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3] ‘철학’ 넣고 ‘경계’ 넘고… 삼성·LG, 크기·콘셉트 경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 2023’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대형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 삼성전자는 CES에서는 처음으로 신제품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 대신 ‘초연결’이라는 지향점에 맞춰 제품 간 경계를 두지 않고 전시 공간을 구성했다. LG전자는 ‘삶의 행복’을 준다는 가치관에 맞춰 친숙한 콘셉트로 꾸몄다.
삼성전자는 3일(현지시간) ‘초연결’을 주제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전시 공간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 참가업체 중 가장 넓은 3368㎡ 규모로 전시관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CES에서는 처음으로 신제품을 별도로 선보이는 개별 공간을 두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신제품과 기존 제품, 타사 제품이 전시 공간 전체에 별다른 경계 없이 어우러지도록 배치했다. 지속가능, 스마트싱스, 파트너십을 키워드로 기기 간의 연결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람과 환경과의 연결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시 공간 전체에 신제품을 별도로 소개하는 공간을 아예 두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연결’이라는 가치를 전시 공간을 통해서도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기기들이 알아서 연결되어 작동할 수 있게 하는 ‘캄 테크 기반 쉬운 연결’ 기술을 처음 선보였다. 저전력 블루투스 탐색, 자동 인증 등의 단계가 새로 연결하려는 기기에서 알아서 진행되는 기술이다. 기기 연결을 통해 편리함을 누리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불편한 연결 과정을 없앴다. 예를 들어 새 스마트 오븐을 구입하면 사용자가 직접 등록하지 않아도 스마트싱스에 기기가 추가된다. 이사를 하거나 네트워크를 변경할 때에도 모든 기기의 와이파이를 재설정하지 않아도 모바일이나 허브 기기의 네트워크 재설정 한 번이면 네트워크 정보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전시관에 친환경 가치관도 담았다. 소싱부터 생산, 사용, 패키징, 폐기 등 총 5단계 11개의 제품 생애주기별 친환경 활동을 인터렉티브 디스플레이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공정 가스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대용량 통합 온실가스 처리시설(RCS)’을 처음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계에서 RCS를 활용하는 곳은 삼성전자가 최초이자 유일하다. 처리효율이 95%로 내구성이 뛰어난 신규 촉매를 RCS에 적용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지수가 낮은 공정 가스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고객 삶의 행복’이라는 가치관을 전시장에 담았다. 브랜드 슬로건인 ‘Life’s Good’을 주제로 2044㎡ 규모 전시관을 운영한다. LG전자 전시관 입구에는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260장을 이어 붙인 초대형 조형물 ‘올레드 지평선(OLED Horizon)’을 배치했다.
올레드 지평선은 올레드만이 가능한 기술이 집약된 혁신적인 구조물이라고 한다. LG전자는 “2013년 세계 최초 LG 올레드 TV를 선보인 후 지난 10년간의 초격차 행보와 앞으로 펼쳐질 LG 올레드의 미래가 맞닿아 새로운 지평을 연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홈 플랫폼 ‘LG 씽큐(LG ThinQ)’ 앱에서 도어 색상을 변경할 수 있는 무드업 냉장고를 포함해 새로운 기능을 지속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업(UP)가전’, 7년 만에 선보이는 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 2세대, 올레드 TV로 즐기는 webOS 콘텐츠를 전시장에 담았다. ‘LG 랩스(Labs)’ 프로젝트, ‘모두의 더 나은 삶’을 위한 ESG 비전을 소개하는 공간도 마련됐다.
LG전자는 유행을 타지 않는 미니멀 디자인 가전 콘셉트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무채색 계열의 장식적 요소를 최소화한 디자인으로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 이정석 전무는 “전 세계 관람객들은 혁신기술을 앞세운 맞춤형 고객경험은 물론 모두의 더 나은 삶을 생각하는 LG전자의 스마트 솔루션을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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