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김정은 딸 동반 시찰 ‘핵 포기하지 않겠다’는 메시지”
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둘째딸 김주애와 함께 미사일 관련 시설을 방문한 모습을 공개한 것은 우리 정부와 미국을 향해 ‘미사일과 핵은 대를 이어 물려줄 자산이다’,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3일 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 1일 딸과 함께 평양 인근 남포시의 미사일 조립공장인 ‘태성기계공장’을 방문한 것에 대해 “딸을 공개한 시점과 장소를 주목해 봐야 된다”고 강조했다.
태 의원은 “보통 아버지라고 하면 딸이 행복하게 자라날 수 있는, 꿈을 꿀 수 있는 곳에 데려가야 하는데 굉음이 울리고 괴물 같은 미사일이 올라가는 그런 장소에 딸을 데리고 간다든지, 대량살상무기를 생산하는 공장에 딸을 데리고 간다는 건 좀 매칭(납득)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 이걸 통해서 김정은이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며 “‘북한 핵의 수명은 김정은 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딸대까지 이어진다’, ‘앞으로 영원히 비핵화 협상은 없다’, 그러니 북한과 딜을 하려면 ‘제발 핵군축으로 가자 이런 메시지는 내지 말라’는 것을 김정은이 미국을 향해서 보여주고 싶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태 의원은 “사진을 보라. 딸과 다정히 걸어가면서 미사일을 배경으로 얘기를 하고 있다”며 “이걸 통해서 결국 우리 집안의 제일 중요한 건 바로 이 미사일이다, 우리는 이것을 끝까지 가지고 가야 한다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는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핵보유국 지위는 협상을 통해서 변경시킬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아버지로서 딸한테 우리 집안의 제일 귀중한 자산은 이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이것을 어떻게 바꾼다는 거냐는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해 미사일이 있는 장소로 자꾸 딸을 데리고 가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이 둘째 딸인 김주애와 미사일 기지를 둘러보는 장면이 1일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김 위원장이 김주애와 미사일 관련 시설을 둘러보는 모습을 공개했다. 두 사람이 시찰한 곳은 미사일 공장 혹은 발사 기지로 추정된다. 이곳에는 KN-23으로 추정되는 미사일과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 10여대가 도열해 있었다. KN-23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데,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이다.
김 위원장이 화성 계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탄두와 본체로 추정되는 무기 체계를 점검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해당 장면은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북한이 진행한 ‘연말 전원회의’ 결과를 보도하며 나왔다. 지난해 북한의 ‘핵 무력 정책 법제화’와 각종 탄도미사일 개발 등 국방력 강화를 선전하는 내용이었다. 김주애는 김 위원장의 손을 잡고 간부들의 안내를 받으며 시설을 둘러봤다.
김주애는 지난해 11월 18일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시험 발사 현장에 처음 등장했다. 같은달 26일 화성-17형 시험 발사를 축하하는 행사 자리에도 참석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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