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합동 드론사령부 창설…"스텔스 무인기 연내 생산"

"무인기 대응 위해 감시·식별 체계 구축"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군 당국이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에 대한 후속 대책으로 '합동 드론사령부'를 창설한다. 무인기 방공망을 구축하고 북한이 탐지하기 어려운 '스텔스 무인기'도 이르면 연내 생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의 연쇄 도발에 따른 '9·19 남북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시사하며 대응 수위를 높인데 이어 군 차원에서도 공세적인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4일 국방부에 따르면 군은 감시·정찰, 전자전 등 다목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합동 드론사령부를 조기 창설할 계획이다. 앞서 윤 대통령이 지시한 드론부대가 사령부 형태로 구성되는 것으로, 군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북한 소형 무인기 도발 관련 대응방향'을 이날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 무인기 개발 현황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군 관계자는 "드론사령부의 작전운용 개념이나 지휘구조, 편성, 전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추진할 예정"이라며 "필요한 검토 과정은 많지만, 이른 시일 안에 창설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무인기 탐지 및 타격, 이를 위한 지휘통제 능력도 조기에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 당국은 우선 ▲전방 지역에서 미상 항적을 탐지하는 동시에 북한 무인기 여부 식별 ▲다수의 항적 동시 추적 ▲저공비행 소형 무인기 탐지 등 기능을 갖춘 '광역 감시·식별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방부는 윤 대통령이 이날 소형 드론 대량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스텔스 무인기를 개발하는 시점을 '연내'로 못 박은 것과 관련해서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기존에 보유한 기술을 활용, 실제로 올해 안에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ADD는 체계개발을 하기 전 다양한 기술을 개발한다"며 "스텔스 무인기 기술을 과거부터 자체적으로 (개발)해오던 게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내 남은 시간 동안 최대한 집중해서 개발 속도를 높이면 해볼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군은 드론을 잡는 '드론킬러' 드론도 신속하게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드론킬러 드론은 적의 드론을 레이저빔이나 총기 발사, 그물망 투하 등 방식으로 격추하거나 떨어뜨리는 드론 체계를 말한다. 지금까지 군단급 무인기를 비롯한 중대형 무인기 개발에 집중해 왔지만, 이미 확보한 관련 기술을 통해 소형으로 만들면 이른 시일내 개발할 수 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합참, 무인기 타격 합동방공훈련 실시 [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한편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 무인기 도발을 계기로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과 합참·작전사 차원의 무인기 대응 관련 작전체계 전반에 대한 진단을 통해 현 작전체계상의 문제점을 식별했다.

이에 따라 합참은 현재 가용한 탐지·식별·추적·타격 자산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배치·운용을 조정했다. 또 무기체계와 작전부대들을 활용, 한층 개선된 작전수행 개념을 수립하고 합참·작전사 주관 훈련을 통해 검증하고 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