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총리실 "봐주면 직접 감찰" 민간단체 보조금 감사 경고
“감사 결과가 허술하거나 미흡하면 직접 나설 수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지시한 ‘민간단체 정부 보조금 감사’와 관련해 국무조정실(총리실)은 최근 각 부처 감사관실에 이같은 취지의 지시사항을 전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민간단체 보조금 지원과 관련해 각 부처가 절대 봐주기 감사를 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라며 “감사 결과가 미흡한 부처는 총리실이 직접 감찰에 나설 수도 있다고 알렸다”고 말했다. 일종의 경고 메시지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지난달 29일 전국 감사관 회의를 소집해 올해 4월 말까지 민간단체 국가보조금의 목적 외 사용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방 실장은 당시 회의에서 “민간단체에 지급하는 보조금이 연간 5조원을 상회하고, 지원받는 단체도 2만 7000여개에 달한다”며 “국민 세금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건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방 실장도 회의 석상에서 “감사 결과가 미흡하면 총리실이 직접 감찰에 나설 수 있다”며 성역없는 감사를 주문했다고 한다.
감사의 시작은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의 지난달 28일 ‘비영리민간단체 보조금 현황과 향후 계획’ 브리핑이었다. 이 수석은 문재인 정부 기간 민간단체에 대한 국가보조금이 2016년 3조 5600억원에서 2022년 5조4500억 원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연평균 4000억원이 증가한 셈이다. 이 수석은 “비영리 민간단체 보조금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라고 했다.
국무조정실은 우선 감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민간단체 보조금’과 관련해 최근 검·경·국세청 인력을 보강 중인 국무조정실 산하 공직복무관실이 칼을 빼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국 감사관 회의의 관할 주체가 공직복무관실이기 때문이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각 부처 감사관실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사안에 따라 공직복무관실이나 정부합동부패예방추진단이 나서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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