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식량자급률 55.5%…밀, 콩 등 전략작물직불제 도입

세종=이준형 2023. 1. 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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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업무보고…4대 정책목표 제시
가루쌀 생산 본격화…비축 1만t으로 확대
K-푸드 수출본부 구성…장관이 본부장 맡아

[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정부가 식량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전략작물직불제를 도입한다. 논에 쌀 대신 밀, 콩 등을 재배할 경우 지원금을 주는 제도다. 국가 재정으로 농업인 소득을 보전해주는 농업직불제는 5조원 규모로 확대한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주요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농식품부 업무보고에는 ▲식량안보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 ▲농가 경영안전망 ▲새로운 농촌 공간 조성 및 동불복지 강화 등 4대 정책목표가 담겼다.

농식품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2027년까지 식량자급률을 55.5%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2021년 식량자급률(44.4%) 대비 11.1%포인트 높은 수치다. 올해 식량안보 관련 예산은 3489억원으로 지난해(1972억원)보다 약 78% 늘었다. 정 장관은 전날(3일) 사전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 출범 후 식량자급률은 계속 우하향했다”면서 “이번 정부에서 처음으로 (자급률을) 유턴시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략작물직불제 도입

농식품부는 식량자급률 제고를 위해 우선 올해 전략작물직불제를 신규 도입하기로 했다. 논에 밥쌀 대신 가루쌀, 밀, 콩 등 3개 작물을 재배할 경우 헥타르(ha)당 50만~43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올해 전략작물직불 예산은 1121억원 규모다. 구체적으로 보면 논에 동계(밀·조사료)와 하계(논콩·가루쌀)를 나눠 이모작을 할 경우 ha당 250만원을 지원한다. 하계 조사료, 동계작물은 각각 ha당 430만원, 50만원을 지원하다. 논콩과 가루쌀 재배는 ha당 1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밀 대체품인 가루쌀 생산도 본격화한다. 농식품부는 올해 가루쌀 전문생산단지 39개소를 신규 지정해 재배면적을 2000ha로 확대할 방침이다. 민간기업의 가루쌀 신제품 개발 전(全) 과정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 같은 정책을 통해 2027년까지 국내 밀가루 수요의 10%를 가루쌀로 대체하겠다는 게 농식품부 목표다.

밀 생산과 비축은 모두 확대한다.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수입 의존도가 커 공급망 위기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밀 전문생산단지는 지난해 51개소에서 올해 73개소로 늘린다. 올해 밀 비축물량 목표치는 2만t으로 지난해(1만7000t)보다 3000t 많다. 비축물량이 없었던 가루쌀도 올해 1만t을 신규 비축한다.

해외 곡물 공급망도 확충한다. 농식품부는 우선 2021년 61만t 규모였던 국내 기업을 통한 곡물 수입량을 2027년 300만t으로 늘리기로 했다. 농식품부 구상대로면 2027년 국내 기업을 통한 곡물 수입량은 전체 곡물 수입 물량의 18%로 2021년(3.5%)보다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농업 수출산업화 추진

농업 신기술 육성을 위해 청년농 중심으로 스마트팜 보급률도 높인다. 이에 농식품부는 올해 지역특화 임대형 스마트팜 3개소를 신규 조성하고 스마트팜과 주거공간을 동시에 제공하는 청년농스타트업단지 2개소도 구축할 방침이다. 또 연내 전남 나주에 50ha 규모의 노지스마트팜 시범단지를 가동하고 시범단지 3개로 신규 지정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스마트농업을 체계적으로 육성·지원하기 위해 연내 ‘스마트농업 육성법’을 제정하고 하위법령도 마련한다.

농업을 수출산업화하기 위한 정책도 추진한다. 농식품부가 올해 만들 ‘K-푸드 수출 확대 추진본부’가 대표적이다. 정 장관이 직접 본부장을 맡은 추진본부는 주요 수출기업과 지방자치단체, 유관기관 등으로 구성된다. 추진본부는 농식품 수출 애로 해소, 민관 협력사업 발굴 등의 업무를 맡는다. 추진본부를 중심으로 농식품 수출액을 지난해 88억달러에서 2027년 150억달러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정 장관은 “농산물을 수출산업화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가격이 등락할 수 있고 시장 확장에도 문제가 있다”면서 “올해 (농식품 수출) 목표는 100억달러”라고 했다.

"직불제 로드맵 2~3월 내 발표"

농가 경영안전망을 위한 대책도 마련됐다. 농식품부는 우선 농업직불제를 단계적으로 확충해 향후 5조원 규모로 늘릴 방침이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직불금 지급 실적이 있는 농가로 지급 대상을 한정했던 기본직불제 농지요건은 삭제하기로 했다. 이에 올해부터 농업인 약 56만명이 3000억원 규모의 직불금을 추가로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한국도 결과적으로 (유럽처럼) 직불제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직불제 로드맵을 2~3월 내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올 1월부터 상환 기간이 도래하는 9800억원 규모의 정책자금은 상환을 유예한다. 또 농식품부는 올해 2700억원을 투입해 무기질비료 가격 인상분의 80%를 지원할 방침이다. 사료는 1.8%의 저금리로 융자를 지원한다. 농식품부는 농가 인력난 해소를 위해 고용노동부와 협업해 올해 약 5만명 규모의 인력 매칭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외국인력 공급 확대를 위한 제도 역시 확대 시행할 것”이라며 “체계적 농업인력 지원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농업인력 지원 특별법’도 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농식품부는 지난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로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면서 “올해는 가시적 성과를 도출해 농업이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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