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쇼크’ 하룻밤 시총 60조원 증발 [3분 미국주식]

김철오 2023. 1. 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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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4일 마감 뉴욕증시 다시보기
악재 많은 테슬라 새해 첫 거래일 12%↓
세계 1위 애플 시가총액 2조 달러 붕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2019년 6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E3 게임 컨벤션에서 연설자의 발언을 청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뉴욕 증권시장의 새해 첫 거래일에 12% 넘게 급락했다. 지난해 차량 인도량이 목표치에 미달하면서다. 테슬라는 이제 100달러 선을 위협받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지난해까지 3년간 성장주를 대표했던 테슬라의 주가 폭락과 더불어 세계 1위인 애플의 시가총액 2조 달러 선이 무너지면서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4일(한국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1. 테슬라 [TSLA]

테슬라는 4일(한국시간) 마감된 나스닥거래소에서 12.24%(15.08달러) 급락한 108.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04.64달러까지 내려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8월 주식분할 3대 1 비율을 반영한 52주 신고가는 402.66달러다. 주가는 1년간 고점과 비교해 거의 4분의 1 토막이 났다.

이로 인해 테슬라의 시총이 하룻밤 사이에 476억2000만 달러(약 60조5000억원)나 증발했다. 미국 증시 정보 사이트 컴퍼니스마켓캡닷컴을 보면 테슬라의 시총은 이날 현재 3413억5000만 달러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까지 반영된 테슬라의 시총은 지난 3일 뉴욕증시의 개장 전까지 3889억7000만 달러였다.

한때 5위권을 넘봤고, 1조 달러를 넘겼던 테슬라의 시총 순위는 이제 6계단 떨어져 세계 19위까지 밀렸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유 석유기업 아람코, 대만 반도체 기업 TSMC 같은 해외 기업을 제외한 뉴욕증시 내 시총 순위는 15위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를 한때 세계 1위 재벌로 올려세웠던 테슬라의 시총은 이제 10위권 밖을 전전하고 있다.

새해 첫 거래일부터 테슬라의 폭락을 일으킨 건 목표치에 미달한 지난해 인도량이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137만대의 차량을 생산해 131만대를 고객에게 인도했다”고 발표했다.

연간 인도량은 2021년 대비 40% 늘어났다. 하지만 당초 제시했던 목표치인 50%에 이르지 못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테슬라의 연간 목표치 달성을 위해서는 140만대 이상의 차량을 인도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하순 미국에서 1000만원에 가까운 7500달러를 할인한 금액으로 판촉에 나섰지만 인도량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기차 수요 둔화, 코로나19의 뒤늦은 유행으로 멈춰선 중국 상하이공장의 생산 차질을 목표치 미달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수많은 악재가 테슬라의 성장성을 억누르고 있다. 여기에 머스크의 ‘오너 리스크’가 주가 하락을 자초했다. 머스크는 테슬라 차량과 상품의 가치를 암호화폐에 연동했고, 지난해 10월 중간선거 전후로 기업 경영에 불리한 정치적 행보를 펼쳤다. SNS 플랫폼 트위터를 인수한 지난 10월부터 테슬라 경영에 소홀했고, 자신의 보유 주식도 팔았다.

2. 애플 [AAPL]

새해 첫 거래일부터 기술주의 약세를 불러온 건 테슬라만이 아니다. 나스닥에서는 물론 세계 증시에서도 ‘대장주’로 꼽히는 스마트폰 제조사 애플은 이날 3.74%(4.86달러) 하락한 125.07달러에 마감됐다. 지난해 하락장에서도 탄탄한 실적으로 낙폭을 좁혔던 애플은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이로 인해 애플의 시총 2조 달러는 붕괴됐다. 컴퍼니스마켓캡닷컴에서 애플의 시총은 1조9890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세계 증시 사상 최초로 3조 달러를 잠시 뚫고 올라갔던 애플의 시총은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에 2조660억 달러까지 감소했다. 새해로 넘어와서는 2조 달러마저 지키지 못했다.

로이터통신은 “애플 시총이 2조 달러를 밑돈 건 2021년 3월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는 애플 시총 2조 달러 붕괴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중국의 아이폰 생산 공장 운영 차질, 이에 따른 아이폰 판매 둔화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금리 기조로 투자 심리가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3. 루시라헬스 [LHDX]

미국 의료기기 제조 기업 루시라헬스는 새해 첫 거래일의 하락장을 뚫고 주가를 400% 넘게 끌어올렸다. 이날 나스닥에서 440.05%(0.4889달러) 치솟은 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시총 3000위권 밖에 있는 루시라헬스는 미국에서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기업으로 평가된다.

루시라헬스는 코로나19와 독감 검사를 위한 진단키트를 처방전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다는 소식만으로 주가 폭등을 일으켰다. 이런 변동성은 언제든 집중 매도에 따른 주가 폭락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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