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푸는 中게임시장…달갑지만 않은 韓게임
세계 최대 모바일 게임 시장 개방에
국내 게임사 주가 반등
저작권 침해 여전, 불확실한 시장
게임사 "상황 지켜봐야"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중국 정부가 1년 6개월 만에 한국 게임에 빗장을 풀었다. 게임주가 급등하는 등 시장에서는 이를 반겼지만, 정작 게임사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한국 게임의 불법유통 등 저작권 침해가 여전하고 사업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서다.
中 판호 발급에 국내 게임사 주가 반등
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지난달 국내 게임 7종에 판호(서비스 허가권)를 발급했다. 중국 정부의 국내 개발사 게임 판호 발급은 1년 6개월 만이다. 여러 개의 한국 게임에 판호를 발급해준 것은 2017년 한한령(한류 제한령) 이후 처음이다.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이 빗장을 풀며 국내 게임사의 주가는 일제히 반등했다. '제2의나라', 'A3: 스틸얼라이브'를 비롯해 북미 자회사인 카밤의 '샵 타이탄' 등 3종의 게임 판호를 받은 넷마블은 관련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가 전일 대비 20% 이상 급등했다.
2022년도 상반기 ‘중국 게임산업 보고'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모바일 게임시장 규모는 932억 달러(약 111조 2248억 원)를 돌파했다. 중국 시장은 전체의 34%에 해당하는 320억 달러(약 28조 1888억 원)를 달성하며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액은 1104억 7500만 위안(약 20조 2566억원)에 달한다.
게임 불법 유통, 저작권 침해 등 여전
반가워할 만한 일이지만 국내 게임사 대부분은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예고 없이 시장 문을 다시 걸어 잠글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게임사들은 중국 정부의 판호 발급 소식에도 중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을 계획이다. 특히 국내 게임사가 우려하는 부분은 중국 내 게임 저작권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이 게임 서버를 불법 운영하거나, 게임 자체를 베껴 시장에 출시하는 등의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리니지', '열혈전기(미르의 전설2)' 등 중국에서 인기 있는 국내 게임 5종에 대한 불법 유통을 모니터링 한 결과 이들 게임을 불법 유통하는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 수십 개를 발견했다. 이들 대부분은 별다른 제재 없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이 만든 불법 사설 서버가 운영됐는데, 이곳에서는 불법 재화 거래 등이 이뤄지고 있다.
불법복제 '해적판'도 활개를 치고 있다. 정품 게임을 각색해 내놓거나, 과거 버전을 그대로 복제해 계속 서비스하는 식이다. 게임머니 충전, 파생상품 판매 등 불법유통도 조사됐다.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는 ‘신의탑M: 위대한 여정’ 게임머니 충전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게임안에서 결제해야 할 게임머니 충전 수익이 불법 복제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퍼블리셔 의존 높고, 소송에도 수년 소요
중국 시장 진출에 있어서 현지에서 게임을 배급 및 운영하는 퍼블리셔의 역할이 절대적인 점도 중국 시장의 어려움 중 하나다.
보통 인기 게임의 경우 게임 개발사의 영향력이 퍼블리셔보다 강하다. 하지만 중국 시장은 정반대다. 중국 진출을 위한 판호 획득과 현지에서의 불법유통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퍼블리셔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게임사 대부분은 중국 텐센트와 계약을 맺고 있다.
소송을 통해 불법행위에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2021년 스마일게이트의 게임 '크로스파이어'를 독점 대행하는 텐센트는 게임사 '취안민창잔'이 게임 저작권을 침해한 사실을 인정받아 2500만 위안(약 46억 원)을 배상받았다. 의미 있는 판례를 얻었지만, 이 소송은 2017년부터 장장 4년이 넘게 걸려 여전히 중국 내 게임 저작물 보호의 어려움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의 게임 시장 개방 움직임에도 당분간 관망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사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순위에 오를 경우 매출 기여도는 상당하다"면서 "하지만 그에 따른 운영의 어려움이 크고, 중국 당국이 확실히 시장을 개방할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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