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20년만에 왕좌 올랐다…그랜저 꺾은 국내 판매 1위 車는
기아의 쏘렌토가 지난 한해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출시된 쏘렌토는 20년 만에 국내 승용차를 대표하는 지위에 올라섰다. 지난 6년 간 1위를 지켰던 현대차 그랜저는 2위로 밀렸다. 현대차·기아·한국GM·르노코리아·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해 실적을 집계한 결과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베스트셀링카는 현대차 포터(상용차)로 9만2411대가 판매됐다. 쏘렌토가 6만8902대로 승용차 부문 1위에 올랐다. SUV가 세단을 밀어내고 승용 부문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랜저는 이번에 포터와 쏘렌토에 밀려 전체 순위에서 3위로 내려갔다.
쏘나타→그랜저→쏘렌토…바뀌는 1위
그랜저는 2017~2021년 승용차 부문 5년 연속 내수 1위 모델이었다. 이전에는 주로 쏘나타(10만8438대·2016년)였다. 그랜저는 2017~2020년 4년 연속 10만 대 이상 판매 기록도 갖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은 2020년(14만5463대)에 비하면 반토막이 난 셈이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르쌍쉐(르노+쌍용+쉐보레)’로 불리는 한국GM·르노코리아·쌍용차 등을 모두 합한 지난해 국내 완성차 5개사 실적은 국내 138만8476대, 해외(반조립 제품 포함) 600만8198대 등 739만6674대로 나타났다. 2021년 712만2347대(국내 143만3605대·해외 568만8742대)보다 3.9% 증가했다.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판매 실적은 5개사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내수는 3.1% 감소했다. 업체별로 보면 기아와 쌍용차만 내수 판매가 증가했다. 해외 판매의 경우 5개사 모두 판매량이 늘어나며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국내 122만9952대, 해외 561만8246대 등 전년 대비 2.7% 증가한 684만8198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국내 판매는 2.5% 감소했고, 해외는 3.9% 증가했다. 현대차그룹 측은 “코로나19 재확산과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인플레이션 확대와 경기 불황 등 영향으로 국내 판매가 다소 감소했지만 미국과 유럽, 신흥 시장 수요가 회복되면서 해외 판매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국GM‧르노코리아‧쌍용차는 모두 54만8476대를 팔아 전년(45만4309대)보다 20.7% 늘어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와 유사하게 내수(-7.7%)는 다소 줄었지만 해외(38%)에서 실적이 개선됐다. 르노코리아의 해외 판매 증가율이 63.3%로 가장 좋았다. 쌍용차는 지난해 7월 출시한 중형 SUV 토레스(2만2484대 판매) 덕분으로 내수와 해외 판매에서 모두 전년보다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트레일블레이저·XM3 효자 모델 꾸준한 인기
르쌍쉐 3사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외환위기(1998년) 이후 23년 만에 최소 생산을 기록하며 고전하는 듯했다. 국내 판매도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합한 수치에 밀려 완성차 시장 구도가 현대차·기아·벤츠·BMW의 ‘4강 구도’로 재편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들어야 했다. 하지만 반도체 수급난이 풀리고 쉐보레의 소형 SUV 모델 트레일블레이저, 르노의 하이브리드 모델 XM3 등 효자 모델이 꾸준한 인기를 끌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에는 친환경차 판매가 늘어나 시장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전년(7만1446대)보다 67.7% 증가한 11만9791대 전기차를 팔았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대량 생산체제로 전기차의 상품성이 개선되면서 가격이 점점 저렴해지고 있다”며 “내연기관 위주로 팔던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 실적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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