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3.1% 줄고 수입차 2.6% 늘었다…벤츠·BMW, 르쌍쉐 '압도'

박영국 2023. 1. 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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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5사 내수판매 3.1% 감소…생산차질 속 수출 주력
수입차 판매 2.6% 증가…물량공급 상대적 원활
벤츠·BMW 고성장 지속…국내 판매 한국GM 2배 넘어
완성차 5사 2022년 판매실적. ⓒ데일리안(각 사 자료)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완성차 5사 판매가 3.1% 감소한 반면, 수입차 판매는 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투톱’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완성차 중견 3사를 넘어서다 못해 압도하는 수준까지 격차를 벌렸다.


4일 완성차 업계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완성차 5사의 연간 내수 판매실적은 총 138만8476대로 전년 대비 3.1% 감소했다.


업계 1위인 현대자동차가 국내 시장에서 5.2% 감소한 68만8884대를 판매했고 기아는 두 번째로 많은 54만1068대를 판매했다. 기아는 전년 대비 플러스 성장을 했지만 증가율은 1.1%에 불과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13.9% 감소한 5만2621대, 한국GM은 무려 31.4%나 감소한 3만723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른바 르쌍쉐(르노·쌍용·쉐보레)로 불리는 중견 3사 중 쌍용차만 유일하게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쌍용차는 지난해 신차 토레스의 인기에 힘입어 전년 대비 21.8% 증가한 6만8666대를 국내 시장에 판매했다.


업계에서는 완성차 업체들의 이같은 내수 판매 부진이 수요보다는 공급 측면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부품 수급난이 지속되며 전반적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수출물량 공급에 우선순위를 두며 내수 판매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완성차 업체인 한국GM과 르노코리아는 각각 제너럴모터스(GM)와 르노그룹 본사와의 계약 물량을 적기 공급해야 이후 물량 배정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에 수출에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GM의 지난해 수출 물량은 22만7638대로 전년 대비 24.6%나 증가했다. 지난해 쉐보레 드랜드의 트레일블레이저 및 플랫폼 공유 모델인 뷰익 앙코르GX 수출에 주력한 결과다. 내수판매가 크게 줄었음에도 수출이 늘면서 전체 판매실적은 11.7%의 플러스 성장을 나타냈다.


르노코리아 역시 지난해 11만7020대를 수출하며 무려 63.3%의 고성장을 보였다.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 수출물량을 생산하는 데 부산공장 생산능력의 절반 이상을 할애했다. 그 덕에 전체 판매실적도 27.8%나 늘었다.


쌍용차도 지난해 수출이 61.0%나 늘었지만 다른 완성차 업체들에 비해 절대물량이 많지 않아(4만5294대) 국내 수요 대응에 미치는 영향은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해외 판매가 전년 대비 각각 2.9%, 5.4% 늘었지만 이는 해외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물량이 대부분이라 국내 수요 대응과 연관성이 크지 않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판매물량에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물량도 일부 있긴 하지만 국내 생산물량을 내수와 수출 중 딱히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진 않았다”면서 “양쪽 다 전반적으로 반도체 수급 차질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로고.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각 사

이처럼 완성차 업체들의 내수 판매가 부진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수입차 브랜드들은 상대적으로 원활하게 물량을 들여와 팔았다.


지난해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는 28만3435대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여기에는 완성차 업체인 한국GM이 수입해 판매하는 쉐보레 브랜드 미국 생산물량(9004대)이 포함(완성차 5사 물량과 중복)돼 있지만 전년도와 물량 차이가 29대에 불과해 전년 대비 증가율에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수입차 업계를 이끌고 있는 벤츠와 BMW의 성장세다. 벤츠는 6.3% 증가한 8만976대, BMW는 무려 19.6% 증가한 7만8545대의 실적을 올렸다.


이미 전체 수입차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 두 개 브랜드는 지난해 생산차질 속에서도 국내 시장에서 고성장세를 유지하며 수입차 내 점유율을 도합 56%까지 끌어올렸다.


일찌감치 완성차 중견 3사를 제친 벤츠와 BMW는 지난해 실적에서는 압도적인 수준으로 차이를 벌렸다.


한국GM의 경우 국내 생산물량과 수입물량을 더해도 내수 판매량이 벤츠나 BMW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중견 3사중 그나마 선전한 쌍용차 역시 벤츠·BMW와 각각 1만대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업계에서는 수입차 상위 브랜드들이 완성차 중견 3사를 앞서는 상황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는 국내에서 워낙 인기가 많은 모델이라 해당 브랜드 본사에서도 한국 시장을 무시할 수 없어 물량 공급에서도 많이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입차 상위 브랜드들은 라인업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기 때문에 소수의 주력 모델에 의존하는 중견 3사에 비해 볼륨을 넓힐 여지도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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