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입 확진 76%가 중국발인데…보건소 "명단 제대로 안 왔다"
최근 일주일간 코로나19 해외유입 확진자 가운데 40%는 중국발 입국자로 확인됐다. 정부가 이들에 대한 고강도 방역 대책을 내놨지만, 장기 체류자 관리 등에서 구멍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중국발 확진자, 3일에만 전체 76%
전날(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검사받은 단기 체류 외국인 281명 가운데 73명은 확진 판정을 받아 양성률은 25.9%로 집계됐다. 지난 이틀간 입국한 단기 체류자만 봤을 때 590명 중 136명이 확진돼 누적 양성률은 23.0%로 나타났다. 조규홍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중대본 회의에서 “중국 내 코로나19 유행이 국내로 퍼지지 않도록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 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시행 사흘째…곳곳서 난맥상
중국발 입국자 가운데 장기 체류 외국인이나 내국인은 입국 1일 이내에 거주지 보건소에서 검사한 뒤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택 대기하는게 원칙이다. 지난 2~3일 중국발 입국자 2189명 가운데 73%에 이르는 1599명(2일 743명·3일 856명)은 거주지 보건소 등 지자체가 관리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지난 3일 질병청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입국자들이 항공기에 탈 때 입력하는 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큐 코드) 정보 등이 지자체 보건소로 제때 전달되지 않았다. 입국자가 큐 코드를 통해 국내 주소지와 연락처 등을 입력하면, 지자체 보건소는 이를 넘겨받아 검사 결과 등을 집계한다.
서울의 A보건소 관계자는 이날 오전 “어제 시스템 먹통 후 복구됐다지만, 자료가 아직도 다 넘어오지 않는다. 이제 조사해 확진자를 직접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보건소는 이틀동안 스스로 검사를 받으러 와 "중국발 입국자"라고 밝힌 54명의 정보만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내 중국발 입국자가 63명이라고 밝힌 서울 B구청은 “어제(3일) 복구됐다고 했으나 모든 정보가 입력된 것도 아니고 명단 내 장·단기 체류자 구분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아 구청이 관리해야 하는 확진자가 몇명이나 되는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B구청 관계자는 “입국자가 큐 코드를 통해 확진 여부를 입력해야 지자체가 확진자를 인지하게 된다”면서 “입력하지 않았을 때 개별 연락을 하고 있지만,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중국발 입국자 명단 가운데 장·단기 체류자 구분이나 확진 여부 등에 대한 집계가 순조롭지 않다는 뜻이다. 질병청 통계에도 중국발 장기 체류 외국인이나 내국인 확진 상황은 아직 반영되지 않고 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들에 대한 관리가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질의에 “검역대에서 유증상자는 PCR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입국 직후 공항에서 검사를 받는 단기 체류자 관리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3일 밤 인천시 중구 영종도 한 호텔 인근에서 중국인 확진자 A씨(41)가 격리를 거부하고 달아났다. A씨는 확진자 이송용 버스를 타고 인천 임시재택격리시설인 한 호텔에 도착한 뒤 객실 배정을 기다리다 도주했다. 현장에 질서유지요원 등이 있었지만 A씨의 도주를 막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계속 쫓고 있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방역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A씨는 현재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임 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첫날 혼선이나 발견된 미비점은 신속하게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채혜선·심석용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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