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가방 산더미"…푸틴의 용병들, 바흐무트서 대규모 전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민간군사기업 바그너 그룹(wagner group)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에서 큰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일(현지시간)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을 시찰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프리고진이 한 건물의 지하실을 살피는 모습이 담겨 있다. 바닥 곳곳에는 전투에서 숨진 바그너 그룹 용병들의 시신 가방이 놓여있고, 다른 한 쪽에는 둘 곳이 없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시신 가방들도 보인다. 프리고진이 "전투에서 숨진 전사들은 관에 옮겨져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하는 모습과 함께 병사들이 시신 가방을 나르는 장면도 담겼다. 가디언이 공개한 또 다른 영상에선 프리고진이 "바흐무트에선 모든 집이 요새화되어 있다"고 토로한다. "한 집 건너면 방어선, 한 집 건너면 또 다른 방어선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곳 전선에서 이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에 위치한 바흐무트는 최근 전쟁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곳이다.
도네츠크주의 절반을 점령하고 자국령이라 주장하는 러시아는 지난해 11월 남부 헤르손에서 물러난 이후 이 지역을 사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주요 도시로 향하는 요충지인 바흐무트 장악이 중요하다. 푸틴은 바그너 그룹을 이 지역 핵심 전력으로 투입하고, 새로 충원하는 병력도 속속 보내고 있다. 때문에 전투가 참호전으로 번지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서 하루 수백 명의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럼에도 러시아의 바흐무트 전투 승리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스위크는 "우크라이나 역시 바흐무트에 병력을 증강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3일 보도했다.
잔인함으로 악명 높은 바그너 그룹은 푸틴이 수족처럼 부리는 용병 집단이다. 전쟁이 치열해지며 프리고진이 직접 러시아 교도소를 방문해 석방을 대가로 죄수들을 모집하는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미국 정보기관은 지난달 바그너 그룹이 북한에서 무기를 구입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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