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의장 선거 100년 만에 3차투표…공화당 극우파 19명 반란
미국 의회 하원의장 선거가 3일(현지시간) 100년 만에 처음으로 재투표에 이어 3차 투표에 들어갔다. 이날 개회한 118대 의회에서 공화당은 다수당이 됐지만, 당내 극우 진영이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에 반대표를 던지면서 현지시간 오후 4시(한국시간 오전 6시) 현재 당선자를 확정 짓지 못했다.
하원은 이날 전체 회의를 열고 하원의장 선거를 진행했다. 공화당은 매카시 원내대표를, 민주당은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를 각각 후보로 추천했다. 공화당 내 강경파는 앤디 빅스 하원의원을 별도로 추천했다. 1차 투표에서 민주당 하킴 후보는 212표, 공화당 매카시 후보는 203표를 받았다.
민주당은 한 명의 이탈도 없이 하킴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지만, 공화당은 19명이 빅스 후보나 다른 후보를 뽑았다. 과반인 218표 이상 받은 후보가 나오지 않아 1차 투표에서 하원의장 선출이 무산됐다. 하원의원 435석 가운데 공화당 의석은 222석, 민주당은 212석이다. 1명은 사망해 결석 상태다.
1차 투표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건 1923년 이후 100년 만에 처음이라고 CNN이 전했다.
앞서 공화당 내 극우 성향 의원들은 매카시 후보가 민주당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충분히 맞서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어 지지를 유보했다. 이날 오전 열린 공화당 원내 회의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물밑 협상이 실패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혼돈은 예상됐다.
매카시 후보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 실패 후 이탈표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CNN과 폭스뉴스가 생중계한 화면에서 매카시 대표는 강경파 의원들을 접촉하지 않고 지지자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열린 2차 투표에서 공화당은 매카시 후보 외에 짐 조던 하원의원을 후보로 추천했다. 공화당의 매카시 후보와 조던 후보, 민주당의 하킴 후보가 붙은 2차 투표도 과반 득표자 부족으로 의장 선출이 무산됐다. 득표수는 하킴 212표, 매카시 203표, 조던 19표로 양대 후보의 득표수는 1차 투표와 같았다.
가장 최근에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가 두 차례 이상 진행된 것은 1923년이다. 당시는 9번 투표 끝에 결론이 났다. 남북전쟁 직전인 1855년에는 의회 내 분열로 두 달간 133번의 투표 끝에 하원의장을 결정한 전례도 있다.
이번에도 투표가 상당 시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 공화당 내 극우파가 물러설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매카시 후보도 사퇴할 뜻을 비치지 않고 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CNN은 "공화당 내 강경파는 먼저 눈을 깜빡일 것 같지 않아 보인다"면서 하원의장 선거가 먼저 피하는 사람이 지는 "치킨 게임이 됐다"고 평론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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