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한줄 3100원, 자장면 6600원…외식물가 30년만 최대 상승
김밥 한 줄 가격이 3000원을 넘었고, 자장면 한 그릇 값은 6000원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외식물가는 30년 만에 최대 폭으로 뛰었다. 통계청 조사 대상 39개 외식 품목 가격이 모두 올랐다.
4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에서 김밥 한 줄은 평균 3100원에 팔렸다. 1년 전 2731원에서 369원(13.5%) 올랐다. 2017년만 해도 한 줄에 2154원 하던 김밥 가격이 5년 만에 3000원대가 됐다.
다른 음식 가격도 지난해 10% 안팎 크게 올랐다. 2021년 12월 5692원이었던 자장면 한 그릇 값은 지난해 12월 6569원으로 상승했다. 불과 1년 새 877원(15.4%) 뛰었다. 삼겹살은 1인분(200g) 기준 2만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1만9031원으로 1년 전 1만6897원에서 2000원 넘게 가격이 올랐다. 비빔밥은 한 그릇 9923원으로 1만원대가 코 앞이다
냉면(8.5%), 김치찌개 백반(6%), 삼계탕(11.9%), 칼국수(12.1%) 등도 마찬가지다. 신선 채소, 육류, 밀가루, 식용유 등 식재료 값이 크게 뛴 데다 인건비 부담까지 늘면서 가게들이 줄줄이 음식값을 올렸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을 보면 지난해 외식 물가지수는 110.71(전국 기준, 2020년=100)로 전년 대비 7.7% 상승률을 기록했다. 198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30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5.1%)을 웃돌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봐도 통계청 음식서비스 조사 대상 39개 품목 모두 지난해 값이 올랐다. 물가지수로 따졌을 때 지난해 갈비탕 가격(11.7%)이 가장 많이 상승했고, 자장면(10.8%), 김밥(10.7%), 라면(외식, 10%), 생선회(외식, 9.8%), 떡볶이(9.7%) 등이 바로 뒤를 이었다. 음식서비스 39개 전 품목 가운데 34개(87.2%)가 소비자물가 평균 상승률(5.1%)보다 더 많이 가격이 올랐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상승했던 곡물과 에너지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 들어 하향 안정화됐지만, 외식 가격엔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한 번 오르면 다시 내려가지 않는 외식 물가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올해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데 실질 소득이 감소한 소비자는 필수 소비가 아닌 외식부터 줄여나갈 것”이라며 “외식 가격의 과도한 인상이 자영업 경기를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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