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한파에 컬리도 '연기'…유통街 상장 방향키는(종합)

김유리 2023. 1. 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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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기업공개(IPO)가 예고됐던 컬리가 결국 국내 증시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

컬리는 4일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을 고려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상장은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컬리가 상장을 연기하면서 지난해 IPO를 선언했던 주요 유통기업 가운데 일정상 선두에 서게 된 곳은 오아시스마켓이다.

시장에서 기업가치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할 때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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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국내 증시 '상장 연기' 결정
기업가치 온전한 평가 가능할 때 재추진
성장 방점 찍은 컬리, 투자 지속가능성 관심
현 상황 상장 첫 주자 오아시스마켓으로

올 초 기업공개(IPO)가 예고됐던 컬리가 결국 국내 증시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 IPO 시장 한파에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컬리는 4일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을 고려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상장은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4조원대에 이르던 컬리의 몸값은 최근 고금리 상황, 시장 위축 등으로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컬리는 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지난해 8월 22일로부터 6개월 후인 2월 22일 전까지 상장 절차를 완료해야 했다. 수요예측, 공모가 확정, 청약 등 공모 절차를 진행하려면 늦어도 1월 말까지는 증권신고서 제출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컬리 내부에선 1월 둘째 주를 제출 여부를 결정할 마지노선으로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으로 컬리가 상장을 재추진하기 위해선 이제 거래소 상장 예비 심사를 다시 거쳐야 한다.

올해 목표 역시 '성장'으로 잡고 있는 컬리는 올 상반기 경기 평택시와 경남 창원시에 물류센터 2곳을 추가할 예정이다. 수도권 샛별배송(새벽배송)에 최적화된 현재 서울 송파구와 경기 김포시 물류센터에 더해 '전국 광역권' 새벽배송 본격화를 위해서다. 관련 인프라 구축 등 투자 비용은 충분하다는 게 컬리의 설명이다. 재작년 말 성사돼 지난해 2월 완료된 앵커에쿼티파트너스 프리IPO 투자금 2500억원 등을 활용,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그러나 그 이후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컬리는 성장에 방점을 찍으면서 매출 규모가 2018년 1800억원에서 지난해 1조5614억원으로 급증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손실 역시 337억원에서 2177억원으로 불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쿠팡 등 e커머스 업체들이 수익성 우선 기조로 돌아선 상황에서 컬리는 여전히 성장 우선 정책을 펴고 있어 투자에 따른 선순환이 일어나기 전까진 지속적인 펀딩이 필요할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 컬리의 행보에 업계 관심이 큰 이유"라고 말했다.

컬리가 상장을 연기하면서 지난해 IPO를 선언했던 주요 유통기업 가운데 일정상 선두에 서게 된 곳은 오아시스마켓이다. 오아시스마켓은 지난달 29일 코스닥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오아시스마켓 역시 상장 예비심사 승인으로부터 6개월 기한을 고려하면 올 상반기 내 상장이 이뤄져야 한다. 오아시스마켓은 "시장 상황을 신중히 살필 것"이라면서도 "현재 일정대로 상장을 진행하기 위해 주관사와 증권신고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아시스마켓은 새벽배송업계 유일한 흑자기업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상장 준비에 힘을 싣는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 역시 60여 개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온라인과의 시너지를 꾀하는 사업 구조와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상황에 점수를 주고 있다. 1조원대 기업가치 역시 과도하지 않다는 평가다.

상장을 선언한 SSG닷컴은 지난해 하반기 상장 시점 특정을 해제했다. 시장에서 기업가치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할 때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급하지 않단 얘기다. CJ올리브영도 지난해 8월 IPO 계획을 철회, 얼어붙은 시장에 봄이 올 때까지 몸값 다지기에 나서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심리 악화 등 외부 요인에 따른 상장 철회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며 "각사는 시장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시장에서 보다 의미 있는 자리 선점을 함과 동시에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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