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의 재투표' 美하원의장 선거, 3차에도 선출 못해(종합)

뉴욕=조슬기나 2023. 1. 4.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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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의장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했던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가 3일(현지시간) 3차례에 걸친 투표에도 결국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118대 의회 개회일인 이날 진행된 미 하원의장 선거 1차 투표에서 매카시 원내대표는 203표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의 하원 의석이 222석인 만큼 매카시 원내대표가 하원의장에 선출되기 위해서는 반란표가 적게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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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하원의장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했던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가 3일(현지시간) 3차례에 걸친 투표에도 결국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미 하원의 의장선거가 1차 표결로 끝나지 않은 것은 100년 만에 처음이다. 하원 내 정치적 혼란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118대 의회 개회일인 이날 진행된 미 하원의장 선거 1차 투표에서 매카시 원내대표는 203표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당선을 위해서 기권표를 제외한 과반 득표(218표)가 필요하지만, 당초 우려대로 공화당 강경파의 이탈표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하원 다수당의 공식 지명자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얻지 못한 것은 100년 전인 1923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하원은 같은 날 오후 5시까지 2차 투표, 3차 투표를 이어갔으나 최종적으로 당선자를 확정하지 못했다. 3차 투표에서는 오히려 공화당 강경파의 이탈표가 더 늘어났다.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의 하원 의석이 222석인 만큼 매카시 원내대표가 하원의장에 선출되기 위해서는 반란표가 적게 나와야 한다. 매카시 대표는 이날 "우리가 이길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하원의장으로 가는 길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현재 하원은 정회하고 4일 정오까지 관련 표결을 연기하기로 한 상태다.

이러한 이탈표는 사실 예고된 수순이기도 하다. 그간 밥 굿 하원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일부 강경파는 매카시 대표가 민주당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충분히 공격적이지 않다는 점 등을 문제 삼으며 그의 의장 선출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이에 매카시 원내대표 역시 강경파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전날까지 물밑협상을 이어왔지만, 결국 실패로 이어진 것이다.

하원 의장은 전통적으로 다수당 원내대표가 맡는다. 이날 1차 투표에서 관례대로 공화당은 매카시 원내대표를, 민주당은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를 각각 후보로 추천했다. 반면 공화당 강경파는 별도로 프리덤 코커스 전 회장인 앤디 빅스 의원(애리조나)을 후보로 추천했다. 1차 투표에서 매카시 원내대표가 확보한 표는 과반은커녕, 민주당의 제프리스 원내대표(212표)보다 적었다. 공화당 의원 중 19명은 빅스 의원을 비롯한 다른 의원에게 투표했다.

3차 투표에서 공화당 내 이탈표는 더 늘어났다. 공화당 강경파들은 2~3차 투표에서 짐 조던 의원(오하이오)을 후보로 추천했다. 2차에서는 1차와 동일한 19명이, 3차에서는 20명이 각각 매카시 원내대표가 아닌 다른 후보를 뽑았다. 현지 언론들은 조던 의원이 2차 투표 시 매카시 원내대표에 대한 지지를 부탁했음에도 오히려 악수가 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러한 공화당 내 균열은 민주당이 3차례 투표에 걸쳐 하원의원 212명 전원이 제프리스 원내대표에 표를 던진 것과 대조적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WP는 "최근 몇 주간 공화당 강경파의 요구를 수용하고 설득하는 데 시간을 보냈던 매카시 원내대표로선 타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의 난폭한 강경파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강경파를 달래기 위해 매카시 원내대표가 더 큰 양보를 해야만 하고 이 과정에서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공화당 강경파는 현재 의원 누구나 하원의장 해임결의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해줄 것 등 의사규칙 변경에 대해 요구하고 있다.

하원 내 정치적 혼란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원의장이 선출돼야만 상임위원회 구성 등 하원의 주요 일정도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100년 전인 1923년에는 9번의 표결 끝에 하원의장으로 프레드릭 질렛 의원이 선출됐다. 남북전쟁 직전인 1855년에는 하원의장을 선출하지 못해 무려 133번의 표결이 실시되기도 했다. NYT는 "당시 12월 시작된 선거는 다음 해 2월까지 이어졌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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