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안우진, 결국 WBC 제외…"책임감과 자긍심 고려"

배중현 2023. 1. 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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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야구대표팀 감독과 조범현 기술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오는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는 한국 야구대표팀의 명단을 발표하고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있다. KBO=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01.04.


깜짝 발탁은 없었다. 오른손 에이스 안우진(24·키움 히어로즈)이 태극마크를 다는 데 실패했다.

이강철 야구대표팀 감독은 4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수 15명, 포수 2명, 내야수 8명, 외야수 5명으로 구성된 WBC 야구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조범현 KBO 기술위원장은 "어느 곳에서도 위기라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 대표팀도 코칭스태프나 기술위원회, 선수단과 스태프 모두 위기의식을 갖고 이번 WBC 대표팀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말씀드리겠다"며 "성적 및 세대교체를 아우를 수 있는 엔트리를 구성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날 가장 관심이 쏠린 건 안우진이었다. 안우진의 지난 시즌 성적은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이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224개) 부분 1위로 '투수 2관왕'을 차지했다. 2021년 아리엘 미란다(당시 두산 베어스)가 세운 단일 시즌 탈삼진 기록 225개에 1개 부족했다. 그뿐만 아니라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24회)와 WHIP(이닝당 출루허용·0.95)를 비롯한 각종 투수 지표도 1위에 올랐다. 간판타자 이정후와 함께 키움을 가을 야구로 이끈 쌍두마차다.

성적만 보면 국가대표로 손색 없지만 '과거'에 발목이 잡혔다. 안우진은 2018년 입단 당시 고교 시절 저지른 학교 폭력(학폭) 문제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3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아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국가대표 선발 자격이 영구 박탈된 상태. 최근 과거를 둘러싸고 진실공방이 벌어졌지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징계가 달라진 건 아니었다. 조범현 위원장은 "선수 기량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의 상징적인 의미, 책임감과 자긍심 등을 고려해서 최종적으로 30명을 결정했다"고 에둘러 설명했다. '부상으로 인한 교체 대상에서도 제외되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보시면 될 거 같다"고 촌평했다.

키움은 안우진이 제외됐지만 간판 스타 이정후와 포수 이지영이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구단별로는 LG 트윈스가 6명으로 가장 많고 KT 위즈가 4명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지난해 최하위 한화 이글스는 단 한 명의 국가대표도 배출하지 못했다.

WBC는 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국제대회로 올림픽·아시안게임과 달리 현역 빅리거가 총출동한다. 한국은 2006년 1회 대회 4강, 2009년 2회 대회 준우승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2013년 3회 대회와 2017년 4회 대회에선 모두 1라운드 탈락했다. 당초 2021년 열릴 예정이던 5회 대회가 코로나 탓에 연기돼 오는 3월 치러진다. 대표팀은 일본·호주·중국·체코와 같은 조에 속해 3월 9일부터 13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 1라운드를 치른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8강행 티켓을 따내는 게 첫 번째 목표. 이강철 감독은 ”월드컵을 보면서 선수들이 동기부여 되지 않았을까 싶다. 몇위를 한다는 것보다 일본은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WBC는 4강부터 장소를 미국으로 옮겨 진행된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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