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순식간 휩쓴 '초강력 변이'…한국선 주춤한 두 가지 이유

이우림 2023. 1. 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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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발 여행객들이 코로나19 PCR 검사소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N.1 변이가 그동안 우세종을 차지했던 BA.5 변이를 누르고 차츰 세력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과거처럼 한 종류의 변이가 빠르게 다른 변이들을 대체해 우세종으로 자리 잡기보다는 여러 개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하는 변이의 춘추전국시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력 넓히는 BN.1…BA.5 검출률 감소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공개한 지난주(12월 25~31일) 주간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을 보면 BA.5 변이 검출률은 38.2%로 직전 주(46.1%)보다 7.9%포인트 감소했다. BA.5 세부 변이에 속하는 BQ.1과 BQ.1.1, BF.7은 각각 7.0%, 5.5%, 4.5%로 나타나 BA.5 계통은 총 55.2%를 차지했다.

BA.5 변이가 줄어든 만큼 세력을 확장한 건 BN.1이다. BN.1 변이 검출률은 33.3%로 직전 주 대비 8.9%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3명 중 1명은 BN.1 변이에 감염된 셈이다. BN.1 변이는 BA.2.75에서 재분류된 하위 변이로 기존 변이보다 전파력과 면역 회피 능력이 크다고 알려졌다. BN.1 변이 검출률은 11월 2주 4.9%에서 12월 2주 20%를 넘어선 후 지난주 30%대를 넘어섰다.

BN.1이 세력을 넓히고는 있지만, 과거 BA.1ㆍBA.2 변이가 수 주 만에 델타 변이를 대체했을 때만큼 빠르게 우세종으로 자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전에 BA.1ㆍBA.2는 압도적인 전파력으로 바이러스 지형을 한 번에 바꿨다면 지금은 변이 바이러스 간 전파력 차이가 크지 않아 여러 개가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XBB.1.5 13건 검출…“시간 두고 지켜봐야”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중국발 입국자들이 접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을 휩쓴 오미크론 하위 변이 XBB.1.5도 국내에서는 아직 검출률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8일 미국에서 처음 유입된 것이 확인된 이후 현재까지 국내에선 총 13건이 검출됐다. 미국에서는 최근 4주 동안 검출률이 매주 2배로 증가해 현재 40%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엄중식 교수는 XBB.1.5 변이가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되지 않는 원인을 두 가지로 분석했다. 그는 “처음에 유입되는 바이러스의 양이 많으면 그만큼 빨리 확산되는데 유입 양이 적었을 수 있다. 또 지금 국내에서 유행하는 BN.1 변이의 전파력이 상당한데 BN.1이 XBB.1.5를 압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XBB.1.5가 다른 계열에 비해서 어느 정도 우세할지는 시간이 좀 더 지나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3~4월까지 하루 7만~8만명 확진자 이어질 수도”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엄중식 교수는 지금처럼 여러 개의 변이가 난립하면서 점차 세력을 확장할 경우 유행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엄 교수는 “향후 BN.1을 대체해 미국에서 유행 중인 XBB.1.5나 중국에서 확산 중인 BF.7 등의 변이가 세력을 확산한다면 지금처럼 하루 확진자가 7만~8만명 나오는 상황이 3~4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3만명 수준이라면 의료 대응 체계에 부담이 크게 없을 텐데 7만~8만명 수준이 장기간 이어지면 버티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주 재원 중 위중증 환자 수는 전주 대비 9.8% 증가해 일평균 580명, 신규 사망자 수는 5.4% 증가해 일평균 5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3일 오후 5시 기준 병상 가동률은 위중증병상 40.2%, 준-중증병상 42.6%, 중등증병상 24.0%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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