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당첨자 실거주 의무 폐지...분양권 전매제한 기간도 대폭 축소
기존 청약당첨자에도 소급적용
무순위 청약도 완화하고 중도금 대출 허용
정부는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며 PF 시장 전반으로 위기가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전매 제한과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는 주택에 대해서도 규제 완화를 소급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3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 업무계획엔 주택시장 연착륙을 위한 규제 정상화 방안이 담겼다. 여기엔 분양받은 주택을 최대 10년간 팔 수 없는 전매제한을 최대 3년으로 줄이고, 분양가 상한제 주택의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는 안이 담겼다.
강남3구와 용산구 등 규제지역의 전매제한은 3년, 그 외 서울 지역과 인천, 과천, 광명, 하남 등 수도권 과밀억제구역은 전매제한 1년이 적용된다. 국토부는 전매제한 완화는 오는 3월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실거주 의무 폐지는 조만간 주택법 개정안 발의를 통해 추진하기로 했다. 이미 분양이 이뤄진 주택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을 할 방침이다.
이 같은 조치로 당장 수혜를 입을 단지는 지난달 분양을 실시한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이다. 입주자모집공고 당시 이 아파트 단지는 전매 제한 8년, 실거주 의무 2년 규제가 적용됐다. 주택을 보유해야 하는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 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진데다 고분양가 논란까지 겹치며 일부 평형은 2순위 청약에서도 공급 가구수의 5배까지 모집하는 예비 입주자를 채우지 못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3일부터 17일까지 정당계약을 진행한다. 주택 가격하락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전매제한과 실거주 의무에 묶인 청약 당첨자들이 대거 계약을 포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규제 완화 조치로 계약률도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 최대 12억원까지만 가능했던 중도금 대출 규제를 풀고 이를 소급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분양가가 12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이 불가했던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면적 84㎡ 청약 당첨자들도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과 같은 시기에 분양에 나섰던 장위자이 레디언트 청약 당첨자들도 전매제한 완화, 실거주의무 폐지 등 규제 해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날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 지역과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에서 해제했다. 규제지역과 분양가 상한제 지역 해제 효력은 5일 0시 이후부터 적용된다. 올해 분양이 예정된 동대문구 휘경자이 디센시아와 서대문 센트럴아이파크 등은 규제지역과 분상제 지역 해제로 법 개정 없이 실거주 의무가 사라지게 된다.
한편 이번 정부는 이번 업무보고에서 1주택 청약 당첨자의 기존주택 처분 의무를 폐지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서울에서 민간 아파트를 분양할 때 중소형 면적(전용면적 85㎡ 이하)은 물량의 최대 60%를 추첨제로 공급하기로 한 가운데 이번 조치까지 더해지며 청약 경쟁률은 다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에게도 청약 당첨 기회가 돌아가기 때문에 인기 지역의 경우 청약 경쟁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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