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3D 디지털 휴먼·홀로그램 회의‘...MK CES 포럼 2023’서 만난 미래 인터넷
매경의 Pick: 몰입형 테크와 확장된 우주
“웹 3.0은 대화형·실시간·입체로 변신”
“몰입형 사용자 경험 갈수록 중요해져”
# 실비아 라셰바 유니티 3D 콘텐츠 프로듀서는 피부 주름이 잡히고 머리카락이 한 올 한 올 움직이는 ‘버추얼 휴먼’을 선보였다. 사실적인 눈동자, 머리카락, 피부 등이 달린 40대 디지털 캐릭터다. 830만개 화소가 있는 4K를 통해 렌더링한 것으로, 그동안 피부가 매끈한 버추얼 아이돌에 비해 사실감이 극에 달했다.
매경미디어그룹이 1월 5일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개최할 ‘MK CES 포럼 2023’에서 등장할 미래 인터넷 기술들이다. 매경미디어그룹은 CTA와 6년 연속 미디어 파트너십을 맺고 다양한 분야에서 CES를 지원하고 있다. 트렌드와 기술에 목마른 한국 기업인을 위해 마련한 것이 CES 포럼이다. 이를 위해 CES 2023에서는 ‘몰입형 테크와 확장된 우주(Immersive Tech and Extended Universe)’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이벤트를 통해 연사들은 미래 인터넷을 조망한다.
인터넷은 1990년 팀 버너스 리가 웹브라우저를 발명한 이래 32년간 급격히 발전했다. 웹 1.0은 참여자가 보기만 할 수 있는 일방향이었다면, 웹 2.0은 쌍방향으로 진화했다. 블로그, 게시판, UCC, 지식백과 등이 쏟아졌다. 하지만 소유는 여전히 플랫폼 업체들의 차지였다. 이제 이를 넘어 웹 3.0이 오고 있는 것이다. 넷플릭스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는 2006년에 일찌감치 웹 3.0을 이렇게 진단했다. “웹 1.0은 전화로 접속하는 속도였다면, 웹 2.0은 메가비트 대역이 될 것이고, 웹 3.0은 완전한 비디오 웹으로 거듭날 것이다.”
실비아 라셰바 프로듀서는 사전 인터뷰에서 “미래 인터넷은 3D로, 실시간으로, 대화형으로 바뀔 것”이라면서 “오늘날 웹사이트의 2% 정도만 이 정의를 충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10년 내에 상당수 웹사이트가 웹 3.0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니티는 참여자와 실시간 상호 교감할 수 있는 ‘버추얼 액터’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일방향으로 준비된 3D 그래픽이었다면, 미래 세계에 등장하는 가상 배우는 현실 세계 참여자들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 라셰바 프로듀서는 “현재 게임 영역에서 이런 기술들이 접목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한 번 등장한 기술은 멈추지 않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미래 인터넷이 접목될 영역 중 하나로 의료를 꼽았다.
라셰바 프로듀서는 “40대 디지털 휴먼을 공개한 뒤 한 의료기관에서 연락을 받았다”면서 “버추얼 휴먼을 갖고 의료 교육을 하고자 하는 수요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돌아가신 부모님 등을 디지털 휴먼으로 재현하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이런 디지털 휴먼이 인터넷 세계를 누비려면 몇 가지 조건이 있다. 크게 ▲자동화를 통해 비용이 절감돼야 하고 ▲고품질 기술로 몰입감을 극대화해야 하며 ▲막대한 데이터 용량을 줄여야 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또 다른 기술들이 발전해야 한다. 또 라셰바 프로듀서는 이런 미래 기술이 등장하면 인터넷 윤리 역시 발전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가짜 뉴스, 비윤리적인 행동 등이 커질 수 있다”면서 “기술의 오남용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 역시 함께 강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스코는 메타버스를 통해 멀리 떨어져 있어도 생동감 있게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웹엑스 홀로그램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선보인다. 메타버스는 지금껏 완전한 가상 세계였다면, 시스코가 준비한 메타버스는 현실과 가상이 융복합돼 있다. 시스코가 마련한 웹엑스 홀로그램은 홀로렌즈라는 홀로그램 기기를 착용해 회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컬런 제닝스 CTO는 “우리는 여전히 대면 미팅을 선호한다”면서 “사람은 누구나 상호 교감과 사회적 연결을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래 기술은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보다 현실감 있는 몰입감을 부여하고 이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스코의 웹엑스 홀로그램은 현실 세계에 대화 상대방과 가상 아이템을 공중에 띄울 수 있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멀리 떨어져 있는 의대생과 교수진이 웹엑스 홀로그램을 활용해 외과 실습을 할 수 있다. 제닝스 CTO는 앞서 웹엑스 홀로그램으로 등장해 실습용 인체 장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공장의 부품 조립부터, 공룡 화석 관찰, 식사 메뉴 선택까지 다양한 경험을 현실과 가상을 오가며 할 수 있다.
제닝스 CTO는 “홀로그램은 그동안 수십 년간 모든 사람이 꿈꿔온 기술”이라면서 “물리적 거리가 협업을 방해하지 않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리 슈워츠 스토리테크 창업자 진단
“다가올 CES 화두는 탈중앙화와 개방형을 중심으로 하는 웹 3.0입니다.”
로리 슈워츠 스토리테크 창업자는 ‘MK CES 포럼’에서 CES 2023의 트렌드를 집중 분석한다. 그는 CES 2023을 달굴 화두로 크게 ▲혁신이 이끄는 글로별 경제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 모빌리티 ▲메타버스와 웹 3.0 ▲ESG(환경·사회·거버넌스) 물결을 꼽았다. 특히 슈워츠 창업자는 CES 2023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트렌드에 대해 “토큰이나 가상화폐, 스마트 계약과 같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탈중앙화 인터넷 기술들을 곳곳에 목격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와 동시에 메타버스가 장비를 벗어나 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는 그동안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이 둘을 합성한 혼합현실(XR) 장치를 활용해야만 했다. 하지만 몰입형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장비 밖에서도 메타버스 구현이 가능해진다는 진단이다.
넥스트 인터넷이 새로운 트렌드라면, ESG는 인간 안보라는 개념으로 발전한다. 슈워츠 창업자는 “인간 안보란 사람의 생명과 존엄성에 대해 광범위한 도전을 차단하도록 하는 기술적 접근을 뜻한다”면서 “모든 사람의 권리를 지켜주고 그들의 권리가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예방적 차원의 대응”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CES에서는 휴먼테크가 크게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올해 100 대 1의 경쟁률을 뚫은 CES 최고혁신상에 ESG 기업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한국의 ‘닷’이 개발한 닷패드는 시각 장애인이 PC나 모바일에 접근하는 것이 어려운 점에 착안해 나온 점자 패드다. 2021년부터 애플과 협업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나오는 글과 다양한 그림을 닷패드에서 바로 만져볼 수 있도록 구현했다.
또 프랑스의 로봇 기업인 아크와로보틱스는 노후화로 곳곳에서 물이 새는 상수도를 손쉽게 정비할 수 있도록 상수도 지도를 그려주는 로봇을 선보여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상수구 입구에 로봇을 투입하면 로봇이 상수도를 기어 다니면서 지도를 만들고, 이를 토대로 맞춤 정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슈워츠 창업자는 모빌리티에 대해 자율주행을 넘어 서비스로서 모빌리티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동안 모빌리티는 자율주행이라는 기술 경쟁이 활발했다”면서 “하지만 앞으로는 서비스로서 모빌리티를 위해 충전기나, 충전기 네트워크와 같은 인프라 기술들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그는 “배터리 시스템뿐 아니라 안전 운행, 인포테인먼트와 같은 다양한 운전자를 위한 서비스들을 이번 CES 2023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토리테크는 CTA와 9년째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는 테크 콘텐츠 기업으로, 매년 발간하는 ‘CES 트렌드 리포트’를 통해 업계에서 명성을 쌓고 있는 미국의 스타트업이다. 스토리테크를 창업한 로리 슈워츠는 에미상 주관 기관인 미국 TV예술과학아카데미에서 이사로 지내고 ‘테크 캣 쇼’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테크 분야의 인플루언서다.
매경미디어그룹은 CTA와 6년 연속 미디어 파트너십을 맺고 CES 포럼을 열고 있다. 2022년에는 실리콘밸리의 유니콘 스타트업인 몰로코의 안익진 대표, 패트릭 쇼메 삼성전자 부사장, 대규모 세계 벤처캐피털인 NEA를 이끄는 조슈아 마코어 스페셜 파트너 등이 연사로 참여했다. 2021년에는 코로나 상황에 한국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벌였으며, 2020년에는 샌디 카터 AWS 부사장과 이진형 스탠퍼드대 교수가 각각 연사로 미래 테크를 소개했다.
1월 12일 오전 온라인으로 개최
매경미디어그룹은 CES에 참석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온라인 해설 서비스인 ‘CES 2023 디브리핑 라이브 세미나’를 연다.
오는 1월 12일 오전 온라인을 통해서다. CES에 참가한 뒤 별도로 집중 분석이 필요하거나, 참석을 못해 2023 테크 트렌드 분석을 별도로 받아야 하는 이들이 대상이다. 특히 참석자들을 위해 매경비즈는 온라인 강연뿐 아니라 강연 내용을 PDF 파일로 전달한다. 두고두고 참고 자료로 활용이 가능하다.
‘CES 2023 디브리핑 라이브 세미나’에서는 이상덕 실리콘밸리 특파원이 CES 트렌드를 키워드별로 정리 분석한다. 이어 구글 팀 리드로 활동한 인공지능 기계 번역 스타트업 XL8의 정영훈 대표가 인공지능을 해설한다. 또 올해 급부상할 웹 3.0·B2B 엔터프라이즈 영역은 공경록 K2G테크펀드 대표파트너가 맡았다. 삼성SDS·레노버·CJ그룹 등에서 투자책임자로 활동한 뒤 현재 웹 3.0 중심 벤처캐피털을 운영하고 있다.
날로 확산되고 있는 모빌리티 영역은 방성용 그리너지 대표가 해설한다. 그는 테슬라·애플·현대차에서 자동차 엔지니어로 활약하면서 전기차 시대를 목격하고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는 CEO다. 실생활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는 로보틱스는 구글 엔지니어로 활동하다 로봇의 시대를 예감하고 베어로보틱스를 창업한 하정우 대표가 해설한다. 하 대표는 식당 서빙용 로봇을 개발하기 전 직접 식당을 운영하면서 고객과 소통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번 세미나는 매일경제와 멀티캠퍼스가 진행한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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