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레 장례식서 '김치~' 셀카 찍은 FIFA회장 뭇매

"나르시스트 바보" 등 비난·조롱 이어져
"펠레 동료들 셀피 몰라 도와준 것" 반박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축구황제' 펠레의 장례식장에서 '셀카'를 찍어 구설에 올랐다. 논란이 커지자 인판티노 회장은 "펠레의 동료들이 사진을 찍자고 요청해 들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 FIFA 회장은 "무례한 일은 절대 안 했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2일(현지시간) 펠레 장례식장에서 펠레의 옛 동료와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앞서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펠레는 대장암 투병을 하다 숨을 거뒀다. 향년 82세로 세상을 떠난 펠레의 장례식은 지난 2일 브라질 상파울루주(州) 산투스의 빌라 베우미루 축구장에서 진행됐다. 산투스 FC의 홈구장인 이곳은 펠레가 전성기를 보낸 곳이다.

세계 축구계 수장인 인판티노 회장도 장례식에 참석해 펠레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그런데 인판티노 회장이 이 자리에서 웃으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과거 펠레의 브라질 축구국가 대표 동료들과 사진을 찍었다. 하필이면 그가 사진을 찍었던 곳이 펠레의 관 머리맡이어서 논란이 커졌다.

펠레의 시신이 2일(현지시간) 브라질 산투스 빌라 베우미루 축구장에 안치돼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트위터에서는 "무례한 행동" "나르시시스트 바보" 등 인판티노 회장을 향한 비판과 조롱이 쏟아졌다. 인판티노 회장이 전 세계 FIFA 회원국에 "펠레의 이름을 따 최소한 한 곳의 경기장 이름을 바꾸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펠레를 추모하겠다며 다소 무리한 '제안'을 내놨으면서, 정작 장례식에서는 셀카를 찍었다는 것이다.

이런 비판에 대해 인판티노 회장은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논란을 빚은 사진을 공개하며 게시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그는 "펠레의 동료와 가족이 사진을 몇장 찍어도 되느냐고 물었고, 이에 동의한 것"이라며 "펠레의 동료에게 도움을 준 일이 비판을 받는 일이라면, 이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축구의 전설적인 페이지를 쓰는데 기여한 이들을 어디서든 계속 돕겠다"고 받아쳤다.

"펠레의 동료들이 어떻게 셀피를 찍는지 몰라서 내가 휴대전화를 들고 사진을 찍은 것"이라는 게 인판티노 회장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잘 모르면서, 정보도 알아보지 않고 글을 쓰거나 이야기를 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말을 바로 잡을 수 있는 품위와 용기를 가지길 바란다"고 썼다.

한편, '축구 황제'로 불리는 펠레는 빌라 베우미루 축구장에서 진행된 24시간 추모 이후 현지시간으로 3일 인근 네크로폴 에큐메니카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