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가르는 뜨거운 코트 ‘더 퍼스트 슬램덩크’ [쿡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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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어떤 설명이 필요할까.
전국 대회 경험도 거의 없는 북산고 농구부는 전통의 강호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인 산왕공고에 비해 열세다.
반전이 필요한 순간, 송태섭을 비롯한 북산고 멤버들은 한 명씩 자신의 한계를 깨고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움과 상처, 다툼 등 삶에 마디가 되는 순간들을 다룬 개인사가 하나씩 나올수록 경기에서 일어나는 긴박하고 코믹한 상황들에 더 깊게 이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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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어떤 설명이 필요할까. ‘슬램덩크’가 돌아왔다.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는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등학교 농구부가 전국 대회에서 산왕공업고등학교 농구부와 맞붙는 이야기를 그렸다. 전국 대회 경험도 거의 없는 북산고 농구부는 전통의 강호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인 산왕공고에 비해 열세다. 경기 초반 나름대로 선전하던 북산고는 산왕공고의 올코트 프레스 전술로 위기에 처한다. 점수차가 20점까지 벌어져 승리와 점점 멀어진다. 반전이 필요한 순간, 송태섭을 비롯한 북산고 멤버들은 한 명씩 자신의 한계를 깨고 앞으로 나아간다.
원작 만화와는 전개 방식이 다르다. 하나의 경기 시간 동안 인물들이 가진 과연 사연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보여준다. 원작을 읽지 않은 관객도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접근한다. 그리움과 상처, 다툼 등 삶에 마디가 되는 순간들을 다룬 개인사가 하나씩 나올수록 경기에서 일어나는 긴박하고 코믹한 상황들에 더 깊게 이입된다. 느린 호흡의 사연은 수채화풍의 서정적인 그림으로 보여주고, 경기 장면은 3D CG 애니메이션으로 현장감을 살린다. 감독이 밝힌 것처럼 발을 밟는 방법이나 공을 받는 순간 신체 반응, 슛하는 순간의 타이밍 등 몸으로 기억하고 있는 농구를 표현한 결과가 담겼다. ‘슬램덩크’ 후속편이나 번외편 느낌은 아니다. 새로운 한 편의 영화로 완성해 처음 접하는 관객이 입문하기에 좋다.
원작 팬에게 다가가는 느낌은 또 다르다. 원작에서 많이 다뤄지지 않은 송태섭의 과거를 중심으로 새로운 에피소드가 추가됐다. 1996년 완결된 이후 같은 세계관을 이어간 단편 ‘피어스’ 외에 처음 등장한 이야기들이다. 원작 작가인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구상하고 쓴 이야기인 만큼 팬들이라면 기억 속 ‘슬램덩크’가 확장되는 순간을 놓칠 수 없을 것이다. 그림으로만 전개되는 만화책 특유의 느낌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한 장면들 역시 새로운 감동을 전한다. 감독이 펜으로 직접 그린 주인공들이 한 명씩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 잊고 있던 감정들도 되살아난다.
고작 고등학교 대항 농구 경기다. 경기장 밖 세상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는 그들만의 경기다. 이렇다 할 대단한 사건이 일어나는 것도, 주인공이 히어로처럼 맹활약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가능에 도전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심장이 뛰고 눈물이 차오른다. 영화는 러닝타임 125분 동안 이렇게 묻는 듯하다. ‘슬램덩크’, 좋아하세요?
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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