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인터뷰] 이정효 광주 감독 "에이스 이탈? 오히려 좋아"
[풋볼리스트=인천] 조효종 기자=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잃을 게 없다'는 마음으로 자신 있게 K리그1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광주는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태국으로 출국했다. 태국 치앙라이에서 동계 전지훈련을 진행하면서 본격적인 K리그1 복귀 준비에 나선다.
이 감독은 작년 성공적인 감독 데뷔 시즌을 보냈다. 시즌 초 우승후보 1, 2순위로 거론되지 않았지만, 압도적인 성적으로 광주의 K리그2 정상 등극과 K리그1 승격을 이끌었다. 올 시즌도 지난 시즌처럼 예상을 깬 결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만난 이 감독은 "우리는 도전자이기 때문에 잃을 게 없다. 공격적으로 할 것"이라며 "작년 K리그2에서 시작할 때도 우리는 약팀이었다. 시즌이 끝나니까 강팀이 됐다. 또 약팀으로 시작한다. 이번 시즌이 끝났을 땐 우리가 어느 위치에 있을까. '광주가 과연 약팀이었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감은 에이스의 이탈에 대한 질문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광주는 최근 브라질 공격수 헤이스와 결별했다. 지난 시즌 39경기 12골 4도움을 기록하며 핵심 선수로 활약한 헤이스는 다른 K리그1 구단과 연결되고 있다.
이 감독은 이에 대해 묻자 "한편으로는 잘 됐다고 본다. '이정효 감독은 어린 선수뿐 아니라 외국인 선수도 잘 키우는 구나'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또 열심히 코칭해서 선수의 몸값을 올리고 선수가 좋은 대우를 받게 만들면 나와 광주의 이미지가 좋아질 수 있다"고 답했다.
다음은 이정효 감독 인터뷰
- 승격 이후 휴식기를 어떻게 보냈는지
월드컵 기간에 좋은 팀들의 경기를 보면서 많은 걸 훔쳤다. 모로코 경기도 봤고, 아르헨티나와 스페인, 독일, 잉글랜드의 경기를 눈여겨봤다. 스위스 경기도 자주 봤다. 훔친 걸 우리 광주FC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공부했다. 또 선수 영입에도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
- 올 시즌 K리그1 무대에 나선다. 각오는?
우리는 도전자이기 때문에 잃을 게 없다. 공격적으로 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챔피언이 될 수도 있다. 잘 안되면 다시 시작하면 된다. 도전자답게 정면 승부할 것이다.
- 동계 훈련 과정에서 K리그2를 준비할 때와 달라지는 점은?
K리그1에서는 수준 높은 선수들을 더 많이 상대해야 한다. 우리는 한두 선수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고 전체가 함께 움직이는 팀이기 때문에 조직력을 더 디테일하게, 끈끈하게 다져야 할 것이다. 그 점에 중점을 두고 훈련하려고 한다.
- 강도 높은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내 훈련의 강도가 높은지 모르겠다. 공 없이 마냥 뛰는 훈련을 하진 않는다. 수비 훈련을 많이 시켜서 그런 것 같다. 선수들이 수비 훈련을 더 힘들어한다. K리그1으로 올라온 만큼 훈련 때 선수들을 조금 더 압박하려고는 하고 있다.
- 승격하면서 리그 내 광주의 위치도 달라졌다. K리그1에선 언더독으로 시즌을 치르게 될 텐데
작년 K리그2에서 시작할 때도 우리는 약팀이었다. 시즌이 끝나니까 강팀이 됐다. 또 약팀으로 시작한다. 이번 시즌이 끝났을 땐 우리가 어느 위치에 있을까. '광주가 과연 약팀이었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것이다. 시즌이 끝나면 우리는 또 2배, 3배 성장해 있을 것이다.
- 현재까지 이적시장 성과에 만족하는지
솔직히 만족스럽진 않지만 욕심을 낼 수는 없다. 재정적으로 여유 있지 않다고 자신감까지 없진 않다. 두세 명 정도 더 영입하면 100%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기동력 있는 중앙 미드필더를 찾고 있다. 상황이 괜찮다면 센터백, 조금 더 여유가 있다면 오른쪽 윙백 영입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 지난 시즌 공격을 이끌었던 헤이스가 떠난 것에 아쉬움이 있을 것 같다
헤이스는 떠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 더 많은 연봉을 주는 구단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맞다. 우리가 재정적으로 잡을 수 있는 여건이 되면 잡으면 된다. 그렇지 않다면 과감하게 좋은 곳으로 보내고 우리는 또 다른 선수를 키우면 된다. 한편으로는 잘 됐다고 본다. '이정효 감독은 어린 선수뿐 아니라 외국인 선수도 잘 키우는 구나'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또 열심히 코칭해서 선수의 몸값을 올리고 선수가 좋은 대우를 받게 만들면 나와 광주의 이미지가 좋아질 수 있다.
- 새로 합류한 공격수 토마스와 아사니가 헤이스의 뒤를 이을 수 있을까
토마스는 2020년 제주 수석코치일 때부터 눈여겨보던 선수다. 그리스 무대에서 폭발력을 보여줬고, 멀티 능력도 있어서 주시했는데 마침 상황이 잘 맞아서 영입하게 됐다. 아사니 선수도 성장이 기대되는 선수다.
- 올 시즌 목표는?
우승이라는 꿈을 가지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올해가 안 돼도 내년, 내후년 언젠간 우승을 할 것이다. 우승이라는 꿈을 꿔야 팀이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승이란 꿈을 안고 나아가 보려고 한다.
- 지난해 팬들에게 맥북을 선물하며 승격 공약을 지켰다. 올해 공약은 생각해 본 게 있을까
이번엔 내가 공약을 요구하고 싶다. 우리가 잔류하거나 파이널A에 오른다면 구단과 시에서 나와 우리 선수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우리 팀에 뭘 해주실 건지 묻고 싶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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