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마지막 나날들을 편하게 만들어주셔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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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20일, 웨슬리사회성화실천본부(웨사본) 상임이사인 조정진 목사로부터 받은 영상엔 한 선교사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웨슬리하우스는 선교사 자녀를 위한 학사관으로도 사용되기 시작하더니, 지난해부터는 암을 비롯한 각종 난치병으로 투병하는 선교사를 위한 임시 거처로도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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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20일, 웨슬리사회성화실천본부(웨사본) 상임이사인 조정진 목사로부터 받은 영상엔 한 선교사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이 담겨 있었다. 영상 속 내용은 이랬다. 부부는 인천 수봉산교회(김범선 목사) 파송으로 17년 전 인도네시아로 갔다. 이들은 현지에 교회를 세웠고 근친상간 피해 여성을 돌보는 쉼터를 운영했으며 보육원도 설립했다. 하지만 남편이 암이라는 병마와 싸우게 되면서 지난해 6월 한국에 돌아와야 했다. 영상 속 부부는 이렇게 말했다. “빨리 건강을 회복해 선교지로 돌아가 남은 과업을 완수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다짐과 달리 남편은 지난달 27일 6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하나님 품에 안긴 이는 바로 김덕호 선교사. 그의 아내인 이선순(61) 선교사는 4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남편이 지난해 11월부터 건강 상태가 급속히 나빠지더니 결국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선교사가 거듭 감사의 뜻을 표시한 곳이 있었다. 바로 웨사본에서 운영하는 웨슬리하우스(관장 이상윤 목사)였다. 부부는 고국에 돌아왔지만 딱히 머물 곳이 없었는데, 그때 숙소가 돼준 곳이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 웨슬리하우스였다. 고인은 아내와 함께 지난해 8월 1일 이곳에 입주해 통원 치료를 받았다.
웨슬리하우스는 웨사본이 2017년 11월 시작한 프로젝트다.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43곳의 웨슬리하우스가 운영 중이며, 지난해까지 1795명이 이곳을 거쳐 갔다. 입소하는 이들은 소정의 사용료만 내면서 본인이 원하는 기간만큼 웨슬리하우스에 머물 수 있다. 쌀과 김치 등도 무상으로 제공된다.
이 선교사는 “이달 말까지 홀로 웨슬리하우스에서 지내다가 인도네시아로 떠날 생각”이라며 “웨슬리하우스에서 각종 생필품도 제공해준 덕분에 남편의 마지막 나날들이 편안할 수 있었다. 웨슬리하우스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웨슬리하우스의 사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프로젝트의 원래 취지는 고국을 찾은 선교사에게 잠시나마 보금자리를 제공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웨슬리하우스는 선교사 자녀를 위한 학사관으로도 사용되기 시작하더니, 지난해부터는 암을 비롯한 각종 난치병으로 투병하는 선교사를 위한 임시 거처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렇듯 사역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것은 선교사의 삶이 그만큼 팍팍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고국에 돌아오면 저렴한 숙소를 구하기 힘들고, 중병에 걸려 장기 치료를 위해 한국을 찾아도 머물 곳이 없을 때가 허다하다. 강병덕 한동대 교수가 한인 선교사 4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지난해 7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은퇴 후 예상 생활비의 81% 이상을 감당할 수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6.6%에 불과했고 국민연금에 가입한 선교사도 40%에 그쳤다. 기초적인 노후 준비도 못 할 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가 대부분인 셈이다.
웨사본은 지난해 9월 ㈔생명을나누는사람들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웨슬리하우스를 활용해 각종 난치병으로 투병하는 선교사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라파의 집’ 사역을 본격적으로 벌이기로 했다. ‘라파’는 ‘치료하다’라는 뜻의 히브리어로, MOU에는 웨슬리하우스 시설 정비 및 운영에 두 단체가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달 20일엔 서울 관악구에 있는 한 웨슬리하우스를 ‘라파의 집’으로 상설 운영키로 한 뒤 개관식을 열기도 했다. 조 목사는 “험지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암처럼 큰 병에 걸려 생사에 갈림길에 서는 선교사들이 많다”며 “한국교회가 선교사들을 섬기는 라파의 집 사역에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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