세업계는 중국 변수까지 고려해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의 유불리와 함께 득실을 잘 따져봐야하는 상황이 된건데요.

증권가에선 중국 내 코로나 단체 면역 형성 시기 등을 고려하면, 그래도 올 하반기부터는 중국 관광객이 늘면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업권이 10년짜리라는 점에서 입찰에 모든 면세 대기업들이 뛰어들지 않겠냐는 관측입니다.

<앵커>

관광객이 더디게 유입되겠지만 그래도 회복은 시간 문제일 거라는 얘기인데. 그렇게 보면 이번 입찰이 10년짜리 사업권으로 더 중요한 만큼 하나식 자세히 살펴보죠.

이번 입찰에선 임대료 방식도 변화가 있다면서요?

<기자>

우선 가장 큰 변화는 ‘고정 임대료’를 고수하던 인천공항공사가 ‘여객당 임대료`로 바꾸며 한 발 물러섰단 점입니다.

기존 5년이었던 계약기간도 10년으로 늘리면서 사업 안정성도 강화됐는데요. 흥행 조건은 갖췄다는 평가입니다.

면세업계에서도 "수익성을 잘 따져봐야겠지만, 10년 사업권인 만큼 입찰을 포기하는 곳은 없을 것"이란 얘기가 나옵니다.

관건은 새롭게 도입된 여객당 임대료 방식에서 얼마나 합리적인 입찰가를 제시하고 낙찰을 받을 것이냐에 달렸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가장 주목할 점은 바뀐 임대료 체계일텐데, `여객당 임대료`로 하면 이전과는 어떻게 달라지는 겁니까?

<기자>

공항 이용객 수에 입찰에 참여하는 면세사업자가 제안한 `이용객 1인당 단가`를 곱해 임대료를 산정하는 방식인데요.

즉 `이용객 1인당 단가`에 높은 금액을 써내는 사업자가 입찰에 성공하게 됩니다.

<앵커>

새롭게 도입된 제도인데다 가이드라인도 없다면, 업계의 눈치다툼은 더 치열할 것 같은데요.

<기자>

이용객 1인당 최저금액은 제시가 됐는데요.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권인 `향수·화장품과 주류·담배`의 금액이 5천원대로 가장 높습니다.

부티크 권역과 비교하면 5배 가량 비싸고, 패션·액세서리 사업권과 비교하면 2배가 넘습니다.

하지만 처음 도입되는 제도인데다, 업체간 경쟁도 격화되면 자칫 너무 높은 가격으로 입찰 받으면서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자칫 승자의 저주가 될수도 있다는 얘기군요.

임대료 외에 계약기간, 임대료 책정 방식 외에도 달라진 게 많다면서요?

<기자>

구역과 품목 등 사업권을 묶어서 입찰방식을 설계했다는 점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우선 기존에는 터미널별로 나뉘어 있던 총 15개의 사업권(T1·9개, T2·6개)을 5개로 대폭 통합 조정한 겁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되면 2터미널에 비해 1터미널의 매력도가 크게 떨어질 것을 대비한 건데요.

2터미널에만 이용객이 몰릴 가능성이 크단 점에서 가장 수요가 떨어지는 구간인 탑승동과 1터미널, 그리고 2터미널까지 모두 하나의 사업권으로 묶었습니다.

또 면세점이 취급하는 품목에서도 변화를 줬는데요.

<앵커>

면세점에서 취급하는 품목이 크게 향수, 화장품, 주류, 담배, 패션, 부티크 등으로 분류될텐데,

어떤점이 달라졌나요?

<기자>

파는 품목마다 마진이 다르기 때문에 선호도가 다 다른데, 이걸 결합해서 입찰에 내놓았습니다.

향수·화장품과 주류·담배(2개), 패션·액세서리·부티크(2개), 부티크(1개) 등 크게 3가지로 분류하고, 각 품목당 2개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으로 변경한 것입니다.

특히 향수·화장품 품목과 주류·담배 품목을 결합한 점이 눈에 띄는데요.

면세점에서 매출 비중은 가장 높지만 최근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향수·화장품 품목과 수익성이 높은 주류와 담배 품목을 묶어 상호 보완이 가능하도록 구성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향수와 화장품 품목은 매출의 60%를 차지해 면세업계의 주요 품목에 해당합니다. 주류와 담배는 매출 비중은 5% 정도로 작지만 수익성이 좋습니다.

때문에 향수·화장품과 주류·담배 사업권이 업체들 간 경쟁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패션·액세서리와 부티크 권역도 코로나19 이후 매출 비중이 증가했거든요. 매장 면적도 늘어난 만큼 과거보다 선호도가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부티크 권역은 명품 단일 매장을 뜻합니다.

<앵커>

사업자들의 눈치게임이 이제 시작이 된 것인데, 이번엔 더 복잡한 게임 된 것 같아 보입니다.

이번 입찰 결과가 관련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매번 입찰때마다 결과에 따라 주가의 희비가 갈리곤 했는데요. 이번에는 입찰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변동이 더 심할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승자의 저주가 되지 않을 최상의 객당임대료를 제시하면서도, 상대적 알짜인 `향수·화장품과 주류·담배` 사업권을 누가 쥘 것이냐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또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의 도전과 롯데, 신세계, 호텔신라 면세점의 응전도 이번 입찰의 관전 포인트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입찰에 사활을 걸고 있나 보죠?

<기자>

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20년 3월 인천공항에 처음 진출했고, 면세업 진출도 가장 늦었습니다.

때문에 현재 운영하고 있는 인천공항 1터미널 패션잡화 사업권도 입찰을 위해 매우 고가를 적어냈다는 말이 돌기도 했는데요.

이번 인천공항 입찰 결과에 따라 업계 3위도 가능합니다. 그런 만큼 공격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이럴 경우 전체적으로 객당임대료를 끌어올리면서 입찰 과열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고, 결과적으로 모든 사업자들이 별로 먹을게 없고, 공항공사만 남는 장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번 입찰 일정은 2월 21일까지 참여등록을 하고 그 다음날 입찰 제안서를 내면 인천공항공사와 관세청 특허심사를 거쳐 최종 낙찰자가 선정됩니다.

신규 사업자 운영은 7월부터 시작될 전망입니다.

<앵커>

유통산업부 신선미 기자였습니다.
신선미 기자·전효성 기자 ss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