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손가락 대니 냉장고 문이 ‘스르륵’…CES 예열 ‘후끈’ [CES 2023]
양문형 냉장고 문을 새끼손가락 하나로 연다?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프라이빗 쇼케이스’ 현장. 이 회사 직원이 비스포크 양문형 냉장고의 가운데 홈 부분에 새끼손가락을 가져다 대자 자동으로 문이 열렸다.
삼성은 앞서 ‘퍼스트룩 2023’ 행사에서는 TV의 실시간 채팅 기능을 선보였다. 축구 경기를 보다가 리모컨에 대고 “스펙타큘러 플레이(눈부신 경기다)!”라고 외치면 5000명 넘게 참여 중인 채팅창에 바로 뜨는 식이다. 이 기능 역시 한국에서는 지난해 소개됐지만 미국에서는 올해 시작했다. 삼성은 국내에서 선보였던 냉장고 자동 문 열림, TV 채팅 기능을 조만간 북미 시장에 확대 도입한다.
행사장 50% 넓어져, 10만 명 참여 예상
오는 5~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3’의 예열이 뜨겁다. 삼성전자·LG전자 등 한국 기업은 개막 전부터 신기술과 제품을 알리는 행사를 열어 분위기를 띄웠다.
이날 오전 10시 주행사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는 부스 설치가 한창이었다. 행사장 밖에서는 지난해 코로나19로 불참했던 구글이 대형 특별 전시관을 설치하고 있었다. 그 앞으로 열차 전체를 구글 광고로 감싼 지상 모노레일이 지나다니며 ‘빅테크의 귀환’을 알렸다.
기업 관계자와 인부들은 쉼 없이 움직였다. 출입 배지를 목에 건 기자들도 미완성인 전시관을 오갔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코로나19 영향으로 2021년 온라인으로 행사를 연 데 이어 지난해엔 행사 기간을 하루 줄였다. CTA에 따르면 올해 지난해보다 1600개 정도 늘어난 3800여 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지난해(4만5000여 명) 두 배 이상인 10만여 명이 행사장을 찾을 전망이다. 행사장 면적 역시 축구장 26개와 맞먹는 18만6000㎡로 지난해와 비교해 50% 늘었다.
삼성전자는 주전시장인 센트럴홀에 참여 기업 중 가장 넓은 3368㎡(약 1000평) 규모의 부스를 차렸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초연결 시대’다. 단순히 제품 전시를 넘어 홈시큐리티, 헬스·웰니스 등 경험 중심으로 구성했다. 올해 캄테크(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하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기술) 기반의 ‘쉬운 연결’ 기술도 처음 선보인다. 또한 외출 시 TV에 부착된 카메라로 집 안을 확인할 뿐 아니라 침수와 화재 상황도 전달받을 수 있다.
LG전자, 신발관리기 ‘슈케어’ 선보여
지난해 실물 제품을 전시하는 대신 앱과 QR코드로 가상 체험하는 방식으로 전시관을 운영한 LG전자는 올해 2044㎡(약 620평) 부스에 문 색상을 바꿀 수 있는 무드업 냉장고, 구매 후에도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업(UP)가전, 초프리미엄 가전인 LG시그니처의 2세대 제품 5종, 게이밍 TV와 모니터, 신발관리기 ‘LG 스타일러 슈케이스·슈케어’ 등을 전시한다.
구부릴 수 있는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상업용 대형 디스플레이) 260장을 이어 붙인 초대형 조형물 ‘올레드 지평선’과 세계 최대 97형 LG 올레드 TV, 88형 LG 시그니처 올레드 8K 등 초대형 스크린 체험 공간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겠다는 구상이다.
선박·트랙터…부스 꽉 찬 웨스트홀
센트럴홀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 모빌리티 전시 공간 웨스트홀은 이미 부스가 꽉 들어찼다. 대형 전시 제품이 많은 탓에 지게차들이 전시관 곳곳을 누볐다. 지난해와 비교해 25% 더 넓어진 전시 공간에 신형 전기차와 콘셉트카뿐 아니라 미래형 선박, 자율주행 트랙터도 자리하고 있었다.
미국의 농기계 업체 존디어는 운전자 없이 24시간 작업하며 알아서 비료와 농약을 뿌리는 스마트 자율주행 트랙터를 선보인다. 존 메이 존디어 최고경영자(CEO)는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 카를로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 리사 수 AMD CEO 등과 함께 이번 CES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이곳에 부스를 차렸다. 구글을 포함해 지난해 불참했던 이들 글로벌 빅테크는 각각 자율주행 기술, 자동차 운영체제의 새로운 버전, 자동차 소프트웨어 운영체제 등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이며 BMW·벤츠·폭스바겐·스텔란티스 등 완성차 업체와 경쟁에 나선다.
웨스트홀에선 HD현대그룹이 무인화·원격 디지털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미래 선박을 소개하고, 선박의 에너지 절감 기술과 친환경·저탄소 연료 추진 기술을 선보인다. HD현대 관계자는 “50년간 쌓아온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해양시대 미래상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빌리티로 돌아온 구글·MS·아마존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출전해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내놓는다. LG이노텍은 전기차·자율주행 전장 부품을 전시하고, LG디스플레이는 노스홀에서 차량용 디스플레이 전용 부스를 연다. LG그룹이 대외적으로 전장사업 확대 의지를 밝힌 셈이다.
최태원·정용진·홍준표 등도 ‘직관’
이번 행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LS 이사회 의장), 구자용 E1 회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등의 오너가 기업인이 참석할 전망이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양향자 의원 등도 행사장을 찾는다.
3년 전만 해도 ‘중국 전용홀’이 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중국 업체들의 참석이 활발했지만 최근 사정은 다르다. 현지 가이드 제임스김은 “지금은 완화했지만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봉쇄령 영향인지 중국인 관광객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센터에서는 ‘언베일드(unveiled)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본격 CES 개막에 앞서 맛보기 형태의 전시로 각 업체의 기술을 홍보하는 자리다. 스타트업 위주 200여개 기업이 메타버스, 푸드테크, 로봇 등 다양한 기술과 제품을 소개했다.
독일 업체 바이오닉 시스템즈는 최대 30kg 무게를 버티는 입는 로봇 ‘엑소스켈레톤’을 선보였다. 이 로봇을 활용하면 육체 노동자들의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네덜란드 기업 원서드는 아보카도 등 과일을 스캔해 신선도를 체크하는 기기를 소개했다.
프랑스 스타트업 ‘소셜드림’은 감정을 읽을 수 있는 VR(가상현실) 기기 ‘드림센스’를 선보였다. 일본 업체 다이버엑스는 게임에 특화된 VR 장갑 ‘컨택 글러브’를, 한국 스타트업 비햅틱스는 진동으로 실제와 같은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택트 글러브’를 소개했다.
라스베이거스=최은경·심서현·박해리·고석현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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