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도 연습생으로 출전, 아이돌 오디션 기지개 켤까
[김상화 기자]
▲ 보이즈플래닛, 피크타임, 소년판타지 |
ⓒ CJ ENM, JTBC, MBC |
케이팝 아이돌 오디션 경연 예능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오디션 예능이 오는 2월 이후 무려 3개 방송국에서 각기 다른 형식을 취한 프로그램들로 선보일 예정이다.
아이돌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은 지난 2016~17년 사이 방영된 <프로듀스 101> 시즌 1~2의 대성공에 힘입어 방송가의 유행처럼 번져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타 방송사 제작 오디션은 대부분 실패를 맛봤고 원조로 불리던 엠넷조차 조작 논란에 따른 제작진 사법 처리를 겪으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2020년 <아이랜드>, 2021년 <걸스 플래닛 999 : 소녀대전> 등 엠넷의 프로그램들이 각각 엔하이픈, 케플러 등 성공적인 신인 그룹을 데뷔시키면서 부활의 조짐을 보이긴 했지만 MBC <야생돌>, <방과후 설렘>, SBS <라우드>를 통해 결성된 TAN, 클라씨, TNX 등은 아직까지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엠넷, JTBC, MBC 가 또 다시 신규 예능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 엠넷 '보이즈플래닛' 단체곡 '난 빛나' |
ⓒ CJ ENM |
가장 먼저 시동을 건 프로그램은 엠넷의 <보이즈 플래닛>(2월 2일 첫 방영)이다. <걸스 플래닛 999>의 시즌2 형식으로 마련된 이번 신작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보이그룹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다. 전작에선 한국-중국-일본 등 3개국을 중심으로 참가자들이 모인 데 반해 이번엔 전 세계로 문호를 확대했다. 그 결과 84개국에서 지원서가 몰려왔다고 한다.
K그룹(한국인) 49명, G그룹(외국인) 49인 참가자들의 조합으로 최종 출연자들이 정해졌고 지난해 12월 29일 방영된 <엠 카운트다운>에선 단체곡 '난 빛나(Here I Am)' 무대가 최초로 공개되었다. 이밖에 프리뷰 프로그램 <보이즈플래닛 : 스타 이즈 본>을 같은 달 30일 방영한 데 이어 참가자 전원의 직캠 영상도 함께 소개되면서 조회수 및 좋아요 수를 합산한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중소 기획사 연습생들을 중심으로 이미 데뷔를 했거나 기존 오디션 예능에 출전했던 참가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프로그램 방영 이전부터 몇몇 출연자들은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가장 놀라움을 자아낸 인물은 인기 그룹 펜타곤의 리더 '후이'다(본명 이회택으로 출전).
<프로듀스101> 시즌2가 탄생시킨 워너원의 데뷔곡 '에너제틱'의 공동 작곡자이자 '빛나리' 등 본인 소속팀의 주요곡을 프로듀싱한 경력을 가진 인물이기에 "심사위원, 마스터로 나올 만한 사람이 왜 연습생으로 나와?"라는 반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 JTBC '피크타임' 티저 영상 |
ⓒ JTBC |
2월 7일 첫 방영을 앞둔 JTBC <피크타임>은 방송 외적인 부분 때문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최근 계약 분쟁 문제로 화제의 인물이 된 이승기가 SBS <집사부일체2> 대신 출연을 결정한 예능이라는 점 때문이다. <싱어게인> 시리즈를 성공시킨 제작진의 신작이기도 한 <피크타임>은 색다른 방식의 경쟁을 택했다.
그동안 대부분의 경연, 오디션 서바이벌은 개인 참가자 위주로 간혹 팀 참가자가 섞인 방식이었지만 <피크타임>은 오직 팀 단위로만 출연이 가능하다. 기획 의도에서 소개된 것처럼 코로나로 인해 설 무대가 없었고 잦은 공백기와 멤버 교체로 인지도가 낮은 아이돌들이 모여 대결을 펼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취지는 이미 데뷔했던 인물들로 참가자를 채웠던 KBS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 더 유닛>, 인지도가 낮은 그룹들의 경연이라는 점에선 엠넷 <로드 투 킹덤> 같은 프로그램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MC 이승기를 비롯해서 규현(슈퍼주니어), 송민호(위너) 등 <싱어게인>으로 호흡을 맞춘 심사위원 뿐만 아니라 티파니 영(소녀시대), 박재범, 이기광(하이라이트), 김성규(인피니트) 등의 선배 아이돌, 안무가 심재원, 작곡가 라이언 전 등 쟁쟁한 인물들도 꾸려졌다. 5년 전 방영했던 <믹스나인>이 최종 우승팀을 데뷔 시키지도 못한 채 막을 내렸는데, 이런 흑역사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도 지켜보면 좋겠다.
▲ MBC '소년판타지' 티저 영상 |
ⓒ MBC |
2023년 봄에 방영되는 <방과후 설렘2 - 소년판타지>(이하 '소년판타지')는 지난해 걸그룹 클라씨를 최종 데뷔시킨 전작에 이어 보이 그룹 버전으로 속편이 마련되었다. 그동안 <언더나인틴>, <극한 데뷔 야생돌> 등 보이그룹 오디션을 선보였던 MBC로선 후속 시즌이 처음으로 제작되는 사례다.
이미 모든 참가자들이 공개된 <보이즈플래닛>,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난 <피크타임>과 달리 아직까지 <소년판타지>의 출연진들은 구체적으로 부각되진 않고 있다.
팀을 만들어 데뷔는 했지만 이후 활동이 지지부진했던 MBC표 오디션 그룹의 전례를 고려하면 이번 만큼은 이러한 약점을 만회해야 한다. 지난해 <방과후 설렘>은 초등학생 참가자까지 수용하면서 논란이 된 바 있었는데 이번엔 만 14세로 하한선을 설정해 잡음 요소 한가지는 덜어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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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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